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개역한글판에서 개역개정판으로 바뀐다

대부분 교단이 내년부터 새 성경 사용 결정 37년간 사용한 성경 교체는 교계 대사건
기존에 성도들이 사용하고 있던 개역한글판 성경이 오는 2006년도 부터는 개역개정판으로 바뀔 예정이다. 한국 교회 1200만 성도들이 모두 성경을 바꾼다고 생각할 때 교계 최대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지난 9월 있었던 예장합동총회가 개역개정판을 공식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다른 교단들도 이에 대부분 개역개정판을 쓰기로 함으로써 내년부터 새로운 성경이 사용되는 것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문제점 또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개역개정판 사용이 기정사실화 됨으로써 2006년은 개역개정판을 쓰는 원년으로써 역사에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쳐진 부분은 7만3000여 곳이 라고 대한성서공회는 밝히고 있다. 이는 1993년부터 각 교단에서 파견한 성서학자 신학자 목회자 국어학자들로 구성된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개정감수위원회’가 4년동안 157회의 독회와 토론을 거쳐 개정 원고를 감수했다.
개정판은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고려해 꼭 고쳐야 할 부분만을 개정, 개역판의 번역 성격을 최대한 존중해 그 분위기는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개역판 성경의 옛날 문체도 그대로 유지했다. 또 인명과 지명 기타 외래어 음역도 개역판의 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개역판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던 것만 개정했다.
그러나 개역판이 바뀌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됐던 잘못된 낱말등은 모두 개정됐다. 단어의 경우 ‘약대’는 ‘낙타’로, ‘후사’는 ‘상속자’로,‘ 훤화’는 ‘소란’으로 했다. 한글맞춤법 기준에서 벗어나는 ‘-찌라도’ ‘-찌어다’ 등이 ‘-지라도’ ‘-지어다’ 등으로, ‘추숫군’ ‘수염소’ 등이 ‘추수꾼’ ‘숫염소’로 바뀌었다. 그리고 ‘치마를 하였더라’ 등처럼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나 어색한 문장도 ‘치마로 삼았더라’ 등으로 모두 고쳐졌다. 이밖에 ‘문둥병’ ‘불구자’ ‘병신’등 기피용어는 모두 ‘나병’ ‘장애인’ ‘몸 불편한 사람’ 등 새로운 표현으로 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그간 원문의 잘못된 번역으로 지적돼 온 것을 모두 새롭게 고쳤다. ‘내일 걱정 내일 하라’가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한다’로, ‘처녀 딸’이 ‘약혼녀’로,‘동방에서’가 ‘대적하며’ 등으로 고쳐진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어렵거나 요즘에는 잘 쓰지 않는 말을 모두 추려내 쉬운 말로 대체했다. 그리고 한글맞춤법 및 표준어 규정에 충실했다.
대표적인 잘못된 된소리 어미를 예사소리 어미로 바꾼 것과 함께 ‘일군’을 ‘일꾼’으로 등 잘못된 예사소리 어미를 된소리 어미로 바로잡았다. 선어말 어미인 ‘시/옵’의 위치를 바꾸었다. 예를 들면 ‘하옵시며’가 ‘하시오며’로,‘주옵시고’가 ‘주시옵고’로,‘임하옵시며’가 ‘임하시오며’로 각각 바뀌었다.
개역개정판이 이러한 변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여론도 나오고 있다. “번역을 한 번 했으면 됐지 왜 자꾸 개정하고 새롭게 번역하느냐”고 항변하는 측도 있다.
그리고 성경을 모두 바꾼다고 할 때 액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가족 수가 많은 가정에서 각자 성경을 모두 바꿀 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와 함께 경제적 부담과의 연관성에서 나오는 문제 제기가 개정판의 미진한 개정이다. 이왕 새로운 성경으로 교체할 바에야 기존 틀을 완전히 무시하고 완벽하게 원전을 기초로 번역한 성경을 내놨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개역판 저작권이 완료되는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대한성서공회가 새로운 저작권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대한성서공회는 내년까지 개역한글판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 이후는 누구든 대한성서공회에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도 성경을 출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한성서공회가 새로운 저작권을 얻기 위해 개정판 보급을 서두른다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것이다.
이에 대한성서공회는 먼저 성도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보급 기간에 한해 종전 반포가의 절반 수준의 특별 반포가로 보급하기로 했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미진한 개정이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2차 개정 때 범교단적으로 검토하도록 해 새로운 개정이 이뤄질 때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200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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