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 여학교 출신 기독여성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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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독립운동의 거목, 박차정의사 |
지난 7월 8일(금) 오후 2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민족해방운동가이자 부산출신의 기독여성독립운동가인 박차정(朴次貞, 1909~1944) 의사 생가복원 준공행사가 열렸다.
분단으로 인한 이념대립으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던 박 의사가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서야 유관순 열사와 동급의 훈장인 건국훈장독립장을 뒤늦게 추서 받아 96년 5월 박차정 의사 숭모회가 조직되면서 생가복원 사업이 추진돼 왔으나,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외환위기와 예산확보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날 준공식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여성 민족해방운동가였던 박차정 의사는 1910년 동래 복천동에서 아버지 박용한과 어머니 김맹련의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녀는 강한 항일 의식을 가졌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항일의식을 갖게 되었다. 1924년부터 조선소년동맹 동래지부에서 항일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1925년 동래 일신여학교(현 동래여고의 전신) 고등과에 입학하면서 그녀의 항일 의식은 더욱 고조되었다.
박 의사가 전국적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여성 운동과 민족 운동을 주도하게 된 것은 근우회 활동을 하면서부터였다. 박 의사는 1928년 5월에 결성된 근우회 동래지회에서 활동하다가 제2회 전국대회가 열렸던 1929년 7월부터는 중앙회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이 때 박 의사는 경남의 전형 위원으로, 33인 중앙 집행위원의 한 사람으로, 또한 33인 중에서 선정된 14인 상무집행위원으로 선출되었는데, 담당 업무는 선전 조직과 출판 부문이었다.
한편 1930년 1월, 광주학생운동의 후속으로 일어난 서울의 여학생 시위 사건과 부산 방직공장 파업 사건을 주도하다 일경에 체포되어 서울 서대문 형무소에서 석 달간 옥고를 치르고 석방되었으나, 일제의 모진 고문으로 몸이 상하여 꼬박 한 달이나 누워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 후 일제의 탄압이 날로 심해지자 국내에서 항일 운동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고 판단한 박 의사는 일찍이 중국에서 의열단원으로 활동 중이던 둘째 오빠 문호(文昊)의 부름을 받고 중국으로 망명하게 된다. 이 때는 의열단 활동의 과도기로서 지금까지의 암살이나 파괴에 의한 전술로는 독립이 어렵다는 자각 위에 여러 혁명 세력과의 민족 협동 노선을 모색한 시기였으며 특히 독립 운동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한 시기였다. 망명 후 의열단에 합류하여 조선 공산당 재건설 동맹 중앙부의 위원으로 활동하던 박 의사는 1931년 3월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과 결혼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항일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다. 김원봉이 1932년 10월 남경에 조선 정치 군사 간부 학교를 개설하자, 박차정은 제1기 교관으로서 여자 생도들의 교양훈련을 담당하였다. 이 학교의 정치 군사훈련을 마친 투사는 모두 103명으로 항일 투쟁의 선봉장이 되었을 뿐 아니라 단 한 명의 변절자도 없었다고 한다.
1936년 7월 남경에서 이청천 장군의 부인 이성실과 함께 남경 조선 부인회를 조직한 박차정 의사는 ‘전 한국 부녀 단결, 민족 혁명 전선 무장 참가’ 등을 외치며 부녀자의 각성과 단결을 도모하였다. 박차정은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기 위해서는 일본 제국주의가 타도되어야 하고 조선의 혁명이 정치, 경제, 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진정하게 이루어져야 된다고 믿었다.
일제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자 의열단의 후신인 민족 혁명당은 조선 의용대를 결성하였다. 전투와 선무가 주된 임무인 조선 의용대는 1938년 10월 김원봉이 결성하여 의용 대원 300명으로 3개 지원대와 부녀대로 나누어져 일제 타도, 조국 해방의 임무를 수행하고자 했다. 박차정 의사는 여자 의용군을 모집하여 부녀 복무단장(여자 의용대장)으로 활약하면서 수많은 전투에 참가하여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1939년 2월 박차정 의사는 중국 강서성 곤륜산 전투에서 왼쪽 어깨에 적탄을 맞아 그 후유증으로 1944년 5월 27일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35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현재 박차정 의사의 애국적 삶은 숭모회를 통해 전해지고 있으며, 숭모회는 앞으로 밀양 선산의 박 의사 묘소를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일과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에 대한 관계당국의 예산지원과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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