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총-교시협 갈등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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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시협 창립총회 |
부산기독교총연합회(이하 부기총, 대표회장 정경철 목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산광역시 교시협의회(이하 교시협, 대표회장 김창영 목사)가 지난 9월4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부기총은 이틀뒤인 지난 6일 긴급으로 부기총 자문위원 및 전체임원회를 개최하는등 대응 움직임에 들어갔다.
부기총과 교시협 문제는 결국 ‘기독교 회관 건립 주도권’을 누가 쥐는냐로 비춰지고 있다. 현 남구 대연동 소재 군수기지 사령부가 이전하면서 부대 내 있는 칠성대 교회 부지(약 800평)를 교시협이 부산시로부터 불하 받아 이 자리에 사회교육센터 형식의 기독교회관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부기총은 지난 8월7일 전체임원회에서 교시협이 부기총 산하에 들어올 것을 권고했지만, 교시협을 추진하던 김태동 목사(부기총 증경회장)가 독립기구로 나설 것임을 천명하고 회의석상을 뛰쳐나와 갈등의 양상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부기총은 김태동 목사가 (산하에 들어올 것을)거부함에 따라 만장일치로 교시위원회(위원장 석준복 목사)를 발족시켜 부기총 차원에서 부산시와 대화창구를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달 뒤 김태동 목사와 직전회장 김창영 목사등이 중심이 돼 발빠르게 교시협을 태동시켰고, 4일 교시협 창립 총회때는 부기총 증경회장인 오상진, 배춘식 목사가 순서를 맡는등, 교시협 조직안에 9명의 부기총 증경회장이 포함되어 있어 부기총 실무임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9월4일 교시협 총회에서도 이같은 문제제기가 참석한 교계인사들로부터 제기되곤 했다. 교계 인사들은 “부기총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냐”, “부기총 산하에도 교시위원회가 있는데 교시협의회를 새롭게 창립해도 되느냐”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고, 교시협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갈등이 있다면 서서히 해소해 나갈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사실 교시협이 밝히는 입장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김창영 목사는 “칠성교회 땅 800평은 교시협의회가 불하 받는게 아니라 강판영 장로, 정금출 장로, 김태동 목사, 이남일 장로등이 개인자격으로 불하받아 사회교육센터을 지을 예정이다. 그리고 돈을 주고 불하받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앞으로 교회와 시청간의 협의할 문제가 있다면 교시협 단독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부기총 실무진과 함께 대화에 나설 것이며, 부기총은 명실상부한 부산교계의 대표기구라고 생각한다”며 부기총의 존재를 인정하고 협의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김창영 목사는 “부기총안에 성시화 위원회가 있지만 성시화 본부가 있고, 군선교 위원회가 있지만 군선교협의회가 따로 독립활동을 하고 있지 않느냐”며 조만간 부기총 실무진과 만나 오해를 풀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기총 입장은 달라보인다. 부기총 모 실무임원은 “칠성대 부지는 김명석 대표회장 당시(2004-2005년) 부산시와 긴밀하게 기독교 회관 건립을 위해 논의하던 부지”라며 교시협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또 부기총도 이 땅을 돈을 지급하고 불하받을 예정이었지 부산시로부터 무상으로 임대 받을 계획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부 교계인사들이 개인자격으로 불하받는 것이라는 교시협 주장에 “처음에는 4명(강판영, 정금출, 김태동, 이남일)의 이름으로 사회교육센터 운영 계획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가 반려 당하자 이후 시장과 친분이 있는 김창영 목사를 포함한 5명의 이름으로 새롭게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시협 대표회장이 포함되어 있는데 어떻게 개인자격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성토했다.
일단 이번 문제에 대해 당혹스러운 사람은 허남식 부산시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 시장은 김태동 목사와 김창영 목사의 개인적 친분이 있지만 부산교계의 대표기관으로 부기총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난 4일 교시협 창립총회때도 순서에 축사로 내정되어 있었지만 불참했고, 부기총 대표회장에게도 “곤혹스럽지만 쉽게 처신하진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혀 왔다.
모 교계인사는 “부산교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기독교 회관건립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일부 교계인사들의 입장차이로 인해 회관건립이 지연되거나 요원해 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면서 “서로 간의 욕심을 버리고 부산교계의 숙원사업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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