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 출산 돕는 5명의 엄마들


6년간 미혼모 위해 봉사한 호산나교회 권사회
어릴 적 실수로 가족들을 피해, 친구들을 피해 복지기관에서 태교를 하고 출산하는 미혼모들. 이들은 혼자서 그 기나긴 시간을 견디고 아이를 출생한다. 출산 후에도 어느 누구하나 찾아오지 않는 병원에서 몸을 추슬러야 하지만 친정 엄마같이 이들을 격려하고 축복하는 천사들이 있다. 부산 대연동에 위치한 미혼모 그룹홈 사랑샘에 6년간 섬겨온 호산나교회 권사회다.
1983년 사랑샘이 개소할 당시 입양사역으로 유명한 황수섭 목사가 이곳에서 봉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황 목사가 남자이다 보니 미혼모 사역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호산나교회 권사회에 “가끔 사랑샘에 들러 아이들이 바람을 쐴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미혼모들에게는 이곳이 ‘창살없는 감옥’이라 한다. 건강한 아기 출산을 위해 엄격한 규율이 있다보니 외부 출입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사랑샘과 권사회의 인연이 6년 전부터 시작됐다. 가끔 미혼모들을 데리고 나와 산으로, 바다로 경치구경을 시켜주며 위로해 줬다. 처음엔 소풍을, 다음은 식사제공을 돕다가 이후 태교프로그램에도 동참해 동화구연, 음악감상, 일기 등 태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맡아 섬기고 있다.
현재 사랑샘을 섬기는 권사는 총 5명으로 전명숙 권사, 정옥림 권사, 김명숙 권사, 김미옥 권사, 남궁희옥 권사다.
이들은 과거 유치원 원장, 중등학교 교사, 대학교수 등의 경험과 전공을 살려 전명숙 권사와 정옥림 권사는 태교동화를, 김명숙 권사는 상담을, 김미옥 권사는 복음을 전해 전도를, 남궁희옥 권사는 태교음악을 담당하고 있다. 각자 월 1회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만 사실 식사대접과 소풍 등을 위해 거의 매주 사랑샘을 방문한다.
처음엔 미혼모들의 반응이 없어 당황했다고 한다. 보통 주위 사람들에게 여행을 간다거나 어린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학여행, 답사 등을 핑계로 이곳 쉼터에서 생활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이 너희를 향한 계획이 있어. 세상에 가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너희들 역시 너무나 귀하고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권사들에게 서서히 마음 문을 연다. 남자로부터 버림받고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는 이들에게 권사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쉼터에 있는 미혼모들은 16세부터 20대 중후반까지 다양하다. 대게 사람들은 미혼모들이 성생활이 문란해서 이곳에 온다고 생각하지만 권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가끔 실수를 반복하고 다시 입소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성에 대한 무지함 때문이라 한다. 또한 이들의 경우 대부분 편부모 밑에서 자랐거나 조부모 밑에서 자란 결손가정의 자녀이라는 사실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권사회는 “사실 혼자서 했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교회 내 팀으로서 함께 동역하다보니 서로 위로가 되고 또한 각자가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 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비록 퇴소 후에는 자신을 알아볼까봐 권사들을 모른채하고 연락조차 끊어버리지만 이 일이야말로 교회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라며 오늘도 참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오혜진 기자
200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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