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목회의 장, 갈 곳 없는 신학생들

목사수는 넘치는데 사역지는 갈곳 없어, 공급과 수요 불균형
천안에 있는 고려신학대학원
“올해 졸업하는 신학대학원생만,
- 총회신학대학원, 321명
장로회신학대학원, 220명
고려신학대학원, 144명
감리교신학대학원, 230명
침례신학대학원, 157명”
그 밖에 중소 교단과 지방신학대학원신학생까지 4,000여명이 넘어


2월은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새로운 곳으로 첫 발을 내딛으며 나아가는 이들이 학생시절을 마무리하는 졸업시즌이다. 하지만 아쉬움과 기쁨이 느껴져야 할 졸업이 심각한 취업난으로 언제부턴가 두려움으로 변해버렸다.
취업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젊은이들 사이에 신학생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90년대 이후로 한국교회 전체 교인 수는 줄어들고 있으나 신학생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해석이 있어 왔고, 그 개선책 또한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많은 수의 목회 후보생들이 좁기만 한 목회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현실을 파악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함을 다시 한번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1961년도에는 신학교가 20개에 불과했지만 일부 사람들은 신학생의 대량 생산이라고 탄식했고, 1965년 남미, 아세아, 아프리카의 신학교육 연구보고서에서는 한국과 일본과 대만에서의 신학생 과잉을 연구 지적했다.
1980년도에 문교부는 비공식적으로 한국의 인가 및 무인가 신학교에서 배출되는 신학생을 약 1,600명으로 추산하였는데, 지금은 무려 250여개의 신학교에서 한해 졸업생이 무려 4,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신학교육의 제일 중대한 위기는 교육 당국자의 지적대로 무절제하게 난립하는 무인가 신학교 문제이다. 현재 한국의 신학교는 무려 250여개나 되며 이중 4년제 정규 신학대학이나 대학이 14개, 각종 학교가 23개, 나머지는 대부분 무인가 신학교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총회 직영 신학교가 70여개나 되며 초교파 혹은 개인이 운영하는 신학교도 많이 있다. 특이한 사항은 이렇게 많은 신학교 중의 대부분이 장로교 보수계통이며 ‘총회 신학교’란 명칭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학교 중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학교는 약 6%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도 몇 학교를 제외하면 도서와 전임교수 및 시설이 대단히 빈약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신학대학원 졸업생은 크게 국내 목회, 신학공부나 교수직을 위한 유학, 해외 선교사로 그 진로나 나뉜다고 한다. 유학에는 많은 능력·재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하며, 국내 목회의 장은 갈수록 좁아져 갈 곳을 잃고 있다. 게다가 중소교단의 신학 졸업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교회의 수가 적어 설 곳이 없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 있는 목사들의 수는 대략 6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한 해에 배출되는 목사의 수는 4,000명정도이니, 목사는 넘치는데 일 할 곳이 부족하다 보니 교회 개척에 나서거나, 사역지를 찾지 못한 나머지 택시 운전사나 슈퍼마켓 운영, 사업등 교회와 관련 없는 직종에 종사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장로회신학대학원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전임 사역지를 정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닌, 장기간의 적체현상이 누적된 결과인 것이다. 이제 계속 생겨나는 각 지역신학대학들까지 모두 목사 후보생들을 배출하게 되면 그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현요한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교회가 성장세로 돌아설 때까지 총회 당국과 각 신학대학교들이 합의해 총회 산하 신학대학들의 목사 후보생 수를 축소하는 방안과 목회를 위한 신학생과 신학 공부만을 위한 학생을 구분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복지 및 사회선교 사업, 가정사역, 상담사역, 외국인노동자사역, 문화예술사역등 각 교회와 교단이 현대 사회가 꼭 필요로 하지만 부족한 여러 가지 새로운 사역의 분야를 개척하고 교역자를 파송해야 한다”고 말한다.
광주양림교회 손영호 목사는 “신학교의 과감한 출산조절과 함께 교회마다 예산 1억원당 미자립교회 1개 교회의 목회자 최저 생활비를 전담해 큰 교회들이 짐을 지는 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정부에, 국가에 호소한다. 그렇다면 신학생들은 누구에게 호소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께 눈물로 부르짖고 한국교회의 대책을 원한다.
걱정과 탄식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들이 학문을 멈추지 않게, 그리고 세상으로 나아가 한국교회와 한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신학생 개개인의 문제, 신학교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 한국교회 성도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임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할 때이다. 김정선 기자

200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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