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대량입국 시대,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탈북자들의 정착과 신앙성숙을 목적으로 선교 방향 전환해야
얼마전 대량입국해 차에 오르고 있는 탈북자들
동남아 국가에 체류 중이었던 탈북자 460여명이 지난달 7월 27일을 시작으로 차례로 한국땅을 밟음에 따라 어떤 다른 기관 이상으로 탈북자를 위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던 교회의 선교정책도 탈북자들의 장기적 정착과 신앙성숙 쪽으로 전환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와 같이 개교회들 차원에서 각각의 구호대책을 마련하고 주로 경제적인 지원을 해 주었던 것으로는 이처럼 대규모의 탈북자를 효과적으로 돕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교회가 심리적 안정이나 직업, 인간관계, 신앙지도등 개개인에 대한 양육과 선교활동을 입체적으로 해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에 유입된 탈북민은 2004년 6월까지 760명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작년까지 국내입국 탈북자 총수는 4410명으로 이중 4147명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총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관계자는 “이처럼 북한을 탈출해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는 탈북민의 수가 1년에 1,000명 규모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가 사상 초유로 많은 탈북자를 입국시킨 것을 볼 때 향후 대량 입국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점쳐지고 있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탈북자들의 대량 입국은 정부의 외교력 이상으로 탈북지원단체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기총 소속 특별기관인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는 지난 5월 현지조사단을 파견해 탈북자 실태를 파악하고 대비책을 강구해왔다.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의 한국 입국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해당 국가의 정부가 이들을 북송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탈북자 관련 단체들 및 한국정부와 연합해 협상을 벌여 전원 한국으로 입국시키기로 동의를 얻어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한국교계가 탈북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 아래 한국 교회가 더욱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탈북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병행해야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적 가치관을 탈북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교계에서 탈북자들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사회복지실천운동본부(대표 구영서 목사)는 요즘 교회, 특히 지역별 기독교연합회와의 협력을 통해 탈북자 복지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신앙훈련을 시킬뿐 아니라 교회들과 지자체의 지원 하에, 각 교회에 속한 의사·변호사·사업가등이 자원봉사로 나서 탈북민에 대한 전인적인 복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대표회장 구영서 목사는 “전인적인 복지라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라 관혼상제와 같은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일에 교회가 ‘마치 가족처럼’ 관심을 보여주는 것도 아주 큰 복지다”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는 탈북자들의 결혼 주례나 장례도 도맡아 하고 있다. 한 탈북자가 사망소식을 듣고 찾아간 영안실에 겨우 두세 명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이 일을 시작했다는 그는 “교인들이 결혼식 하객이나 장례식 조문객이 되어주는 것만으로 탈북자들은 크게 감동하고, 이것이야말로 중요한 선교”라고 말한다.
또한 구영서 목사는 탈북자들을 대하는 태도도 매우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탈북자들이 아무 것도 모를 거라고 무시하고 아이 취급하는 것도, 반대로 너무 빠르고 큰 변화를 기대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탈북자들에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며 탈북자들에겐 기본적으로 상처와 경계심이 있는데, 아픔을 덮어줘야 할 교회가 그것을 오히려 드러내려 한다면 탈북자들은 교회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북사회복지는 앞으로 탈북자들이 급격히 늘어날 것을 우려, 이들을 교육하고 전도하기 위한 전문인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며, 개교회 차원에서 사역하기 보다는 개교회 연합 또는 전문 선교단체와 협의하여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WCA는 그동안 탈북주민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펼쳐왔다. 특히 탈북청소년들이 건강한 시민으로서 자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전개했으며, 탈북주민들과의 결연, 상담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정착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하여 하나원 직업훈련, 인턴십 프로그램, 탈북여성 직종개발 및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탈북자들을 위한 쉰들러 운동으로 탈북자 한 사람이 한국으로 오는 데 필요한 1인당 약 50만원의 비용을 후원받고 있다.
더불어살기생명농업운동본부는 예산군과 예산군 시민단체 연합회 후원으로 북한이탈주민 농촌정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북한선교회는 “탈북자들은 정서적 외로움, 상대적인 박탈감, 북에 두고 온 친척에 대한 미안한 마음등으로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병들었을 때 그 정서적 불안은 더 심하다”며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비 지원 사역을 벌이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수영로교회가 매주 20여명의 탈북자와 100여명의 성도가 모여 ‘탈북자와 함께하는 북한동포를 위한기도회’를 가져 기도와 함께 교제를 나누고 있으며 먼 지역에서 오는 탈북자들을 위해 매달 약간의 교통비와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이처럼 직접적으로 탈북자들을 돕는 중국 내에서의 선교활동과 더불어 한국 내에서도 탈북자들의 정착과 복음화를 위한 실제적이고 전문적인 활동이 세분화해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 교회가 이같은 사명의식을 가지고, 개교회 차원보다는 지역교회가 힘을 합하거나 지역 사회복지 단체들이나 선교단체들과 연대해서 이 일을 감당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김정선 기자

200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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