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선교 탐방기】 “의료선교가 선교지의 마음 밭을 가는 역할”

그린닥터스 실크로드 의료 대장정 - 인도네시아

의료선교

인도네시아 단기의료선교를 출발하는 날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세심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졌다. 추석 전날부터 2박 3일간 빠듯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현지 선교사인 강호철 선교사(세계로선교회 파송)와 출발 전까지 메일과 전화 연락을 지속적으로 하여 서로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에 효과적인 일정을 보낼 수 있었다. 10월 5일 밤 자카르타에 도착하여 입국 후 짐을 찾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약품을 담은 짐 하나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현지 사람들이 짐에 표시를 해 놓고 벌써 빼 놓은 상태였다. 짐을 열어 보라는 요구에 열어 보니 약병이 수십 통 쏟아져 나왔다. 그들과 말은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돈을 요구하는 제스처가 분명했다. 한 마디로 거부하고는 세관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 꼬치꼬치 따지는 그들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했지만 잘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APEC때 그린닥터스가 인도네시아 각료들에 대해 의료 지원을 하고 나서 받은 감사장 사본과 의사회원증을 보여주고 무사히 짐을 찾아 나올 수 있었다. 그 날 바로 숙소에 가서 잠을 청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현지 선교센터에 도착하여 진료를 시작했다. 자카르타가 인도네시아의 수도이지만 빈부격차가 무척 심했고 서민들은 노동으로 인한 골격근계 질환이 많았다. 마침 그 때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이어서 그런지 소화기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고 열악한 생활환경과 직접 연관되는 치과환자도 많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학 졸업생이 한 달 받는 봉급이 보통 15-20만 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 공적 의료보험제도가 안 되어 있어서 병원에 가서 진료 한 번 받고 약을 타려면 보통 5만원 정도가 든다고 하니 서민들이 병원에 제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갔다. 현지의 강 선교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대학생 사역을 시작할 때 주위의 회교 주민들의 적대감으로 말미암아 어려움이 많았다. 심지어 한 변호사 출신은 직접 찾아와서 아주 위협적인 말을 던지고 갔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주민들과 우호감을 형성하기 위해 그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되었다. 컴퓨터 전공을 살려 대학에 강의도 나가게 되었고 선교센터를 개방하여 어린이들을 모아 무료교육도 하는등 이웃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한 결과 현재 공개적으로는 할 수 없지만 자연스럽게 사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현지인들에 대한 의료지원은 그들에게 가장 긴급하고 절실한 필요를 채워주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훨씬 큰 사역의 부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현지인 뿐 아니라 국내와 같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현지 교포들에게도 큰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단기 의료선교가 선교지에서 복음을 받아들일 마음 밭을 갈아서 준비시키는 역할을 하고 돌아온다면 현지 선교사는 지속적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거두는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 한 번은 발치를 해야만 했던 환자가 있었는데 의료기구 부족으로 인해 함께 간 치과선생님이 40분 이상 비지땀을 흘리며 시도했지만 실패하여 거의 포기상태까지 간 적이 있었다. 그러자 주위 동료들이 무릎 꿇고 간절히 합심기도하고 나서 다시 시도했더니 원했던 최상의 방향으로 기적같이 이가 갈라져 발치하고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적도 있었다. 진료를 마치고 저녁에는 현지 대학생들과 함께 모임을 가졌는데 한국말을 배우기 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한류의 열풍이 선교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서툴지만 현지어로 미리 준비한 복음성가를 부르고 찬양하며 함께 어울린 순간 인종과 나이, 성별을 초월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경험하게 되었다. 다음날 바쁘게 진료가 끝나고 돌아갈 준비를 할 무렵 환자가 오는 바람에 짐을 다시 풀고 진료를 하는 기풍경도 벌어졌다. 이번 단기 의료선교를 통해서 비록 짧은 기간이었으나 복음에서 소외되어 영 육간 소망 없이 살아가는 많은 영혼들의 필요를 접하면서 그동안 침체되어 있었던 영혼들에 대한 사랑과 선교 비전이 새로워졌다. 몸은 비록 피곤했지만 주 안에서 충만한 기쁨과 보람을 안고 돌아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200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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