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흘러가는 부산과 광주 지역 연합운동
 |
| 목도장을 찍은 노회장들은 2차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
△광주와 부산에서 어떤 일이(?)
WCC 부산총회 이후 유독 부산과 광주지역에서 WCC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광주지역은 통합측 교회이면서 WCC를 적극적으로 반대해 온 광주안디옥교회 박영우 목사가 해당 노회에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합동측 광주, 전남협의회(회장 이원재 목사)는 작년 12월 성명서를 발표해 “WCC 부산총회 개최를 반대한 것은 결코 어느 개인이나 교회나 교단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고, WCC의 몇가지 주장과 광주에 속한 교회들의 입장은 다르다는 것을 구별시키는 노력을 다 하지 못하였음에 유감을 표하고 이 일로 상처 받은 분들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며 WCC 총회에 대한 지나친 반대로 상처준 교회와 교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반면 부산은 부기총 총무로 활동했던 이성구 목사가 WCC에 대해 옹호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당 서부산노회에서 상회권 5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또 최근에는 부산기독교보수교단교회연합회(회장 박흥석 목사)가 부기총 김태영 대표회장에게 “2014년 1월 말까지 부산기독교총연합회의 이름으로 신문지면에 사과 또는 대표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달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부기총 결의 어떠했나?
보수교단연합회는 “금번 총회 기간 동안에 중립을 지키기로 결정했던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태영 목사 및 동 교회가 WCC에 대하여 적극 동조 및 참가 한 일을 묵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기총도 WCC에 대한 부기총의 공식입장은 찬성과 반대 어느쪽도 지지하지 않는 것이라며 중립을 지키기로 결의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부기총은 “교단의 입장과 개인의 의사까지 중립을 지키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WCC에 대한 부기총의 입장은 2009년 9월 5일 임원회 6차 회의에서 처음 거론됐다. 당시 결의사항에는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 2013년 부산개최에 대한 부기총의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으로 “부산지역 교회들의 신앙 정서상 불편함도 있겠으나 본 부기총은 개인별 신앙적이 아닌 기독교 단체로서의 정책적 입장에서 환영키로 하다”며 처음에는 환영하는 결의를 한 바 있고, 실제 교계신문에 환영 성명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WCC 총회가 다가옴에 따라 반대 의견이 높아지면서 2012년 제1회 전체임원회에서 “부기총 차원에서의 찬반의 입장은 표명하지 않도록 하기로 하다”고 재결의를 한 바 있다.
문제는 이때 ‘연합회 차원이 아닌, 개인의 의사표시’에 대한 명확한 결의 내용은 없다. 하지만 모 임원은 “문구가 적혀 있지는 않지만 개인은 교단의 입장에 따라 자유롭게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말들이 오고 갔다”며 그 이유로 상임회장 이인건 목사의 경우 반대집회에 참석해 순서를 맡는 등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지만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회장들 “동의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보수교단연합회는 이번 공문에서 ‘WCC 반대하는 노회장 및 대표’들의 서명과 도장이 찍힌 첨부물을 함께 발송했다. 부산지역 합동(6개노회), 고신(6개노회)과 브니엘, 개혁, 하나님의 성회, 재건 교단의 노회장 및 교단 대표들의 서명 및 도장이 찍혀 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향후 부기총이 주도하는 연합운동에 큰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하지만 공문의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는 노회장도 있다. 모 노회장은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부분은 인정하지만 부기총 대표회장의 사퇴 요구는 합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수교단연합회에 동참하는 노회장들은 이번 항의 서한에 대해 두 번의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모임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의견이 나뉘었지만, 결국 온건파의 주장대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선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2차 모임에서는 이들중 절반이 불참했고, 당초 1차 모임에서 합의한 ‘해명 및 사과’에서 더 나아가 대표회장 사퇴까지 논의 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 노회장은 “1차 모임에서 합의된 내용이 공문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사퇴 부분은 사실상 절반 의견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명지에도 총 16명 중 8명의 노회장 및 교단대표의 사인이 있고, 나머지 8명의 노회장들은 목도장이 찍혀 있다. 다른 모 노회장은 “(2차 모임에)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도장을 찍는) 허락을 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결국 목도장을 찍은 나머지 8명은 2차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고, 대표회장 사퇴에 대한 동의까지 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A 노회장은 “개인적 의견을 피력할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노회 임원회를 열어 이 부분을 논의하고 동의를 받아냈다. 문제는 ‘해명과 사과’까지 노회 임원회 결의를 얻어냈기 때문에 우리 노회는 대표회장 사퇴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감정싸움이 문제
부산교계 지도자들은 “보수교단연합회 임원과 부기총 임원간의 감정의 골이 깊은 것 같다. 양측이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며 자칫 교계 연합운동이 침체되지 않을까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수의 교계지도자들은 “WCC 대회가 끝났기 때문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마무리 해야 한다. 더 이상 교계가 분열한다면 차후 더 큰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상준 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