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활동과 분쟁의 법률지식

세상법이 교회법보다 우선 적용되는 경우 많아
<편집자주>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많은 다툼과 갈등이 사람들속에서 발생한다. 교회도 사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람들이 소속해 있기 때문에 다툼과 분쟁이 발생한곤 한다. 특히 최근들어 교회안에서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고 교회법으로 해결되지 못해 결국 사회법으로 사건이 비화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부 교단에서는 사회소송을 금지시키고 있고 고신교단의 경우 2회이상 사회소송을 할 경우 상회권을 박탈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법의 구속력이 없기때문에 실효성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4월25일 법의 날을 맞아 교회법의 성격과 세상법과 종교법의 관계, 각종 판례등을 통하여 성도들의 법률상식을 높이고 무엇이 법이고 불법인지 이해를 가지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다. 본 내용은 ‘종교활동과 분쟁의 법률지식’(황교안 저) 저서를 발췌하여 기재한다.

◆세상법과 종교법과의 관계
공동생활을 하자면 구성원 각자가 지켜야 할 행동준칙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행동준칙을 사회규범이라고 하며 그 대표적인 것이 ‘도덕’과 ‘종교’이다. 도덕은 사람의 내면적 의사를 규율대상으로 할 뿐 법적 강제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종교는 신도들의 집합이 필수적이므로 그 집회의 존립과 활동, 구성원과 관계등을 규율하는 법이 필연적으로 요구되게 되는데 이를 종교법이라 한다.
종교법은 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다룬다는 점에서 세상법과 다를 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회 또는 교인 사이에 발생하는 문제에 관해 세상법과 종교법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세상법과 종교법과의 관계가 문제된다. 예를들어 교회가 분열하게 되어 ‘교회재산의 분배’가 문제되었을 때, 세상법에 따라 재산을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교회 또는 교단 내부의 헌법이나 장정에 따라 처리할 것인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상법과 종교법 중 어느 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도록 되어 있는가? 물론 두 법의 내용이 일치하고 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으나 두법의 내용이 서로 상충되는 경우에는 그 사안에 어떤 법을 적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현재 우리 법 체계는 대체로 교회 문제가 일단 세상법정에 비화하게 되는 경우, 교회법보다 세상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상법 우선 적용체제는 교회 공동체의 특수성에 비추어 심각히 재고해야 할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교회는 어떤 단체로 평가되고 있나?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교회는 ‘법률적으로 비법인 사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주체는 사람 뿐이며, 이 사람에는 자연인과 법인이 있다.
첫째, 모든 자연인은 성별, 계급의 구별없이 평등하게 권리 능력을 가지며 따라서 법률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둘째, 법인은자연인이 아니지만 법률적으로 권리 능력이 인정되고, 따라서 법률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존재이다. 이러한 법인에는 일정한 목적과 조직하에 모인 ‘사람들’의 단체인 ‘사단법인’과 일정한 목적하에 바쳐진 ‘재산’의 집단인 ‘재단법인’의 두가지가 있다.
그런데 위 사단법인과 유사하게 ‘사람들의 단체’이지만 법률상으로는 ‘법인’으로 성립되지 못한 단체가 있는데, 이를 ‘비법인 사단’ 또는 ‘법인 아닌 사단’이라고 부른다. 예를들면 종교단체, 친목단체, 학술연구단체, 동창회 등이 바로 ‘비법인 사단’이 될 수 있다.


<대법원판례>
교회의 정의

교회라 함은 예수교의 신도들이 교리의 연구, 예배 기타 신교상 공동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각기 자유의사로 구성한 단체로서 법률상 법인이 아니므로 그 구성원을 떠나 독자적인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대법원 57.12.13 4289민상182호판결)

<신창교회 대법원판례>
교회는 법인 아닌 사단이다

신창교회는 대한기독교장로회의 소속교회로서 대한기독교장로회 헌법의 규율을 받는 신도
50명명 정도와 제직 10명 정도를 가지고 있고 목사를 제직회장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는 대표자 있는 법인 아닌 사단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62.7.12. 62다133호 판결)

◆교회도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가?
세상법은 아무에게나 법률적으로 효력있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즉, 일정한 경우에만 법률행위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와 관련된 법률문제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과연 교회가 그러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점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교회는 교회법 뿐 아니라 세상의 법체계 속에서도 법률적으로 효력있는 행위를 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가 바로 교회의 ‘법률행위 능력’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민사소송법은 “법인아닌 사단이나 재단으로서 대표자 또는 관리인이 있으면 그 이름으로 당사자가 될 수 있다”라고 규정(민사소송법 제48조 규정)하고 있다. 즉, 비법인 사단도 대표자나 관리인이 정하여져 있으면 비법인 사단 자체의 명의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소송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교회도 교인이나 교회의 대표자 이름이 아니라 교회자신의 이름으로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다만, 법인아닌 사단의 재산소유관계에 대해서는 민법이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이같이 법인아닌 사단이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첫째, 단체로서의 조직을 갖추고 있을 것. 둘째, 단체를 대표하는 방법, 총회의 운영, 재산의 관리등 사단으로서 실체를 인정하기에 적합한 규칙이 정해져 있을 것. 셋째, 대표자가 있을 것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대부분의 교회는 이와같은 ‘법인아닌 사단’의 요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애린선교원 대법원판례>
비법인 사단(교회)이 당사자능력을 갖는 요건

본조의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는 비법인 사단또는 재단은 계속적 성질이 있는 목적을 가지고 조직된 사단으로서 사단규약에 의하여 대표자 자격이 인정되는 대표자가 있는 사단과 계속적 성질이 있는 목적에 제공된 재단으로서 재단 관리 규정에 의하여 관리권한이 인정되는 관리인이 있는 재단의 한할 것이므로 원심이 원고 한국기독교 애린선교원 맹인사업부에 대하여 그것이 비법인 사단인지 재단인지의 여부와 대표자로 표시된 이 사단규약에 의한 대표자인지 또는 재단관리규정에 의한 관리자인지의 여부를 심리하지 않고 당사자 능력을 인정하였음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57.12.5 4290민상244호 판결)

< 고려신학교 대법원판례>
신학교는 귀속재산 소송의 당사자 능력이 없다

법인이 아닌 사단또는 재단으로서 사법상 또는 공법상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면 소송법상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실익이 없으므로 고려신학교가 귀속재산 처리법상의 권리주체가 될 수 없다면 귀속재산에 관한 본 건 소송에 있어 당사자 능력이 없다.(대법원 62.5.10 4294행상102호 판결)


교회가 교회명의로 행한 법률행위는 ‘교회 자체의 행위’로서의 효력을 갖는다
교회가 교회명의로 행한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며, 그 효력이 교회에 미친다. 즉, 교회도 다른 자연인이나 법인처럼 어떤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독립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어떤 행위가 교회의 행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 전원이 함께 행하거나, 교회로부터 위임받은 교회의 대표자가 행한 행위일 것이 필요하다. 그밖의 행위는 교회의 행위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

◆일부교인들만의 결의는 효력이 없다
어떤 교회의 교인들 중 일부인 장로, 집사 및 교인들이 자신들만의 결정에 의해 교회건물을 매도하는 어떤 처분행위를 하였을 경우에 이는 교회 구성원 전원의 행위도 아니고 교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교회 대표자의 행위도 아니므로 ‘교회의 행위’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교회에 대해서 아무런 효력도 없는 것이다.
법원의 판례도 역시 교인 일부의 결정이나 교인 일부의 독단적 교회 사무처리는 효력이 없으며 교회에 대해 영향을 줄 수도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즉, 대법원은 교인 및 교직자들의 일부가 ‘교단변경 결의’를 한 사안에 대해 “그 결의는 교인 일부의 의사에 불과할 뿐 교회의 결정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교회의 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그 결의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그 효력이 있을 뿐 다른 교인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였다.


<교판변경 대법원판례>
일부 교인만의 ‘교파변경’ 결의는 효력이 없다

교회 신도 약 500명중 약 150명과 교직자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총회와 그 산하 서울노회를 이탈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보수측 총회에 가입하였다면, 그 결의에 찬동한 교인 개개인의 탈퇴 또는 타교파 가입으로서는 그 결의의 효력이 있다 할 것이나, 그 결의에 참석하지 아니한 교인에게까지 그 효력이 미친다고는 할 수 없고, 따라서 이결의는 교회의 총의라고도 할 수 없으므로 그 결의에 불구하고(즉, 위 결의는 다른 교인들에 대해 효력이 없고), 위 교회는 여전히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총회와 그 산하 서울노회에 속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81.9.22. 81다276호 판결)

<교파 변경 대법원판례>
부적법하게 모인 교인 일부의 결의는 효력이 없다

교회의 교파변경 결의를 한 세 번의 공동회의가 그 교회가 속하고 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파 규약에 따라 그 소집권자인 그 교회 당회장에 의하여 소집되지 아니하였으면 이는 적법한 소집절차가 결여된 회의이므로 그 교회의 공동회의라고 할 수 없고, 그 각 집회에 세례교인 45명중 34명 내지 37명(즉 일부의 교인)이 참석하여 결의한 경우, 그 결의가 교인 정원의 총의에 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결의는 효력이 없다.(대법원 80.2.12 79다1664호 판결)

◆교회의 대표자에 의한 행위는 교회의 행위로 인정된다
교회의 경우에 있어서, 어떤 결정이나 사무처리가 교회의 행위로 되게 하기 위해서 교인들 전체가 함께 행하는 것이 원칙이겠으나, 현실적으로는 교회의 의사 결정이나 사무처리를 교인 전체가 동시에 함께 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교회의 대표자인 당회장 또는 담임목사, 위임목사등이 교회의 위임에 따라 교회의 행위를 대신 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회 대표자의 행위는 ‘교회의 행위‘로서 효력을 갖는다.
대법원 판례도 “교회의 당회장에게는 교회 소유 부동산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여 수행 할 권한이 있다“라고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200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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