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결교회 정규숙 권사 교인위해 신장기증
지난 9월 27일과 28일 서울삼성병원에서 아주 특별한 신장이식수술이 연이어 진행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한정남)를 통해 신장 맞교환이식이 이루어진는 것이다. 그동안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한정남, 이하 운동본부)는 가족이식을 원하나 혈액형과 조직형(유전자형)이 일치하지 않아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 이식 대기자는 다른 기증희망자에게 이식을 받고 기증희망자는 다른 이식대기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는 가족교환이식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왔다. 그런데 가족교환이식 중 두 명의 기증 희망자가 각각 서로의 가족에게 이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러한 경우를 맞교환이식이라고 한다. 1994년 이래 현재까지 운동본부가 진행한 신장이식결연사업은 총 830여 건. 그 가운데 가족교환이식은 280여 건에 달하지만 맞교환 이식은 이제 겨우 15건에 불과하다. 맞교환 이식이란 그만큼 드문 케이스며, 특별한 인연인 것이다. 이번 맞교환이식의 주인공은 정규숙(52, 대전성결교회 권사)-박순화(49, 대전성결교회 집사)씨와 김정배(45,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김영옥(44,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부부. 정규숙씨가 김정배씨에게, 김영옥씨가 박순화님에게 각각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사실, 정권사와 박집사는 피를 나눈 자매 사이가 아니라, 한 교회를 섬기며 알게 된 영적으로 맺어진 자매 사이. 두 사람이 만난 곳은 대전성결교회(담임목사 허성도)에서이다. 야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병마로 인해 육체적·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게 된 박집사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정권사가 먼저 신장기증의사를 밝혔다. “하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순화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멸시를 받을 때, 하나님 마음을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건 제가 하는 일이 아니예요. 건강을 주신 분도, 이렇게 인도하신 분도 모두 하나님이신걸요.” 박순화씨의 손을 꼭 잡으며 남긴 정규숙씨의 말이다. 김정배씨와 김영옥씨 부부 역시 애틋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채 스물도 안 되어 결혼한 두 사람. 그러나 두 사람을 기다린 것은 달콤한 신혼 생활이 아니라 수차례 손톱이 빠질 만큼의 고되고 힘든 일상이었다. 하지만 부부는 성실과 끈기로 이를 악물로 열심히 살아 냈다. 그래서 이제겨우 생활이 안정되어 번듯한 미용실까지 경영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김정배씨가 쓰러졌다. 한창 나이에 신부전을 앓게 된 남편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남편의 고통을 보다 못한 김영옥씨는 가족교환이식을 신청했고, 드디어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정규숙씨와 김영옥씨는 같은 병원에서 기증을 위한 검사를 진행했다. 그래서 우연히 마주칠 기회가 많았는데, 서로를 보는 순간 거짓말처럼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함께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전도도 되었다. 젊은 시절 잠시 교회에 나간 적이 있으나, 시댁이 워낙 불교집안이라 계속 신앙생활을 할 수 없었던 김영옥씨. 그런데 정규숙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시 교회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남편에게 ‘그 분이 당신을 친동생처럼 생각하더라. 당신이 꼭 교회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말을 꺼냈어요. 그런데 예전 같으면 들은 척도 안 했을 사람이 회복되는 대로 교회에 나가겠다고 하잖아요” 남편과 함께 집 근처 교회에 등록하기로 했다며 김영옥씨가 자랑스레 얘기했다. 맞교환 신장이식이라는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 이미 두 분은 서로에 대해 친언니, 친동생과 같은 살가움과 정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승현 간사 ☎.02-363-2114,010-2750-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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