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사관후보에 합격한 고신대 김필립, 이호산나 학생

가족들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에 매진해

▲2014년 군종사관후보생에 합격한 김필립(우), 이호산나(좌) 학생

2014년 국방부에서 실시한 군종사관후보생 선발시험에서 고신대학교 신학과 김필립(석계교회), 이호산나(동래제일교회) 학생이 최종합격했다. 고신대는 지난해 군종사관후보생을 배출하지 못했으나 올해는 2명이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시험에 합격한 김필립, 이호산나 학생은 함께 자취하며 오랜시간 공부해 왔다. 국어, 영어, 국사, 사회윤리 등 공무원 7~9급 수준의 시험이기에 수험생처럼 공부에 매진해야 했다. 학교 공부는 물론 이번 시험 준비를 병행하면서 힘에 부치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견뎠다.
사실 군종사관후보생에게는 장학금이 지급되는 혜택으로 전국 신학생들이 모두들 도전한다. 이런 경제적 도움이 시험에 도전하게 되는 현실적 이유다. 김필립 씨와 이호산나 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호산나 씨는 집안이 넉넉지 못한 가운데 자신이 대학을 가느라 학업을 포기한 누나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다. 누나가 검정고시와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관계로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에 매달렸다.
이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자 그 누구보다 가족들이 무척 기뻐했다.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부모의 마음이 모두 같았다. 김필립 씨의 부친은 석계교회(예장고신 경동노회) 담임 김훈수 목사이다. 목회자 가정에서 성장하며 힘들었을지도 모를 아들이 듬직하게 자라 힘든 시험에 합격하니 감사와 기쁨이 가득했다.
군대 폭행사건으로 떠들썩했던 28사단 사건에서 가해자 중 한명이 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호산나 씨는 충격을 받았다. 그것도 시험 최종면접 보러 가는 기차 안에서 기사를 보고 알았다. 그래서일까 이호산나 씨는 군목으로서 어떻게 사역하고 싶냐는 질문에 “설교만 하기보다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뒹구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 살인도, 자살도 막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필립 씨는 “장교와 목사라는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특수한 보직이다. 진중세례 등 신학적 문제와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 속에서 지혜롭게 분별하며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군종사관후보생으로 합격하면 병역법시행령 제119조에 의해 군종사관후보생의 병적에 편입돼 현역병 징집 대상에서 제외되며, 목사가 된 후 소정의 교육을 마친 다음 군종장교(중위 또는 대위)로 임관하게 된다. 김필립 씨와 이호산나 씨는 2020년 임관을 받게 된다.

오혜진 기자

20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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