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넘어선 사랑의 장기기증

목사가 불교신자에게 생명으로 기독교 사랑 전해
한 목회자의 장기 기증으로 불교신자 2명이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지난 12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박모 목사(58세,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가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박 목사의 신장은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던 불교신자 오모씨에게 전해졌고, 이에 대한 고마움으로 오씨의 부인이 26일 또 다른 불교신자 엄모씨에게 신장을 기증할 예정으로 사랑의 릴레이를 통해 2명의 만성신부전 환우가 신장이식을 받게 된다. 박 목사는 목회를 하기 전 20년 동안 세계 40개국을 돌아다니며 무역업에 종사했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을 때 어떤 목사가 신장이 안 좋아 고생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신장을 기증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던 사이 그 목사는 부인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고 건강을 회복하게 돼 박 목사의 신장 기증은 이뤄지지 못했다. 박 목사는 “비록 그 목사에게 신장 기증을 하지는 못했으나 내가 신장을 준다고 얘기를 한 것은 하나님께 약속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내가 한 말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목사의 신장을 이식받게 된 사람은 불교신자 오모(48세, 서울 은평구 역촌동)씨. 오씨는 2002년 6월 만성신부전증 판명을 받고 5년여 동안 투석을 해왔다. 박 목사는 “나의 신장기증으로 인해 기독교와 불교가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받는 고마움도 있지만 주는 사람의 기쁨이 더 크기에 빚졌다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수혜자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박 목사의 꿈은 아프리카로 자비량 선교를 가는 것이다. 박 목사는 “거기서 순교할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작은 마을에서부터 시작해 지경을 넓혀갈 것”이라며 “문화의 혜택을 못 받는 것이 불쌍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모르고 사는 것이 불쌍해 그들에게 복음의 축복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종교도 다르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박 목사는 “내가 장기기증을 했음을 드러냄이 자랑과 교만이 될까봐 두렵다”며 한사코 본명과 얼굴을 밝히기를 거절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200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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