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위반 여호와의 증인 ‘무죄’선고에 교계 충격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6단독(이정렬 판사)이 종교적인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에 대해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고 무죄를 선고해 교계는 물론,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병역법상 입영 또는 소집을 거부하는 행위가 오직 양심상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서 양심의 자유라는 헌법적 보호 대상이 충분한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같은 판결에 대표적인 교계 연합 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백도웅 총무)는 각각 성명서를 발표해 상반된 뜻을 비췄다.
한기총은 “비록 1심 판결이지만 병역기피 확산으로 이어져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며 국민들의 위화감이 조성될 것을 크게 우려한다”며 “‘양심의 자유’만 근거로 했을 뿐 ‘종교의 자유’와 연관지어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법원이 피고인들에게 진정한 신앙생활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점을 보면 이는 그렇지 않다”고 평했다.
이에반해 KNCC는 성명에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한 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양심 혹은 신앙에 따른 병역 거부를 결단하고 있고, 세계의 전쟁을 직시하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평화주의자로 자기규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당국은 이번 사법부의 판결을 참고하여 하루속히 대체복무제 실시 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독교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이번 논란이 근본적인 평화주의에 따른 논란이라기보다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특정 종교단체의 교리적 집착 때문에 제기된 측면도 없지 않다며 인권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깊이 생각해, 이 문제에 대한 교계 차원에서 각 의견 수렴과 대책마련을 거쳐 국민의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정선 기자

200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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