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계 지도자 초청간담회에서
부산을 방문한 김영삼 장로는 “부산은 정치적인 고향으로 늘 마음에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다”고 말하고,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힘써 준 한국교회와 영혼구원을 위해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심경을 고백했다.
김영삼 장로는 지난 20일 오후 7시 대신동교회에서 신앙간증을 한 후, 다음날 아침 7시 30분 롯데호텔 42층 에메랄드 회의장에서 부산교계지도자들과 가진 간담회 석상에서 자신의 대통령 재임시절의 몇가지 비화를 털어놓았다.
김영삼 장로는 “부산의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삼성으로 하여금 삼성자동차 산업을 부산에 유치시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저 시도했다”고 말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그때만 해도 현대, 대우, 기아, 쌍룡, 아시아등 5개나 있어, 경제 각료와 비서들이 반대했던 것을 순전히 부산에 보탬이 되기 위해 감행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대통령은 재임시절 불교로부터 하야하라는 압력을 받은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재임 초창기 국방부 내 군인교회를 찾아 예배를 보러가는 길목에 불교 법당이 있었고, 대통령이 지나갈 때는 길 가는 모든 사람들을 대통령이 지나갈 때까지 제지 내지, 잠시 멈추게 하는 경호상의 문제가 있었는데, 그때 법당에 들어가는 군인들을 막았다는 이유로 온통 불교계가 들고 일어났었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청와대 경내 불상철거 소동이 있었다”고 말하고, “하도 시끄러워서 한번은 그곳으로 직접 방문을 했다”고 한다. 직접 가보니 청와대 경내가 아닌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에 있는 경주에서 가지고 온 조그만한 불상인데, 그 아래 설명이 일본 데라우찌 총독이 박물관에서 가지고 온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런데 이를 청와대 안에 있는 불상을 대통령이 철거했다는 소문이 퍼지는 소동이 있어 국내외적으로 시끄러워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철거는 커녕 불상에 손도 대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편 기독교계에서는 왜 장로 대통령이 불상을 철거하지 않았느냐고 하여 김영삼 장로는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한때 믿는 대통령이 한번도 공식석상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소리도 안한 믿음없는 대통령으로 격하하는 소리가 많았는데, 이에 대해 김영삼 장로는 주일이 되면 전국에 있는 목사님을 초청하여 예배를 드렸으며, 소련 우라보스톡를 방문했을 때 국영방송에서 “조선족들이 이렇게 러시아 땅을 밟고 이곳에서까지 살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고, 이것을 편집없이 방송에 내어 보낸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메이저 신문과의 전쟁을 언급하면서 DJ는 신문 경영주를 구속까지 하였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조선, 동아, 중앙지를 거듭 공격하고, 현대통령도 법적인 조처까지 취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유치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재신임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과거 독재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법을 그대로 모방해서 정국의 불안한 위기를 피해 나가려는 묘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과거 대통령 재임기간 중 부산교계 지도자 40여명이 청와대 방문시 대통령이 계셨는데도 부산교계 인사들을 홀대하여 만나주지 않아 돌아왔던 점을 이야기하자, 김 장로는 “그것은 전혀 모르고 처음 듣는 일이다”고 하면서 “어찌 부산교계 지도자들과 부산시민들이 저를 75%까지 투표로 밀어 준 것을 알고 돌려보냈겠는가?” 며 반문하고, 박관용 비서실장으로부터 당시 직접 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하여 비서실에서 차단한 점을 사과했다.
그 당시 부산교계 지도자들이 모처럼 청와대를 방문하였으나, 청와대 경내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비서실장 초대 차 대접만 받고 돌아간 것을 상기하였으나, 이번 기회에 오해했던 응어리를 풀었다.
김영삼 장로는 “이제 얼마나 살겠는가”라고 말하고, “죽으면 국립묘지에 묻히지 않고 고향 거제 선영 어머님 묘소 아래 묻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유언과 같은 말을 했다. 김 장로는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마치고 고향에 내려와 살았던 것처럼 자신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여 부산에서 여생을 보낼 여운을 남겼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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