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나타난 인물은 학교 졸업생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내부 문건으로 촉발된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비서실 3인방간의 갈등에서 빚어진 권력 내부처럼, 부산장신대학교를 둘러싸고 별별 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열린 99회 통합 총회에서 부산장신대를 둘러싼 괴문서와 그 내용을 담은 문자들이 배포됐다. 이에 이사장 정봉기 목사는 창원지검에 정식 고발장을 냈고, 현재 김해중부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학교 안의 온갖 의혹설을 잠재울 길이 이것 밖에 별도리가 없다고 판단하여 지난 10월 부산장신대 이사회는 검찰에 고발할 것을 결의했다.
목사, 장로들로 구성된 대학 이사회가 정식 사회법에 의뢰해서 의혹과 배후를 밝혀 내는데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김해중부경찰서에서 내사 중
현재 의혹과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은 학교 졸업생 몇몇과 대학 평의회의 S 인사와 더불어 부산장신대 출신 모 기도원을 운영하는 인사, 그리고 몸통으로 대학 모 교수 서너명으로 이사회는 간주하고 있다.
사건의 시초는 최무열 전 총장이 총장 선거 재선에 도전 못하도록 이사회 인선위가 차단한 데서 시작했다. 이사회는 총장 후보 자격에 ‘사립학교 교원(총장)임용 및 총회직영 신학대학교 총장 임용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라고 하면서 ‘노회나 학교의 징계포함’이라고 명시했다.
후임총장에 김용관 목사가 당선되자, 이에 불만과 의혹을 품었다. ‘어떻게 이사장이 인선위원에 들어 갈 수 있는가?’라는 내용을 지난 9월 총회 인준절차에서 총회 총대 1500여 명에게 괴문서로 우편으로 대량 살포한 것이다. 김용관 총장의 인준을 반대해 달라는 요구와 김 총장, 이사장이 학교 근교 식당에서 학교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학교 학생대표들과 식사를 하면서 학생(여학생)을 가르키며 “우리 학생은 정말 예쁘고 날씬하다”며 무심코 던진 말에 모멸과 성적 수치심을 느낀 나머지 그 여학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며 성희롱이었다는 내용이다.
꼼짝없이 당했던 신임총장과 이사장은 “흔히들 참 예쁘다, 잘 생겼다, 날씬하다는 말이 어찌 성희롱에 해당되느냐”면서 “우리 학생들을 칭찬하기 위해 던진 말인데 이를 어떻게 성희롱으로 몰아가는가?”라며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학생이 그렇게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성희롱은 그 범위가 아주 애매모호해서 어느 기준으로 성희롱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이는 경찰의 몫이고 당시 그 말을 들은 여학생이 모멸감을 느껴 뛰쳐 나갔다는 것에 주목한 대목을 괴문서에 넣어 총회 총대들에게 우편으로 돌린 것이다. 그리고 권성혁 사무처장에 대한 총회 감사부의 법인전출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함께 넣어, 익명으로 우편물이 배포됐다.
김해중부경찰서는 문제의 우편물이 접수된 곳이 양산, 천안 두 곳에서 소인이 찍혀 있는 것을 확인, 우체국 CCTV를 조사했다. 확인결과 학교 줄업생이라는 윤각을 포착, 경찰은 소환에 착수했다. 고발한 이사장 정봉기 목사는 지난 11월 26일(수) 김해중부경찰서에 가서 고발인 조사를 받고 나왔다.
여기에 반발하는 평의회 S 장로는 본보에 찾아와서 “어떻게 목사가 사회법에 고발할 수 있느냐? ‘목사’라는 단어에서 ‘목’자의 한 획을 지우면 ‘독’이 되어 ‘독사’가 되는데 이래도 좋은가?”라고 항변했다.
한편 S 장로는 지난 11월 28일(주일) 수안교회 새 담임목사 취임 축하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설교자인 이사 민영란 목사가 설교하고 내려오자 “어떻게 목사가, 또 이사회가 고발할 수 있느냐? 고발을 좋아하느냐?”고 말했다. 축하하러 간 남의 집 잔치에서까지 공개적으로 수모를 당한 민 목사는 “이사회시 나는 입도 뻥끗하지 않았고, 다른 이사가 사직 당국에 의뢰하자고 말해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에 따라 처벌 받고 앞으로 이런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고 항변했다.
최남단 성지동산으로 자처하는 부산장신대학교 안에 이뤄지는 주도권 다툼이 흡사 환관권력(宦官權力)이나 다를 바 없다고 구경거리인냥 비웃고 있다.
▲지금 부산장신대의 향방은?
현재 부산장신대학교 최무열 총장 이임 이후 월 8억원씩 들어오는 5·5운동 기부금이 급락하고 있다. 심지어 부산노회는 작년에 학교에 4000만원을 지원하고선 올해는 한푼도 주지 않을뿐더러 금년도에는 일천만원씩 삭감한 채 3천만원으로 예산을 책정했다. 여러 개인, 단체, 기관들이 학교지원금을 단절시키는 추세에 새로 부임한 김용관 총장은 나름대로 동분서주하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S 장로의 말에 의하면 “최 총장이 지난 4년 동안 20억 원이란 거금을 모았으며, 지금은 자신이 기거하는 아파트 마저 내어놓고 전세방으로 전락되어 살고 있는 딱한 처지에도 전 총장을 이사회가 이렇게 대우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최무열 전 총장은 자신이 취임 일성으로 “자신의 아파트 한 채를 학교에 기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런데 등기를 확인한 결과 1억몇천만원 가량이 은행대출에 근저당 설정된 채로 학교 재단에 가입시켰다. 최 총장은 이사회 앞에서 은행 대출 건을 갚겠다고 말했으나 일부만 갚고 그대로 남겨둔 채 자신의 아파트를 비우고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재단의 모 관계자는 “최 총장이 모금한 20억원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 도서관 건립을 위해 모은 기금 약 40억원 가량을 학교 부지 매입(김해중앙교회 대지) 금액으로 탕진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학교 재정이 바닥났다면서 학교 운영에 역행을 자초한 인물이라 지적했다.
문제는 학교 안의 교수, 학생, 직원들이 새 총장과 함께 조용하게 학교 일에 매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밖에서 전 총장 쪽과 현 이사회끼리 다투고 있다. 어느 쪽을 두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노회 중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문제는 과연 학교에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큰 것을 놓칠까 염려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영남신대와 부산장신대의 통합설이 나도는 가운데 학교 존립에 이런 루머나 의혹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누군가가 자신을 던져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은 많은 학생, 그리고 졸업생들이 지금도 도움과 격려, 기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장신대는 아직까지 건재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지지 인사들이 많다. 군졸싸움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대다수 교수, 학생들의 여론이 지배적이다.
신이건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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