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신분을 벗고 부산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 부활절연합예배 외국인근로자대표 리디아(Lidia) 씨

2003년부터 부산에서 거주하며 에벤에셀부산인도네시아교회 섬겨

옥타비안 씨(좌)와 리디아 씨

남편 옥타비안(Oktavian) 씨와 국내 외국인근로자 위한 선교사역 감당할 터

부산기독교총연합회(이하 부기총)는 지난 3월 23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생명과 나눔을 주제로 ‘2008년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부산지역 1만여 성도가 참석한 이날 부기총은 생명과 나눔의 대상으로 9개 나라 500여 명의 외국인근로자를 초대했다. 그리고 부활절연합예배를 영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를 포함한 5개 외국어로 통시 통역하며 소개했다. 부기총은 해마다 부활절연합예배에서 드려진 헌금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해 왔는데 올해 봉헌된 2천 7백여 만 원은 부산지역 산업현장에서 땀 흘리는 외국인근로자를 위해 쓰기로 했다. 참석한 500여 명의 외국인근로자에게 예배 후 3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급했으며, 그 외에도 차후 산업재해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보살피기로 했다. 이날 예배에서 리디아(Lidia) 씨는 대회장인 송성구 목사(부기총 대표회장)로부터 외국인근로자를 대표해 부활절축하선물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리디아 씨는 인사말에서 무슬림이던 자신의 신분을 값없이 빛의 자녀로 삼아 준 하나님의 사랑을 아낌없이 칭송했다.올해 29세인 리디아 씨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가 고향이며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났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기독교인(20%)보다 무슬림(75%)이 월등히 많다.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남동생이 콩팥이 나빠 지속적으로 병원치료를 받아야하는 가정 형편 상 리디아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농부로 살아가는 아버지와 자신의 월급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2000년 21살에 대만 우유공장을 시작으로 외국인근로자의 신분으로 살아왔다.
2002년 10월까지 대만 생활을 끝으로 2003년 부산 장림의 모 식품회사에 취업한 리디아 씨는 “내가 받은 월급의 대부분을 가족들의 병원비로 썼다. 무엇보다 4번의 수술 끝에 어머니가 완치돼 기쁘다. 남동생도 무척 호전됐다. 낯선 이국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들의 건강한 몸을 떠올리면 절로 위로가 됐다”며 자신의 외국인근로자 생활을 회고했다. 리디아 씨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된 것은 2004년 6월이다. 그 뒤에는 당시 같은 회사에 근무한 인도네시아 친구 율리(Yuli) 씨의 1년 간 간절한 기도가 있었다. 리디아 씨는 “친구 율리에게 항상 감사드린다. 이젠 내가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외국인을 위해 기도할 때”라며 소감을 전했다.
율리 씨와 함께 부산외국인근로자선교회가 설립한 에벤에셀부산인도네시아교회를 출석하며 리디아 씨는 무슬림 신분을 철저히 회개하며 하나님 백성임을 감사드리기 시작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어 성경책을 선물 받고는 아이처럼 기뻤다는 리디아 씨는 “아랍어로 적힌 코란은 인도네시아어 번역본이 없다. 읽고 이해할 수 없다보니 진리 속 자유를 누리는 평강은 전혀 없었으며, 그저 문장을 외워 기도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어 성경책 한글자한글자를 읽어 내려갈 때 성령의 역사와 진리, 생명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며 간증했다. 그리고 리디아 씨는 에벤에셀부산인도네시아교회에서 특별한 한 사람을 만났다. 바로 남편 옥타비안(Oktavian) 씨. 인도네시아 마나도가 고향인 옥타비안 씨는 2004년부터 부산 금사동 모 염색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성경공부를 위해 부산외국인선교회에 출석했다고 한다. 기독교 집안인 옥타비안 씨는 당시 수영로교회 교인이었다. 리디아 씨는 “옥타비안의 선교 열정과 생명의 말씀을 지켜가는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다. 결코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자유를 옥타비안은 간절히 기도하며 지켜가고 있다”며 남편을 소개했다. 2007년 1월부터 3개월 간 리디아 씨는 에벤에셀부산인도네시아교회 정노화 목사를 비롯해 부산외국인선교회 임원들과 인도네시아 발리로 단기선교를 떠나 자국 교회들과 연계, 무슬림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아직도 어둠에서 헤매는 가족 구원을 위해 수없이 눈물로써 무릎 꿇었다고 한다. 또한 리디아 씨는 그 시간을 통해 아주 특별한 축복을 누릴 수 있었다. 단기선교 기간 중에 2006년 12월 미리 인도네시아로 귀국한 옥타비안과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결혼 후 부부는 수마트라와 마나도를 5시간 이상 비행기로 오가며 가족의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하던 중 하나님의 그들을 향한 비전을 발견하고 2007년 5월 다시 한국으로 건너오게 됐다. 리디아 씨는 “언제나 무슬림인 가족의 구원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하나님이 한국 땅에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감당할 때 고국의 가족들에게도 뚜렷한 역사를 보이시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옥타비안을 내조하며 외국인근로자의 발걸음을 축복하고 싶다”며 자신의 소명을 밝혔다.
옥타비안 부부는 귀국 후 부산외국인선교회 추천으로 2007년 9월 고신대 국제어학원 한국어학과에 입학, 현재 2학기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옥타비안 씨는 “한국에서 신학을 배워 외국인근로자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고 싶다. 신학 공부를 위해 한국어를 우선 배우고 있다. 리디아와 함께 보내는 지금의 시간을 훗날 아름다운 열매로 나타낼 수 있으니 감사하다”며 학교생활을 전했다. 그리고 리디아 씨는 “지난 겨울방학 때 2학기 학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기 중에도 수업이 없는 월요일과 토요일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옥타비안이 신학공부를 마칠 때까지 지금의 생활이 이어지겠지만 선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반드시 닿으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정창식 기자

200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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