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장애인총연합회(회장 조창용, 이하 부산장총)는 오는 4월 18일 강서체육공원에서 제28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및 가족, 자원봉사자, 시민 등 5000명을 초청, 장애인의 능력개발과 재활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아울러 4월 11일부터 실시되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법률’에 관한 사회적 인식과 이해 증진을 위해 어느 해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특히 KNN ‘쑈! TV 유랑극단’ 팀을 초청한 축하공연에서 장애인 장기자랑(출연자 10팀)과 야외광장에서 실시되는 장애인 시서화 작품전시회, UD(Universal Design) 전시회, 장애인생산품 전시 판매, 보장구 무상수리코너 등을 개최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로 승화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수용하고 이해
부산장총 기획부장 전현숙 집사(염광교회)는 제28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한 명의 장애인이라도 아무런 불편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 15년 간 근무하며 익힌 여러 노하우로 장애인의 목소리가 온전히 묻어나는 행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전 집사는 “부모 품에서 떠날 줄 몰랐던 3세 때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를 하나님께 맡기고 살아왔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이지 그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아니다. 동일한 모습으로 현장에서 함께 한 시간들이 오히려 그들을 위한 인식제고와 이해에 도움이 된다”며 장애인의 심정을 대변했다. 1993년부터 부산장총을 섬겨 온 전 집사는 최성묵 목사가 설립한 한울장애인자활센터에서 6개월 간 컴퓨터 교육(9기)을 받은 준비된 영혼이었다. 하나님께 자신의 비전을 기도할 때 당시 부산장총 이복남 사무국장이 컴퓨터 교육을 이수한 전 집사를 추천해 가장 약한 자를 섬기는 하나님 예비하신 길로 이끌었다. 1987년 설립된 부산장총은 현재 부산장애인 40만 명의 목소리를 대변해 장애인신용협동조합, 장애인결혼상담소, 장애인바다축제, 중증장애인 수송차량 운영사업, 중증장애인이동목욕차량사업, 지하철 3호선 역사의 청소업무 용역 사업 등 장애인의 복지증진을 위한 다양한 업무를 시행하고 있다. 전 집사는 “장애인을 위한 시민운동단체로서 기획한 사업이 장애인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을 주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특히 택시사업과 관련된 장애인 1종 운전면허권 확보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경찰서를 비롯한 여러 관공서와 관련 기관 등을 방문하며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대변할 때 스스로의 사명과 비전에 크게 감사드릴 수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결혼상담소를 통해 장애인들이 가정을 이루고 건강한 아이를 키우는 것을 보고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과 감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위한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사회복지사인 남편 송순조 집사와 복음전하는 장애인사역 감당
그리고 전 집사는 부장총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받았다. 바로 남편 송순조 집사. 송 집사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간사로서 휠체어 리프트 편의시설 조사를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던 시절 전 집사의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경남정보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송 집사는 2002년부터 부산장총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을 해소시키기 위해 전 집사와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간구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난 해 11월 결혼했으며 송 집사는 현재 부산심장장애인협회 사무처장으로 병들고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경남 함양이 고향인 전 집사는 “지체 3급 장애인으로 살아오며 가장 낮은 곳에서 섬기신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고스란히 따를 수 있어 감사드린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 아닌 겸손히 드릴 수 있는 감사의 제목이었다”며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신앙관을 밝혔다. 함양초등학교 3학년 재학 중 같은 반 친구의 소개로 함양중앙교회에 출석하며 예수님을 영접한 전 집사는 자신의 연약함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너무 포근해 그 당시 주일예배뿐만 아니라 어린이수요예배까지도 출석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머니에게도 복음을 전해 빛의 자녀로 거듭나는 영광을 함께 누렸다. 초등학교 6학년 부산 동광초등학교(현 광일초)에 전학 오면서 전 집사는 부산을 하나님이 베푸신 산지로 삼아 갔으며, 부산여대(현 신라대) 식품영양과에 진학한 87년부터 염광교회를 섬기고 있다.
소아마비 무릅쓰고 부산생명의전화 1,000시간 봉사상 수상
전 집사는 지난 연말 부산생명의전화가 개최한 부산생명전화의 밤에서 1,000시간 봉사상을 수상했다. 1998년부터 매주 1회 성실히 출석해 봉사한 자취였다. 전 집사는 “지난 10년 간 때론 생사의 기로에 선 이들과 마주대할 때마다 하나님의 지혜를 간구했다. 생명의전화에서 봉사하는 동안 약한 자의 아픔과 상처는 내게 지혜와 경험, 지식으로 전해졌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삶의 목적인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생명의 전화 봉사활동을 소개했다. 전 집사의 부산생명의 전화 봉사활동 또한 당시 부산장총 이복남 사무국장(부산생명의 전화 12기 교육생)의 추천으로 비롯됐다. 1978년 설립된 부산생명의 전화는 자원봉사운동에 대한 인식이 아직 확산되지 않은 사회 상황을 극복하고 지난 해까지 1천 5백여명의 전화상담봉사자를 양성하고 이들을 활용, 위기에 처한 이웃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왔다. 1년 365일, 1일 24시간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된 자원봉사자들이 상담실을 지키고 있다. 부산생명의 전화 21기 교육생 출신인 전 집사는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10까지 목소리로 구원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전 집사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졌다. 연약한 나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더욱 많은 이들을 치유하시며, 구원하시길 소망한다. 부산장총의 사역과 생명의 전화 봉사활동이 그 방법이라 확신하기에 이 순간도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와 몸짓에 내 마음을 열어 젖힌다”며 사명에 대한 각오를 피력했다.
정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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