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안팎에서 경산, 영천 부지 처분 놓고 문제제기
▲황 전 총장의 문제제기
고신대학교(총장 전광식)가 땅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현 집행부가 전 집행부와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땅 매입대금 6천만원이라는 돈이 지난 1월 교비 통장에 입금되면서다. 대학측은 돈의 출처를 조사하면서 학교법인에 이 사실을 알리게 되고, 법인 감사팀도 이 돈을 조사하면서 대학이 지난 1999년 경북신학교 땅을 기증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제는 이 땅이 개별공시지가가 1억8천5백만원이고, 실제 등기부상의 매매 대금은 1억5천만원인데, 학교측에는 6천만원이 입금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후 3월 중순 3천만원이라는 돈이 더 입금되지만 대학 내부에서부터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4월 14일 고신대 황창기 전 총장이 코람데오닷컴에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면서 교단 안팎에 알려지게 됐다.
황 전 총장은 ‘그 땅의 세금을 대학이 납부해 왔으니 명백한 고신대 땅이 아니냐?’, ‘교무회의의 투명한 공식 결정이 있었느냐?’, ‘이 땅에 왜 3명의 사람만이 관여 해 왔느냐?’, ‘등기필증 상에 나타난 매각 대금보다 왜 수천만원이 적은 금액이 대학당국에 입금되었느냐?’고 공식 문제제기를 했다.
▲사건의 내막은?
본보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사건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난 1999년 김병원 총장 재임시절 경북신학교가 해체되면서 신학교 부지(경산)와 신학교가 소유한 땅(영천)이 고신대학교에 기부된다. 하지만 당시 집행부는 땅을 법인(고려학원)에 등기 할 경우 다시 매각 절차에 들어갔을때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처분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에서 3인의 처리위원(김성수 부총장, 이복수 기획실장, 김영수 사무처장)을 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그 땅을 법인 명의가 아닌 이복수 기획실장 개인 명의로 등기하게 된다. 개인 명의로 등기할 경우 처분절차가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땅은 당시 집행부가 처리하지 못했다. 오히려 집행부가 두 번(황창기 총장-정현기 총장)이나 바뀌어 김성수 총장 재임 초기인 2006년, 경산부지가 인근 늘푸른교회에 증여형식으로 넘어가게 된다. 대신 교회는 대학에 발전기금 형식으로 3차례에 나눠 3억1천만원을 입금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양도소득세가 발생하기 때문에 증여형식으로 토지를 넘기고 대학이 발전기금 형식으로 받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나님의 대학과 교회가 세금문제로 편법을 썼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영천 부지의 경우 김 총장 퇴임 일주일 전 매매가 거래 됐다. 경산과 달리 영천은 산으로 되어 있고, 주변에 길이 없으며, 가축사육 제한지역으로 묶여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땅 주변 부동산도 땅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꺼려하는 땅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땅을 매각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김동인 학생처장이다. 김동인 교수는 기획부동산에 이 땅의 매각을 의뢰했고, 기획부동산은 땅 값으로 1억원을 제시했다. 이후 기획부동산은 이 땅을 1억 5천만원에 매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천 부지 매각 값 1억원은 세금 1천만원을 제외한 실지 수령액이 9천만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중 6천만원만 대학에 입금되고, 나머지 3천만원은 입금되지 않았다. 실제 법인 감사가 감사에 착수하자 지난 3월 중순 고 박재석 장로의 발인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김성수 총장이 나머지 3천 만원을 입금시킨 것이다. 당시 김 총장은 법인 감사에게 (특정인에게)사례를 하기 위해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려학원 내에서는 이 문제가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학교 기본 재산은 학교법인(이사회)만이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절차적 편리함 때문에 기부받은 재산을 개인 이름으로 등기해 놓고 매각시 교무회의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개인이름으로 등기해 놓은 재산에 대해 교비로 세금을 대납하는 등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 일어났다는 지적이다.
분명한 사실은 학교 재산을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학교법인 고려학원도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땅을 기부 받은지 14년 동안 교비로 세금을 내고 있었음에도 땅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관선이사 시절 교단산하 전국교회에 정이사 체제 전환을 위한 헌금을 요구하면서 대학 스스로는 많게는 약 5억 원이라는 돈을 마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김성수 전 총장 “문제될 것 없다”
김성수 전 총장은 미국에서 본보의 질의에 문자로 답장을 보내왔다. 김 전 총장은 “영천 땅은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 김동인 교수가 알아서 한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면서 “그 땅을 그만큼 받아 대학에 넣었으면 잘한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 “(대학당국이)학교 정원 감축과 구조조정에 주력해야 하는데 쓸데없는 일에 신경쓰고 있으니 그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9천만원 중 3천만원을 나중에 넣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때 넣은 것은 수고비 등 정리가 안되었고, 출국시기 때문에 바쁘고 그래서 김(동인) 교수께 귀국해서 정리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5월20일 경 귀국할 예정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 37년간 학교 봉사한 것을 그렇게 마무리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김 전 총장의 말대로 대구노회 H 장로도 “김성수 총장에게 부탁을 받아 이 땅을 팔아보려고 노력해 보았다. 하지만 이 땅 자체가 맹지(다른 토지가 둘러싸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막힌 땅)라서 공시지가 대로 나올 수 없는 땅”이라고 주장했다. H 장로는 “내가 부탁을 받고 이땅을 팔아보려고 했지만 1-2천만원에도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학교법인은?
이 문제로 곤혹스러운 것은 학교법인이다. 어떻게든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해야 되고, 교단 안팎의 의문점도 해소해야 된다. 또 김성수 전 총장과 관련해 필리핀 어학연수원과 관련한 직원 휴가보상비 7천여만 원도 김 총장에게 법인이 받아 내야 한다. 이 또한 이달(4월)말이 시한이다.
현재로서는 법인이 이 문제와 관련해 등기부상 실제 매매가 이뤄진 1억5천만원 중 나머지 5천만원과 4월 말까지 직원 휴가 보상비가 입금되지 않을 시 법정 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송 판결문을 받아 금년 8월 퇴직하는 김 전 총장의 사학연금을 상대로 압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학연금은 본인 동의 없이 압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복수 교수 “이용당한 기분”
한편, 경북신학교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한 이복수 교수는 “나는 처음부터 원하지도 않았다. 학교가 필요로 해서 이름만 빌려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이 문제로 교단 내에서 논란이 되는 것을 보니 안타깝고, 스스로는 이용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의 질문에)현재 대학에서 조사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밝히겠다. 현재로서는 언론에 먼저 입장을 전하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전해왔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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