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아들의 대모 주경순 원장 별세

재산·시신등 모든 것 사회에 환원 전쟁 고아등 불우 아동 60년간 돌봐
1945년부터 60년간 복지사업에 몸 담았던 주경순 원장(마산 애리원)이 지난 7월28일 향년 82세로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경남 마산사회복지법인 마산 애리원 주경순 원장은 유언에서 개인명의로 돼 있던 1억원 상당의 복지시설 및 부지를 법인에, 시신은 부산 고신의료원에 각각 기증하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났다.
주경순 원장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60여년을 오로지 아동복지사업에 헌신했다. 1945년 일본의 교토산파학교를 졸업하고 마산에서 조산소를 운영하던 그는 1946년 아동복지 재단법인인 인애원 창설 때 부원장을 맡으면서 고아들과 첫 인연을 맺었다. 몇년 뒤 6·25가 발발해 거리에 전쟁고아가 넘쳐나자 1958년 지금의 애리원을 만들어 직접 전쟁고아들과 결손가정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 차원의 복지사업 지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조산소에서 나온 수익금 전부를 애리원에 쏟아 부었다. 그래도 돈이 모자랄 때는 채소장사를 하면서 자금을 보태기도 했다.
지금까지 애리원을 거쳐간 아동은 2500여명. 이중 640명은 부모 품으로 돌려보냈고 760여명은 양부모를 소개해 주었다.
고인의 헌신적 삶은 2000년 아동복지유공 대통령 표창, 2003년 사회복지 유공 국민표창으로 비로소 알려졌다. 고인은 일제 때 경남 거창에서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벌이다 투옥된 독립운동가 주남선 목사의 딸이기도 하다.
애리원 서상진(73) 사무국장은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밤을 새워 돌봤고 얼마전까지도 밤늦게 기도하며 아이들을 챙겼다”며 “평생 아이들에게 헌신한 고인은 이제 자신의 전부를 지역사회에 나눠주고 떠났다”고 말했다. 빈소는 마산삼성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예배는 지난 8월1일 마산중부교회에서 있었다. 손진화 기자

200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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