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당 창립 과연 바람직한가?

(가칭) 한국 기독 민주연합 창당 찬반 여론
(가칭)정치권복음화운동본부가 지난 2월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발기인대회를 개최했다. 이로써 기독교정당 창당이 가시화 되었지만 교계 안팎에서는 창당 준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복음화운동본부는 1997년 한국교계의 뜻있는 지도자들로 구성된 한국기독교시국대책협의회(대표 김준곤 목사)를 통해 출발하였다. 당시 시국대책협의회는 한국교회와 사회제반 문제에 있어서 사안별로 기도와 관계당국에 건의하는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러던중 2003년 9월 나라의 어려운 정치현실을 돌아보며 맑고 깨끗한 정치, 건강한 정치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정치권복음화운동본부를 출범하도록 결의하게 된다. 이후 교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세차례의 포럼을 개최했는데, 2003년 10월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한국새벽기도운동본부 주최하에 ‘한국기독교가 나아갈 방향 모색’이란 심포지엄과 2003년 11월24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한국 사회 변혁을 위한 교회의 역할’ 이란 주제의 포럼, 2004년 1월19일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주최로 ‘국가에 대한 교회의 역할’ 이라는 포럼을 가졌다. 이 세차례의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암울한 한국정치의 현실을 확인하고 새로운 변화와 전환점이 필요하며 그 대안으로 기독교정당을 출범케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하지만 일부 교계지도자들의 이같은 뜻과 달리 대다수의 기독인들은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그이유로는 기독교정당이 단순히 통일교가 가정당을 창당한데서 그 대응을 위해 설립됐다는 여론 때문이다. 지난날 통일교가 일간지인 ‘세계일보’를 창간하자 그 다음해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중심이 돼 ‘국민일보’를 창간한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목회자가 중심이 돼 기독교정당을 창당한다는 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CBS저널이 목회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같은 목회자들도 63%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 결국 교회가 상처를 입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11%만이 기독교정당 창당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 언론에서조차 기독교정당 설립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데 최근 연합뉴스는 “지역갈등과 계층분열, 세대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창당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모두가 아직 국내의 정서에서는 기독교 정당 창당이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정치권복음화운동발기인대회에서 이영기 박사(명지대 독일 및 유럽연구센터 소장)는 기독교 정당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영기 박사는 “한국은 정치적 불안정, 경제적 침체, 온갖 종류의 사회적 갈등으로 야기된 총체적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어느때보다 기독교인들의 정치적 참여와 기독교 정당의 필요성이 요청된다”고 정당 창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 정당창당의 필연성으로 우리정치 풍토는 부정부패로 얼룩져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독교 정당은 절대적이며, 세계에서 이혼율 2위라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독교 정당이 창당되어야 하며, 기존 정당은 인물정당, 특수이익 정당, 지역정당으로 남남갈등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국가통합적인 정당이 될 수 있는 정당은 기독교 정당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독일의 기민당을 거론하며 기민당의 창설자이며 초대총리를 지낸 아데나워가 독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독일인으로 선정된 점을 부각시키며 “그와 같은 힘은 기민당의 기독교적인 토대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영기 박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교계는 또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기독교정당이 창당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 정치권의 기독인 정치인들을 바라볼 때 이해하기 힘들다. 현재 국회의원 273명중 기독인은 111명으로 전체 41%를 차지하며 타 종교에 비해 기독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각종 비리에 연류된 기독인들이 하루가 다르게 뉴스에 소개(?)되고 있는 실정에서 이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여론이다. 또 파괴되고 있는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 기독교정당이 창당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이의를 제기하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이혼률이 세계2위라는 통계는 분명 우려할 부분이며 기독교가 앞장서서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과연 기독교정당 설립이 가정을 보호하는데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여론이다. 몇 년전 갓피플에서 기독인을 대상으로 이혼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였을 때 과반수 이상의 기독인들이 ‘크리스천도 이혼을 할 수 있다’는 설문이 조사돼 충격을 준적 있다. 그만큼 기독인들의 의식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기독정당이 필요하다는 점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고려대 고세훈 교수는 “한국교회는 정치 이전에 이미 종교적 수준에서 세계 종교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수백개의 교파와 교단으로 분열되어 있으며 이념과 계급, 지역문제로 진보와 보수, 친미와 반미등으로 갈라져 있다. 좋은 정치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속에서 기독교 정당 창당은 가시화되고 있다. 발기인 대회에서 창당 관련자들은 2월말까지 창당과정을 거쳐 공식적으로 정당활동을 표명하고 나서고 있으며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권 복음화운동본부’라는 이름이 등록되지 않아 ‘(가칭)한국기독민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하여 기독인을 대상으로 입당원서를 받고 인지도 있는 인물로 공천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요한 사실은 교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타 종교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불교계에서 기독교정당 창당에 관심을 보이며 불교내부에서도 창당움직임을 거론하고 나서고 있다. 예장통합 김순권 총회장도 이같은 부분을 우려하고 나섰는데 최근 교단지를 통해 “다른 종교를 자극해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고 교인들에게 각자가 선택의 자율권마저 빼앗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거론하며, “필요하다면 총회적인 차원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힐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교계의 전반적인 여론 수렴이 안된 상황에서 기독교 정당 창당은 오히려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선교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교계가 직접적인 정치참여보다 투표참여운동, 바른선거운동등 정치에 간접적인 참여와 관심을 보이는 것이 현실정치참여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것이다.
신상준 부장

200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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