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평가 10위권 조용기, 한경직 목사 단 2명
주간지 시사저널이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특별기획은 한국교회 현실을 반영하는 좋은 척도로 평가받고 있다. 금년에도 시사저널이 지난 7월 28일부터 8월8일까지 여론조사 기관 미디어리서치를 통해 우리 사회 10개 분야 전문가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조사를 펼쳤다. 10개 분야는 행정관료, 교수, 언론인, 법조인, 정치인, 기업인, 금융인, 사회단체, 문화예술인, 종교인 등이다.
△천주교 영향력 높아... 염수정 추기경 1위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 순위를 살펴보면 10위권 내 개신교는 겨우 2명이다. 조용기 목사(7위, 7%)와 작고한 고 한경직 목사(10위, 2%)가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반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인물은 염수정(35.7%) 추기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염수정 추기경은 1969년 고 김수환 추기경과 2006년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금년 2월 추기경으로 임명받은 한국인 세 번째 추기경이다. 시사저널은 “지난해까지 순위권에 들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염 추기경은 개인적인 영향력을 갖춘 종교인이어서가 아니라,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등으로 커진 천주교의 영향력으로 관심을 받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천주교는 이외 고 김수환 추기경(2위, 29.2%)과 정진석 추기경(4위 10.4%)등 5위권 내 3명의 인물이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이들 세 명의 영향력이 75.3%를 차지하고 있다. 작고한 김수환 추기경의 경우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 1위를 차지해 왔다. 금년 처음으로 염수정 추기경에 추월당했다.
반면 불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3위, 19%), 고 성철 스님(5위 8.1%), 고 법정 스님(6위, 7.8%), 법륜 스님(8위, 4.4%), 혜민 스님(9위, 2.3%) 등 총 5명이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성철스님의 경우 지난 해 8위에서 5위로 상승했는데, 불교계에서는 최근 성철 스님의 책과 음반이 출시되는 경향과 맞물려 영향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소유’를 강조했던 법정 스님도 법문집과 명상집, 산문집 등 다양한 분야에 50종의 책을 저술해 여전히 인기가 높고, 법륜 스님의 경우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의 정계 진출 이전부터 멘토 역할을 한 것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상태다. 또 혜님 스님도 ‘힐링 멘토’로 국민들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불교계의 경우 국민들에게 멘토와 힐링이라는 측면에서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와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신교....겨우 2명, 영향력도 바닥
시사저널은 1위부터 6위까지 천주교와 불교계가 각각 3명씩 차지한 반면, 개신교 인사는 단 한명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많게는 5명의 인사가 이름을 올렸지만, 해마다 영향력이 감소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7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조용기 목사의 경우도 평가가 상반된다고 지적하면서 “교회 재산을 배임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해 올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유로 악명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저널은 10위권 밖에 구원파 유병언이 이름을 올린 것도 지적하면서 “0.7%로 15위에 유병언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인 청해진 해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추척을 받던 중 전남 순천의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 한경직 목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평가했다. “그는 생전에 영락교회를 세워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종교인의 모습을 보였다. 사회복지, 복음전파, 남북 화해 등에 이바지한 공로로 1970년 국민 훈장 무궁화장을 받았고, 1992년 한국인으로는 유일한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 상을 수상했다. 2000년 삶을 마감하면서 남긴 유산은 말년에 타고 다니던 휠체어와 지팡이, 겨울 털모자, 입던 옷가지, 생필품이 전부였다”고 평가했다.
△우리 사회 정신적 지주가 없다
이번 평가에서 김수환 추기경, 성철 스님, 법정 스님, 한경직 목사 등 고인이 된 인물이 4명이나 포함됐다. 여기에 대해 미디어리서치 장석만 소장은 “우리 사회에 정신적 지주가 없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 소장의 말대로 국민들은 우리사회의 정신적 지주를 찾고 있다. 하지만 천주교와 불교와 달리 개신교는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남 탓을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지 않는다면 한국기독교는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을 잃고 말 것이다. 이제는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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