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성폭력 92.6%가 목회자 관련 사건

기독교여성상담소 ‘교회내 성폭력 예방 지침서’ 초안 발표
한국여성신학자협의회 부설 기독교여성상담소가 1998년 7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접수된 성폭력 사건 81건을 분석해 지난 16일 발표한 ‘교회내 성폭력 예방지침서’초안에 따르면 목회자가 신도에게 행한 성폭력 사건이 전체의 92.6%인 75건에 달했다.
목회자의 성폭력 유형은 성폭행이 41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추행은 29건, 성희롱등이 5건이었다. 반면 신도와 신도간의 성폭력 사건은 6건(강간 3건, 성추행 3건)이었다.
이 가운데 사이비 종파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은 2∼3건뿐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정통교단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목회자와 관련된 성폭력 사건 중에서 사법기관이나 교단에 고소된 경우는 단 9건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피해자들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한 사례가 3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여성상담소 홍보연 국장은 “자신이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많은 것도 교회내 성폭력의 또 다른 특징으로 꼽힌다. 피해기간도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1-2년은 보통이고 3-6년, 심하면 10-20년이 넘는 사례도 있었다. 또 한 목회자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1명에 그치기도 하지만 보통은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가 많았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기독교여성상담소는 “교회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직자와 관련된 성폭력 행위를 가중 처벌 할 수 있도록 실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교단 내부적으로 교회 내 성폭력을 범죄로 규정하고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여 성폭력 피해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교회 법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내 성폭력 현황과 유형, 특징, 예방 방법등으로 구성된 이 지침서는 6월 27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4층에서 열리는 공청회등 절차를 거쳐 전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손진화 기자

200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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