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미담) 천성원의 청소부에서 이사가 된 송철호 원로장로

영도천성재활원에 13년간 섬겨온 아름다운 봉사자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퇴직 후 뭘 할까’라는 고민을 한다. 퇴직 후의 미래설계라는 말조차 익숙하게 들려오는 이 시대에, 마찬가지로 퇴직이후의 삶을 고민하고 봉사자로서 섬김의 삶을 선택한 이가 있다.
송철호 장로(동광성결교회 원로장로)는 부산신학교 서무과장으로 17년을 근무했다. 정년을 앞두고 그는 ‘정년 후 무엇을 할까’라는 고민을 했고 김영식 목사의 권유로 고신의료원에서 실시한 호스피스교육을 수료하고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기 시작했다. 환자를 목욕시키고 돌보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송 장로는 “하루하루가 보람된 날들이었다”고 고백한다. 환자를 돌보며 ‘이곳보다 더 어려운 곳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송 장로는 예전부터 알고 있던 영도천성재활원을 방문했다. 봉사담당자였던 김진경 씨와 의논한 후 배인환군을 아들같이 돌보는 일을 하게 되고 양자로 맞아 들였다.
아버지처럼 재활원의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틈만 나면 마당으로 나와 청소를 했다. 늘 청소를 하고 있으니 당시 재활원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윤경옥 원장은 ‘저 청소부는 누구냐’고 해 그때부터 청소부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송 장로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로부터 벌써 13년째 천성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그에게 2007년 12월에 윤 원장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부산시 사회복지사 협회에서도 뱃지도 받았다.
천성원에서는 송 장로를 두고 ‘청소부, 봉사자, 후원자, 인환이 아버지, 장로님, 운영위, 복지재단이사’라는 7개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청소부와 봉사자는 처음부터 불렸던 이름이지만 재활원에서 봉사하면서 후원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운영위원회와 재단이사직까지 맡게 돼 이름이 늘게 된 것이다. “청소부가 13년 만에 이사가 되었으니 정말 놀랍지 않느냐”고 말하며 송 장로는 웃는다.
천성원에서는 모두가 가족과 같으며 그러한 사귐과 섬김이 좋다고 말하는 송 장로는 “이렇게 계속해서 봉사할 수 있게 해주신 윤 원장님과 무엇보다 예비하시고 인도하셔서 이 기관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라고 고백한다.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섬기고자 오신 예수님을 본받으며 살아가는 송철호 장로의 모습은 이 추운겨울에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최혜진 기자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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