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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가 필요한 이들과 함께하는
거친 바람이 조금씩 잦아들고 이제 봄 기운이 감도는 3월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몸 하나 뉘일 한 평의 공간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역전에서 또는 거리에서 하루 끼니와 바람 막을 곳을 찾아 헤매야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기꺼이 친구가 되어 주고, 아버지가 되어주는 이수광 목사를 만나보았다.
언제부터 노숙자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지난 98년 5월 3일 가나안복지교회를 개척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처음 교회를 개척하면서 전문적으로 노숙인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노숙인들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3년 12월부터 부산역 광장에서 수요일과 토요일, 주2회 무료급식을 하고 있으며, 교회를 개방해 현재 96명의 노숙인들이 저희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어떤 점들이 가장 어려우신지...
교회가 강서구에 위치하다보니 위치적으로 부산역에서 무료급식을 한다는 것이 멀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함께 봉사하시는 분들이 열심히 섬겨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노숙인들이라 아무래도 모든 것을 절제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신앙을 가지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면서 꾸준히 변화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쉽게 되는 것은 없습니다. 특히 음주 문제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는데 숙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더 지으려고 해도 동네 주민들의 반대민원으로 확장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노숙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달린 것입니다. 아직 많은 분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교회의 재정만으로 이끌어 가시기가 힘드실 것 같은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요?
재정이 항상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쌀은 구청과 동사무소를 통해 싸게 구입하고 있고, 시장 상인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공짜로 반찬거리등을 얻어 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믿지 않은 상인 분임에도 불구하고 매 끼니때 마다 고기를 데 주시는 분이 계셔 감사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노숙인들과 함께 어떻게 생활하고 계신지요?
저희는 단순히 이들의 끼니를 해결해 주는 곳이 아닙니다. 사회복지기관으로써 이 일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로 이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신앙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점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물질만 가지고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5번씩 예배를 드리고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이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가운데는 변화되어 오히려 다른 노숙인들을 위해 전도하고 봉사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신학을 하겠다고 하는 분들도 10여명이나 됩니다.
가나안복지교회를 통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다보니 노숙인들이 자연히 모이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이분들을 위해 더욱 전문적인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부산역을 중심으로 많은 노숙인들이 모이고 있는 것을 감안해 부산역을 중심으로 전도를 넓혀 갈 생각입니다. 아직 외부적인 지원이 미약하다보니 많은 후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노숙인들이 일반인으로 다시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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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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