교계, 인간 배아의 생명 존중해야 과학계, 불치병 환자 치료 위해 절실히 필요
<편집자주>
황우석 서울대학교 석좌교수가 실제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해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금번 복제는 황 교수가 지난해 인간 체세포 복제를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데 이어 또 한번의 세계 최초의 성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의 문제는 그 성공 여부와 함께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많은 논쟁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관한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자.
한국교회언론회 “인간 배아의 생명 존중해야”
황 교수의 연구 성공으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생명 윤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에 대한 찬반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언론회는 “인간 배아의 생명도 존엄”하다며, “황교수의 연구는 지지하나 생명존중의 과학발전은 지켜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환우를 생각하면 큰 업적이라고 보면서도, 환우의 생명이 존엄한 만큼 어린 인간 배아의 생명도 존엄하기에 우리는 더디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인간 생명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생명 과학이 발전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황우석 교수의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은 난치병 환자를 치료하고자 하는 생명과학자들의 열망에 동감을 표하는 한편, 인간 배아 복제와 배아 실험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언론회는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되고 폐기처분된 185명의 인간 배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지나치는 연구자나 언론에 대해 과연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인간 배아는 한 인간으로서의 모든 유전 정보를 지닌 독립적 개체인 셈이며 만일 우리가 이것을 부정한다고 하면 인간의 정체성 기반이 흔들리며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 올 것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난치병과 희귀병 환자의 치료를 위하여 인간 배아를 복제하거나 해치지 않는 성체줄기세포를 통한 생명 과학 연구를 지지하며 인간 배아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생명 존중의 생명 과학 발전을 위해 모든 과학자가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일종의 생체실험”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극단적인 입장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교수팀의 연구를 ‘일종의 생체실험‘이라고 규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생명협은 성명서를 통해 “황 교수팀의 인간체세포복제행위는 인간복제 기술과 동일하므로 언제든지 복제인간의 탄생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그것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는 미약한 인간 생명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생체실험이며, 살인하지 말라는 도덕법을 범한 윤리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발언에 대해 “황 교수 연구의 생명윤리적 논란의 가능성과는 별도로, 한 과학자의 신념과 일생의 노력이 담긴 연구를 ‘생체실험‘이라는 과격한 언어로서 비난함은 문제의 해결이 아닌 갈등만을 초래하는, 지혜롭지 못한 처사”라는 비난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NCC, 황교수 연구 기독교적 입장 토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지난 6월 9일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기독교윤리 토론회’를 열고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서 윤리적 측면의 분석을 통해 기독교 입장을 정리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기독교윤리’를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곽만연 교수 (동아대학교), 박충구 교수 (감리교신학대학교)가 발제자로 참여, ‘배아복제에 대한 윤리학적 고찰’, ‘황우석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기독교윤리학적 비판’이란 제목으로 각각 토론회를 가졌다.
KNCC 사회위원회는 이번 토론회에 대해 “미래 생명산업의 국가 경쟁력이라는 측면과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할 때, 황 교수의 연구의 배아세포에 대한 생명체 여부에 대한 논란을 쉽게 단정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토론회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카톨릭도 반대 표명, “배아복제 연구는 생명유린”
한국카톨릭계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리주교위원회와 사회주교위원회가 공동 발표한 이번 성명서는 카톨릭 교회의 ‘배아 복제 실험‘에 대한 반대 뜻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에서 “황 교수의 연구는 인간 생명체인 배아의 복제와 파괴라는 반생명적 행위를 수반하고 있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거스리는 행위“라며 배아 연구 및 복제 실험에 대해 강력히 질타했다.
성명은 또 배아의 생산과 복제에 사용될 난자 중에 성숙한 난자를 확보하기 위해 호르몬제 투입등으로 인한 난소 손상이나 영구 불임과 같은 문제가 파급될 것을 우려하며 자칫 여성이 ‘생물학적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성명서에는 이번 연구에 뒤따를 복제인간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성명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복제인간의 출현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이는 생명을 유린하고 인류에게 수많은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다“며 우려를 나타냈으며, 인간 생명체인 배아를 복제하기 위하여 질병 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 한 인간을 다른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카톨릭 교회는 난치병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다만 제 삼자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또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는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황 교수의 연구 결과에 대한 평가에 있어 우리 사회가 생명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평가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황우석 교수, “일탈하는 일 없도록 하겠다”
황우석 교수는 이런 찬반 양론이 분분한 가운데 지난 6월 7일 관훈클럽 조찬 토론회에서 자신의 연구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가 인간 복제등 비윤리적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에 대해 “최소한 1세기 내에 복제인간을 만날 기회는 없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특히 종교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비판에 대해서도 겸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러한 지적과 의견은 기본적으로 윤리적 바탕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한 지침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잘 새겨 일탈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과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종교계등으로 이뤄진 심의기구를 구성할 뜻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연구과정을 투명하게 할 심의기구를 연구팀 외부에 만들 의지는 없느냐“는 질문에 ‘내부적 자율적 통제 기능‘을 확보하고 있음을 강조한 뒤 “정말로 필요하고 보안성만 철저히 지켜준다고 전제해 준다면 시민단체나 종교계에서도 모시겠다“고 밝혔다.
체세포복제배아가 실제로 인간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단정적인 해답을 줄 수 있는 인물은 이 지구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황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이론적인 가능성만을 가지고 황 교수 연구를 범죄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심각한 논리적 비약이다.
황 교수측도 수용의 뜻을 밝힌 것처럼 기독교계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생명윤리에 대한 우려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실제로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되고 폐기처분된 인간배아만도 185개에 이르는 등 황 교수가 추진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윤리적 차원에서 전혀 결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 당장 확답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 있는 우리가 하나님의 범주를 넘어서는 일을 강행해서는 안 될 것이며, 앞으로도 많은 논의와 토론을 거쳐야 할 것이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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