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도사도 근로자, 산재 인정

교회 전도사 등 성직자도 근로자로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산재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행정부(부장판사 정문성)는 교회 체육관의 내부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사망한 전도사의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0일(월) 밝혔다.
2010년 강원도 원주의 A교회로 부임한 서 모 전도사는 2011년 6월 교회 체육관의 벽면 작업을 위해 사다리를 놓고 일하던 중 5m 아래로 추락해 뇌출혈 등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같은 해 7월, 20여 일 만에 사망했다. 이에 유족들은 ‘당시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근로복지법에서 정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에서는 ‘교회 전도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고, 유족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서 씨가 교회와 근로계약을 맺어 매월 정기적, 고정적 급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종속적 관계에서 교회에 상시 근로를 제공한 만큼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종교적 관점에서 성직자를 임금을 목적으로 한 근로자라는 평가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사회적, 법적 관점에서 산재 보험 혜택을 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번 판결에 항소하고 “성직자는 일반 근로자와 구별돼야 한다”면서 “성직자를 근로자로 판단하면 종교가 가지는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해당 교회에는 3년간 소급 추징해야한다.
한편, 이번 판결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종교인 과세문제 등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1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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