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겨낸 가장 아름다운 손으로 졸업피아노연주회를 마친 경성대 김지현 씨

“피아노와 음계를 모르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복음 담은 아름다운 선율을 전할 것”

지난 10월 7일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피아노졸업연주회가 있었다. 오디션을 통과한 7명은 미리 준비한 피아노 선율을 가을날의 풍경에 멋들어지게 담아 관객들에게 전했을 때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그 7명 연주자 가운데 분홍빛 드레스를 입고 슈만의 ‘빠삐용’ 12곡 중 7곡을 연주한 김지현 씨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손을 지닌 주인공이다. 지현 씨는 양손의 다섯 손가락이 모두 붙은 채로 태어난 선천성 1급 장애인으로서 7살 때부터 3년 간 손가락뼈에 자신의 엉덩이 살을 떼어 손가락을 만드는 수차례의 절개수술 끝에 지금의 손가락을 간직할 수 있었다. 물론 수술자국으로 인한 상처투성이 손이지만, 그 손으로 중국 땅에서 피아노와 그 선율로 찬양을 연주하며 듣는 이에게 평화와 위로를 전하려는 자신의 비전을 하나님 앞에 고이 서원하고 있다. 아니 가슴 벅찬 설렘으로……. 초등학교 시절 예수님을 영접한 지현 씨는 “현재 출석 중인 양산 양광교회 피아노 반주자가 되기까지 돌아보면 하나님의 감사와 은혜가 묻어나지 않는 것이 없다. 때론 피아노가 싫어서 울며 포기까지 고민했지만 언제나 제가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쳐다볼 때 더 큰 기쁨과 행복에 젖어 있었다”며 유년시절을 회상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자신의 입술로 공평하신 하나님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현 씨는 자신의 손가락을 이유로 대학에서 작곡이나 성악으로 전공을 전환하는 것 까지 고민했지만, 대곡(大曲)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적합한 곡을 120% 소화할 수 있는 곡을 연주할 것을 수차례 다짐하며 하나님의 아름다운 소명을 감당하리라 서원했다고 한다. 지현 씨는 “양산에서 브니엘예중에 진학한 후 1년 간 피아노를 전공하면서 비록 손가락 수술은 했지만 화음이 많고 옥타브의 폭이 넓은 곡은 연주하기가 쉽지 않아 피아노공부를 잠시 접게 됐을 때에도 교회에서 피아노를 반주하게 하시고, 양산여고 재학 중에는 관악부에서 플롯을 연주하며 찬양선교사로서의 꿈을 여전히 간직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손가락 수술을 시작할 무렵 어머니의 권유로 같은 교회 집사님이 운영하는 피아노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지현 씨는 처음에는 두 개의 손가락으로 연주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원장인 집사님은 언제나 제게 칭찬을 해주셨다. 그리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드릴 수가 있었다”며 지현 씨는 눈물어린 목소리로 당시를 회고했다. 세월이 흘러 고3 시절 교회 부흥집회에서 반주를 하던 지현 씨는 당시 부흥강사가 “가장 아름다운 손을 지닌 자매를 만났으며 피아노 선율을 통해 음악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 줄 것”이라는 당부에 용기를 얻고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게 됐고, 경성대 교회음악과에 지원해 합격한 것이다.
졸업연주회 후 “대회에 몇 번 나간 적은 있지만 공연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었다. 비록 단독 공연은 아닐지라도 첫 공연인 만큼 찬양선교사로서 사역하는 동안 오늘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소감을 전한 지현 씨는 “내년 2월 졸업 후 중국선교를 떠나 현지 찬양학교 교사로 섬기며 제가 알고 있는 음악을 통해 현지인들에게 하나님을 향한 경배와 찬양의 중요성을 전할 것”이라며 자신의 확고한 비전을 비췄다. 정창식 기자

200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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