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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故 이태춘 열사 노제 때 부산역 광장에서 영정사진을 든 故 노무현 변호사와 문재인 변호사(좌), 최성묵 목사(우) |
<변호인>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상영이 시작된다.
지금으로부터 33년전, 81년 9월 부산지역 종교인, 교사, 대학생 19명(최준영, 이상록, 고호식, 송세경, 설동일, 김재규, 이진걸, 주정민 등)이 국가보안법, 계엄법,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바로 부림(釜林) 사건이다.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사건을 배경으로, 실화와 허구가 더해진 각본으로 만들어낸 최근 영화 <변호인>이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여 시중에 화제를 일으켰다. 당시에 변호인으로 활동한 노무현 변호사를 묘사한 부분 때문에 더욱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이다. 변호인 영화의 허구와 부림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뜻에서 현장에 있었던 기자로서 33년만에 증언한다.
물론 그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구속된 5명에 대한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19명의 구속된 부림의 관련자의 핵심 주심 변호인은 노무현 변호사가 아니라 故 김광일 변호사다. 원래 學林(학림)이었다가 사건이 부산 전역으로 확대되자 釜林(부림)으로 이름을 바꿨다.
서구 부민동 당시 법원이 있었던 법원 맞은 편, 지금의 부민교회 옆 2층 건물에 자리잡은 김광일 변호사 사무실에 함께 인턴 케이스로 변호 보조 역할을 하여 같이 사무실에서 김광일 변호사를 도왔던 보조 변호사가 노무현, 문재인 변호사다. 그들은 김광일 변호사의 변론 업무를 역할분담하여 도왔던 인턴 변호사였다.
김광일 변호사와 그의 경남고교 동기인 이흥록 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부상한 것은 대학생, 지식인, 청년, 종교인들을 대상으로 만든 ‘양서협동조합’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양서협동조합이란
정치, 사회가 불안하고 군사정권이 지속하게 되자 민주화를 이뤄야한다는 의식을 구축할려면 대학생, 젊은이, 종교인들이 ‘책을 통해 알아야한다’는 자유민주주의이념과 사상의식이 필요불가하는 요소로 보고 외국, 독일에서 일어났던 ‘양서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을 본떠 결성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양서협동조합을 도입한 아이디어 제공자는 박상도(중부교회), 김희욱 집사(부산영락교회) 서울대 사회학 재학생 최준영 군과 김형기 군(지금은 경동노회 경주팔복교회 목회자)이다. 최준영 군은 중구 보수동 소재 부산중부교회(당시 담임 최성묵 목사)에 출석했지만 김형기 군은 서울 새문안교회 대학생회장 출신으로 서울에 쫓겨 다니다가 부산으로 내려와 김광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장 보조로 일하면서 김 변호사의 도움으로 양서협동조합 정관과 운영세칙안을 만들어 정식 부산양서협동조합 이사회를 조직하여 보수동 헌책골목 어느 한 서점을 빌려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의 소위 말하는 경제민주주의 이념과 사상에 대한 의식적인 양서를 대량구입하여 놓고 이 양서를 도서를 나눠 읽는 조합원을 모집하기에 이르렀다. 그 당시 불과 1년만에 조합원 572명이 넘을만큼 양서 구입, 교환 등 인기가 높아 부산 대학가에 널리 퍼져 있었다.
부산 ‘양서협동조합’ 이사회 이사장은 이흥록 변호사였고 조합장은 김희욱 집사(부산영락교회)였다. 이 이사회 이사 가운데 최성묵 목사(부산중부교회), 임기윤 목사(제일감리교회), 심응섭 목사(중부교회 원로), 우창웅 장로(부산진교회), 김동수 장로(부산의대 교수, 부산영락교회), 차선각 목사, 박상도 집사(부산중부교회) 가톨릭계는 송기인 신부, 오수영 신부 등이 참여했다.
결국 양서협동조합 조합원이 대학가에 학생들 사이에 확장이 되어가니까 안전기획부(지금의 국정원)에서 이 조합을 해산하도록 압력을 넣기 시작하고 경찰로 하여금 여기에 관련된 인사들을 소환하기 시작하여 조합구성원들을 일일이 체크하는 등 해산 압력을 넣었다. 이로인해 기무사에서 김광일 변호사, 이흥록 변호사, 임기윤 목사를 연행하여 조사 문초하기 시작했다.
그때 임기윤 목사가 기무사 3.1공사(대공분실)에서 쓰러져 부산대학병원에서 세상을 떠나는 일련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지켜 본 부산대 재학생, 동아대, 수산대 학생들이 부산중부교회를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하여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입에서 입으로 여론화 시켰다.
그때 <전환시대의 논리와 후진국 경제론>과 함석헌옹의 <뜻으로 본 한국교회> <씨알의 소리>, 한완상 교수(서울대)의 사회 이념 서적, 서남동 교수(한신대), 안병무 교수(한신대)의 의식화 신학서적이 대학생들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읽혀지기 시작하자 이들 서적을 금서 서적으로 하여 양서협동조합 관계자와 관련서적을 압수 수색하기 시작하였다.
이로서 1981년 9월경 부산대학생 이상록씨가 중부교회 청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가의 연결망을 갖고 신군부철권통치와 맞서 싸우는 준비 모임과 의식화 교육을 했다는 것이 소위 부림사건 핵심 관련자 19명을 붙잡아 갔다.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변론을 맡아 나선 분들이 김광일, 이홍록, 노무현, 문재인 변호사들이 연대하여 무료변론을 맡았다. 실제 부림사건의 중심 씨앗은 부산중부교회가 모태가 되어 수요모임을 통해 시국강연을 자주 열어 서울에 있었던 이 땅의 민주세력과의 연결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그 배후엔 재정적 뒷받침과 신앙 연대로 무료변론을 맡아 싸운 의인은 故 김광일 변호사였고 김 변호사는 김대중 사건에서 유일하게 부산 변호사 출신으로 DJ 구속 변론을 맡아 수감되어 있었던 진주교도소에 이희호 여사와 함께 면회도 가고 변론도 맡기도 했다. 33년만에 그 당시 필자는 10년간 중부교회 집사로 교계 언론기자로 역사현장을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본 역사적 현장의 사실적 기록을 여기에 밝힌다.
신이건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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