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장 문제로 갈등
1955년 고 김길창 목사가 세운 기독교 사학 경성대가 부총장 인사 문제로 총장과 교수협의회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6월경 학교 경영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총장에게 기획부총장과 학무 부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송 총장은 13명의 교무위원중 7명을 교체했지만, 문제의 핵심인 기획부총장 등 6명을 유임시켰다. 이 때문에 교수협의회가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송수건 총장 탄핵안을 통과시켜(318명 중 259명 찬성, 3분의 2이상 찬성) 총장직무를 중지시켰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고, 부총장 인사와 산학협력교수 채용 과정에서 60여명 중 절반 가량이 총장 고교 동문으로 채우는 등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학본부측은 “산학협력단 교수 모집 당시 지원자가 적어 총장이 불가피하게 고교 동문을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항변했고, “대학 학칙상 교수협에서 총장을 탄핵 할 수 없다. 사립학교법이나 대학 학칙의 하위법에 해당하는 교수협의 정관을 토대로 이루어진 총장 탄핵안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수협의회측은 “송 총장이 취임 할 당시 재단이사장과 총장, 교수협의회 의장간의 합의한 ‘대학발전을 위한 합의문‘에 총장 탄핵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명시되어 있다. 재적회원 3분의 2가 넘을 경우 총장을 탄핵 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재단측은 교수협의회 의장과 부의장 등에 대한 파면 절차에 들어가 이 문제가 한동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재단과 교수회간 오랜 갈등
2005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재단에서 임명한 김수환 총장 직무대행과 교수회(현재 교수협의회)가 투표로 선출한 김병원 총장이 입학식서 서로 총장 자격을 주장하며 식장 단상에 올라 식사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두 명의 총장이 몸싸움을 벌이는 볼성 사나운 일이 연출된 것이다. 입학식에 참석한 학생들까지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벌어지는 등 재단과 교수협의회 간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기독교 색체는 사라져가고
기독교 사학 답게 경성대는 진리, 봉사, 자유를 교시로 설립되어 기독교 사학명문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1990년도 당시까지는 기독교 대학으로 명성을 이어왔지만 2000년에 들어서면서 기독교 색체를 점점 잃어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성대 신학과는 그 전신이 학력인정 각종 인가를 받은 부산신학교다. 초교파 신학교 특성을 가지고 발전해오다 1997년 경성대와 통합했다. 당시 부산신학교 전체학생 398명중 308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65명(86%)으로 대학간 통합이 이뤄졌다. 경성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성학원(당시 이사장 권오현)은 97년 5월 2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경성대학교 내 신학과와 교회음악과를 지닌 단과대학인 신학대학을 신설하여 부산신학교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나간다’, ‘금년 연합신학대학원(신학과 및 목회학과)의 신설을 교육부에 신청하기로 한다’고 합의 각서에 서명을 결의했고, 전신인 부산신학교측과 합의했지만 이 약속을 지켜나가지 못하고 있다.
2003년 학생수가 급감한다는 이유로 신학과 2부(야간)를 폐지시켰고, 2009년에는 신학대학에 소속되어 있던 교회음악과를 예술대학에 편입시켜 사실상 학과를 폐지시켰다. 2011년도에는 ‘단과대학’이 ‘일반학과’로 축소된 것이다. 채플도 경성대에서는 교양선택 과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신학과를 제외한 일반학과 학생들은 채플을 거의 찾지 않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같은 기독교 사학인 부산외국어대학의 경우 2011년부터 기존 1학점에서 2학점으로 채플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성대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학본부측 “학생 모집 안돼 어쩔수 없다”
대학본부측의 입장은 “학생 모집이 안돼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신학교와 통합당시 400명에 육박하던 학생이 지금은 주간 20명만 모집하고 있다. 경성대 신학과가 학생모집이 안되는 이유는 특정 교단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 초교파 신학교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교수들도 학생모집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신학과 폐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역 교계의 관심과 신학과 출신 동문, 경성대 스스로 자구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경성대에서 ‘신학과‘가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경성대가 기독교 사학이라는 건학 이념도 사라질 수 있다고 지역 교계는 우려하고 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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