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교회 내 노동조합 관련 여론조사 결과 |
얼마 전 한국교회 사상 처음으로 기독교회노조에 대한 설립이 가시화되어 교단 안밖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1일 이길원 목사(경인교회 담임)를 중심으로 인천지역노동조합 창립총회를 가지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4월 7일에는 기독교회노조(준비위원회) 홈페이지(www.gdnojo.org)를 개설하고, 이어 14일 인천 계양구에 ‘기독교회 인천지역 노동조합’(위원장 이명원)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기독교회노조에 대한 관심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현재 교계 내에서는 ‘교회 안의 노조’라는 개념에 대한 찬반부터 시작해 정당성 여부까지 그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편집자주>
◇“교회는 근로환경사각지대”
교회기독노조설립을 주도한 이길원 목사는 “교회 내 노동자들이 `은혜’라는 명목아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데도 불구하고 누구도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직접 나서게 됐습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또한 교회노조준비위는 “이제까지 교회는 종교의 특수성으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했으나, 교회의 당회장과 노동자간의 관계는 가부장적, 봉건적인 속성과 하나님께 충성이라는 종교적 특성으로 국가가 정한 최소의 근로기준인 근로 기준법 조차 지켜지지 않아 고용의 불안정, 비인간적인 대우, 근무 환경 및 임금상태등이 열악했다”고 밝히고, “누구도 관심을 갖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어 근로환경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봉사’와 ‘헌신’등 뚜렷한 구분없이 관례등으로 잣대를 재던 교회 사례금, 근로시간등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임금과 시간등을 엄격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목사는 기독노조를 통해 근로조건 개선뿐 아니라 대형교회의 셔틀버스 운행을 통한 신도 빼앗기나 목회자 과잉 공급문제등 기독교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갖가지 현안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고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목사는 “절대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담임목사의 힘이 절대적인 대형교회에는 노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노동조합이 희망”이라고 교회노조 설립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 목사는 또 노조가 만들어지면 노조의 견제로 담임목사의 전횡과 교회세습을 타파하는등 교회개혁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회 내 노조 설립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의 한 관계자는 교회기독노조 설립에 대해 “하나님과 성도들 앞에서 교역자들이 ‘사례금이 적다’며 설교를 거부한다면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며 “교회노조 설립은 하나님과 성직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행위이자 교회의 본질을 크게 왜곡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크리스천투데이는 지난 4월 18일자 ‘교회노조 설립, 심각한 모순’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교회내 노조 설립은 매우 비극적인 사건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기초한 섬김과 자기비움을 훈련을 통한 성화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 곳이다. 때문에 교회노조를 설립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며 “초대교회의 집사들이 노동량에 비례하는 일정액의 월급을 요구했다면 그들은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교회가 내부의 분열로 인해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좌익의 조직적 교회공동체 침투 가능성을 시사한다. 내적인 분열과 좌익의 침투라는 이중의 위기를 맞은 기독교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고 말하고, “노조가 설립되려는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모두 각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노조를 설립하려는 성도들은 그와 같은 행동이 심각하게 복음의 정신에서 이탈된 것임을 자각하고 돌이켜야 할 것이다”는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지난해 한국기독교인터넷방송(C3TV·사장 인명진 목사)은 ‘교회 내 노동조합의 필요성’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노동조합이 교회 내에서도 필요한가”에 대한 성도들의 관심을 살펴본 결과는 발표했는데, 이는 일반 교회직원인 사무원, 관리, 운전기사, 경리등을 과연 노동자로 인정하고 이에 따라 노동조합의 가입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약 2,500여 명이 설문에 응해 ‘교회 내 노동조합은 절대 있을 수 없다’가 74.14%, ‘있을 수 있다’가 16.74%, ‘반드시 있어야 한다’가 9.12%로 각각 나타났다.
분명 교회는 세상과는 달라야 한다. 그리고 세상이 보는 잣대로 교회를 판단하는 것은 모순 일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의 잣대보다도 교회의 잣대, 하나님의 잣대가 그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기독노조가 설립되고, 이는 앞으로 더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교회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노동자이고, 아니고를 떠나 그들이 노동조합이라는 틀을 만들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개탄해야 할 것이다. 노조설립이 교회가 세상에 물든 것이다라고 비난만 하는 것이 더 이상 타당화 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임을 인지할 때 노조의 설립과 그 이면에 있는 교회의 모습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손진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