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적지 허락없이 삼광사 ‘갈색’표지판 논란

구청 “소관이 아니다”... 해당 부서 ‘나 몰라라’
도로나 건물을 알리는 표지판이 갈색인 것은 관광지나 문화유적지에서 사용되는 것인데, 삼광사가 갈색 표지판을 사용하고 있어 기독교계에서 논란을 제기하고 나섰다.
부산시 진구 초읍동에 소재하고 있는 삼광사는 동래에서 들어서는 길과 서면에서 들어서는 길에 4개의 갈색 표지판을 세워놓고 있다. 문화유적지나 관광지가 아닌 일반 사찰에 갈색 표지판을 세운데 대해 부전교회 백승기 장로는 “삼광사는 지난 1975년에 설립된 절로 관광지가 아닐 뿐만 아니라 국가유물도 아닌데 표지판을 잘못 세운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진구청에 시정 건의를 해봤지만 시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보가 부산진구청에 문의한 결과 “표지판과 관련되는 일은 구청에서 소관하는 일이 아니라 문화공보과에서 담당한다”고 밝히면서 문화공보과로 연락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문화공보과는 “도로표지판은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며 도시관리과로 떠넘겼다.
도시관광과에서는 “부산 APEC을 개최하기 전인 지난 2004년에 관광진흥과와 협의한 사항이 문서로 남아있는데, 부산시의 88개소를 개선해 관광지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삼광사가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삼광사’ 사찰이 갈색으로 표지판을 사용한 것에 대해 도시관광과 담당자는 “도로 표지판을 담당할 뿐, 사찰 표지판은 잘 모른다”고 답하면서 “관광지 담당자도 잘 모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관광지 담당계는 “삼광사는 관광지 허락이 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도시관리과에 재차 문의할 것을 요구했다.
결론을 종합해 보면 도시관리과가 APEC때 ‘삼광사’를 관광지로 선정해 문서로 올렸으나 관광지 담당계는 ‘삼광사’를 아직 관광지로 등록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광사가 관광지나 문화유적지도 아닌데, 버젓이 관광지인양, 문화유적지인양 불법으로 표지판을 달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행정당국은 불법을 보고도 손쓸 생각도 않고 서로 떠넘기는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근태 기자

200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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