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 기존당회의 권위약화, 무교회주의로 발전가능성 내포
최근 고신 부산노회에서는 부산에 있는 초장동 교회, 제4영도교회가 ‘가정교회’로 전환하면서 내부 문제가 불거져, 가정교회 조사위원회를 조직하고 ‘가정교회 조사 연구 보고서’를 지난 4월 춘계 노회에서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가정교회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검토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본보는 가정교회가 왜 문제가 되고 있는지 알아 보았다. ▲ 가정교회 논의의 발단 부산노회 산하 몇 교회에서 가정교회를 실시하던 중 교회의 장로들 중 몇 사람이 잘못된 점을 들어 시정을 요구하면서부터 시작되어, 특별히 초장동 교회에서 2005년부터 ‘가정교회’를 실시하던 중 나타난 문제점들과 휴스턴 침례교회 최영기 목사를 강사로 행한 부흥회 등의 문제로 이 교회 시무장로인 윤강석 장로가 제출한 진정을 받아들여 만 3년간 시행 해 오던 가정교회 운동을 중단케 하면서 가정교회 문제가 수면위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 가정교회의 문제, 당회약화 - 장로교정치원리 부정 가정교회 문제 조사위원회는 백성호 목사를 위원장으로 6명의 장로, 목사로 구성되었으며 신학적 제반 사항 자문을 위해 권경호 목사가 연구위원을 맡았다. 본 조사 연구 보고서에서는 “가정교회가 취하고 있는 ‘목장교회’라는 목회방식은 회중정치를 표방하는 침례교회에서 발생하였으며, ‘목자’가 당회의 고유 업무인 교인의 신앙과 행위에 대한 총괄을 맡게 되어 당회는 유명무실 해 질 위험이 크다. 또 이른바 ‘민주적인 정관’은 중앙집권적 경향을 거부하고 교인의 주권을 앞세우면서 당회를 약화시킨다.”며 장로교회의 정치 원리를 부정하고, 장로 제도를 약화 내지 없애려고 한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1) 가정교회의 조직과 목장, 목자, 목녀 등의 명칭 “목장은 가정교회의 명칭으로 사용되며 목장이라 부르는 이유는 하나하나가 독립된 교회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교회는 담임목사 밑에 목자장, 큰 목자가 있으며 목장마다 목자가 있고 목장 안에는 예비목자, 목원들이 있다. 이러한 명칭은 가정교회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이미 교회론과 장로교회의 정체성의 변형이므로 사용이 자제되어야한다”고 이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2)평신도 목회 “가정교회는 평신도 목회를 강조하며 평신도 목회의 근거로 만인제사장의 원리와 에배소서 4장 11절과 12절을 들고 있다. 그 중 에배소서 4장의 말씀을 통해 성도를 온전케 하는 일은 목사만의 일이 아니고 모든 성도들의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개신교회 그 누구도 그러한 일들이 목사만의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없고, 그것을 목사 혼자 다 하는 교회도 없다. 그 중요성에 비추어 아무에게나 시키지 않을 따름”이라며 “평신도들에게 목사와 같은 느낌을 주어 책임감과 동기를 유발하려고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이것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목사의 기술적 문제”라고 말한다. 여기서 목사와 평신도간의 수평적인 관계를 ‘안수’로 드러내는 교회에 대해서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휴스턴 침례교회는 예배 전에 평신도들이 목사에게 안수를 하는데 이것은 안수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 해 질 뿐 아니라 목사의 권위도 무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안수는 고대로부터 유대 사회에 내려온 관습으로서 귄위나 축복, 능력 등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이 그 대상자에게 전달하는 상징적인 행위였으므로 아무에게나 함부로 해서도 안된다”고 말하면서 가정교회를 교회로 인정하고 목자를 사실상의 목회자로 인정하는 경우에는 평신도 목회는 더욱 함부로 접근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3) 가정교회 예배안의 삶의 나눔 가정교회에서는 “보통의 구역예배와는 다르게 성경공부보다 삶 나눔에 비중을 두고 있다”며 “이러한 삶 나눔은 자기 삶을 노출시킴과 비밀 보장이 따르는데 이렇게 노출된 삶에 대한 비밀의 보장은 어디까지 될 수 있을까가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4) 예배의 개념 가정교회는 목장에서 예배를 한다. 목장에서의 예배에 대해 “삶의 나눔만 빼면 여느 교회의 구역 예배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이것이 교회의 예배라는 것이다. 이는 성도들의 예배 개념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온다”고 말하고 있다. 5) 가정교회와 장로교회의 정체성 “가정교회는 회중교회적인 성격이 짙기 때문에 장로교회의 정치체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가정교회는 “기존 치리회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것을 실시하는 교회 중에는 당회를 아예 폐지한 곳도 있었다”고 한다. 또 “가정교회는 현재의 장로회 헌법과 상치된다. 먼저 부목사를 인정하지 않으며, 현재의 직분은 계급적이라는 이유로 부정 한다”고 한다. 6) 가정교회의 위험성 가정교회는 “기존의 교회 관념이 아닌 가정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며, 참 교회라는 새로운 교회 관념으로 현재의 교회를 부정하는 무교회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며 “교회의 분열, 목사의 독단성 강화, 목사 유고시의 위기관리 약화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가정교회’에 대한 김종선 목사(초장동 교회)의 반론 한편 일련의 지적에 대해, 초장동 교회의 김종선 목사는 코람데오닷컴에 게재한 글을 통해 가정교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먼저 김종선 목사는 “가정교회운동은 ‘신약교회의 회복’을 강조하며 교회의 구조, 즉 정치체계나 조직, 치리회나 직분 등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성격이나 사역, 리더쉽, 사명 등에 있어서 가능한 한 교회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보자는 의미”’라고 말한다. 가정교회 내의 용어에 문제에 대해 “용어의 사용 여부는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하는데 왜 그런 조건을 제시하는지, 가정교회 사역원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하는지 100%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용어들이 가정교회를 정의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 정도로 이해하고 있으며 그것이 있어야 가정교회운동에 참여 하고 있는지 여부를 구분할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 교회와 단절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가정교회 운동에서 기관 조직은 없애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또 어떤 교회에서는 그렇게 했다. 반대로 가정교회 체제를 도입한 후에도 기관을 존속시키고 있는 교회도 있다”고 밝히며 기관해체가 가정교회의 성립요건은 아니라고 말한다. 또 “기관을 없애는 것은 가정교회 운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영혼구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를 강조하면서 생긴 일이고 그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이어 가정교회 사명 선언문 7항(직제, 성례, 설교권 등 제반 사항에 관하여서는 각개 목회자의 신학적 배경과 소속된 교단의 전통을 존중한다)을 들며 ‘가정교회가 회중교회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과 ‘전통적은 직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 미국의 휴스턴 서울 침례교회 탐방을 통해 경험한 것을 예로 들어 “회중교회를 지향하는 침례교회에서도 안수집사(사실상 장로교 장로)라는 직분을 존중하고 집사회를 통해 모든 행정적인 결정들을 내리고 있는데, 가정교회를 한다고 장로교회에 와서는 전통적인 직분이나 치리회, 또는 고유 용어를 거부하자고 주장할 리는 없다”며 “장로교회가 가정교회운동을 받아들여도 장로교 본연의 정치체계를 유지 발전할 수 있으며 전통적 직분과 치리회도 얼마든지 권위를 확보하고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끝으로 김 목사는 “가정교회에 대한 객관적이며 공정하고 신뢰할만한 검증이 이루어지길, 또 정확한 근거를 가진 비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뜻도 덧붙였다. ▲ 여론 조사 및 실제 경험자 ‘가정교회에 만족’ 미국의 기독교 관련 여론 조사 기관, 바나그룹(The Bana Group)은 기존교회 교인들과 미국에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가정교회(house church) 교인들이 교회생활에서 경험하는 △리더십 △교우들의 신앙 △공동체/교우들과 맺고 있는 관계 △영적 깊이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 이들 네 가지 영역 모두에서 가정교회를 실시하고 있는 교인들이 기존교회 교인들보다 더 많이 ‘전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정교회를 실제적으로 경험한 다니엘 교회의 조득정 장로는 ‘가정교회의 실제적 체험과 그 유익’이라는 자신의 글을 통해, 처음에는 가정교회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목장 모임을 통해 바뀌었으며, 가정교회가 교회의 기본조직에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장로들이 솔선하여 목장을 인도하다보면 교회 안에서의 장로들의 직무가 더욱 뚜렷해진다고 본다”며 장로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기에는 목장리더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목장모임을 통해 서로간의 깊은 사귐과 인격적 교제를 경험하였으며, 불신 가족들의 전도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했다. 고신부산노회의 가정교회문제 보고서 발표에 이어 수도권 미래교회포럼은 ‘가정교회의 신학적 이해’라는 주제로 6주간의 포럼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가정교회’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가정교회에 대해, 성경에 기초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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