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시선’을 카메라에 담아낸 영화감독 이장호 장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었던 지난 10일(목), 이장호 감독을 만났다.

1974년, ‘별들의 고향’으로 당시 흥행신기록을 세우며 29살의 나이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장호 장로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대표 흥행영화 감독이다.
그런 그가 1995년 ‘천재선언’ 이후 18년 만에 기독교 영화 ‘시선’(God‘s eye view)으로 스크린에 복귀해, 지난 12일(토) 폐막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오늘-비전‘ 부문 초청작으로 첫 선을 보였다.
영화 ‘시선’은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을 바탕으로 시작됐지만 시나리오 각색 중 2007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과 결합해 완성됐다. ‘시선’은 영화에 출연한 고 박용식씨가 캄보디아 현지 촬영을 마치고 귀국 후 풍토 패혈증으로 소천해 그의 순교, 유작이 된 작품으로 개인의 인기와 돈벌이를 위해 영화를 만들었던 이장호 감독의 지난날을 반성하며 그 변화의 첫 열매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돈만 밝히는 수상한 현지 선교사 조요한(오광록)과 한국의 기독교 선교그룹이 이슬람 반군에 납치되고 죽음의 공포 앞에서 신앙을 비롯한 내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내용이다. 이장호 장로는 “영화를 만드는 동안의 수많은 기적과 우리들 사람의 헛수고와 잘못된 자아를 포기했을 때 하나님의 역사를 지켜봤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제가 만들었다고, 제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20년간 상업영화를 만들었던 그가 기독교 영화로 돌아왔다. “지금부터 27년 전, 그 전까지는 죄 많은 이장호가 한국영화제작자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기가 있었습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영화로 히트율 7할의 흥행수익을 올린 전무후무한 인기영화감독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제작자유화 이후 ‘이장호의 외인구단’ 딱 한 편만 성공하고 이어서 만든 8편의 영화가 모두 실패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광야 훈련이 시작된 것입니다”고 고백하는 이장호 장로는 18년 간 지난날을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김승옥 소설가와 고 하용조 목사를 통해 처음 하나님을 만난 이장호 장로는 어느 날 목사님의 말씀을 듣다가 어머니가 영화 흥행하라고 넣어주신 부적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과거의 죄 많은 영화로 인해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에게 빚진 자의 마음이라고 고백하는 이장호 장로는 앞으로도 기독교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기작은 ‘96.5’라는 제목으로 1985년 바다 한가운데를 떠돌면서 생사의 기로에 있던 베트남 난민인 보트피플 96명을 구해준 당시 원양어선 선장이었던 전제용 씨의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현재 이장호 장로는 길교회(담임 김세제 목사)에 출석하고 있다.

최혜진 기자

201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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