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학원 총장 선출 방안 확정
학교법인 고려학원(이사장 김종인 장로)이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고신대학교 차기 총장 선출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선출 방안의 특색은 사실상 교단 밖에도 문을 열어 놓았고, 그동안 목사, 장로들의 점유물로만 여겨졌던 총장직이 타교단 교회 항존직 직원(안수집사)까지도 후보 자격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다. 이사회는 후보자격에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 전통을 따르는 분으로 고신교단의 정체성에 동의하는 교회 항존직 직원‘으로 규정했다. 고신교단의 정체성에 동의하는 인사면 교단 밖에서도 후보 자격을 갖출 수 있고, 안수집사라도 총장직 도전이 가능하다는게 이번 방안의 특색이다.
이 외에 학교법인 이사회는 후보자격을 ‘교내, 외 인사로서 대학 사회가 요구하는 학문적, 도덕적, 인격적 기준을 충족하며 경영 능력이 뛰어난 분‘, ‘교육 공무원 임용 자격을 갖추고 학교법인 고려학원 정관 및 정관시행세칙을 준수할 수 있는 분‘, ‘1948년 1월 24일 이후 출생한 분‘으로 후보자격을 규정했다.
또 총장 선출 일정도 확정했다. 9월 17일부터 10월 4일까지 ‘총장 후보자 초빙 공고‘를 게재하고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총장 후보자 지원 서류 접수, 10월 9일 이사회에서 총장 후보자 소견 발표등을 갖고, 10월 18일 오전 11시 제63회 제1차 임시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환영과 반대 분위기
이번 선출 방안에 대해 대학 안은 찬성하는 분위기와 반대하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구분되고 있다. 후보자와 신학대학에서는 “자칫 고신대학교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 반면, 자연과학대학을 비롯한 타 과에서는 “문을 넓혀 경쟁력 있는 후보를 총장으로 맞아야 한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학 구성원 일부에서는 “특정인을 배려한 결정 아니냐“며 과거 교육부 고위 공무원을 영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사무처장 선임 건 반려
한편, 관심을 모았던 고신대학교 사무처장 선임건(고신대학교 직원 인사 청원의 건)은 반려 됐다. 반려 사유는 지난 2월 직원 승진 건 당시 교무회의 내용을 그대로 이사회에 올렸기 때문이다. 당시는 승진 건이었고, 이번에는 사무처장 선임 건이기 때문에 대학이 다시 절차를 밟아 이사회에 관련 안건을 올려달라는 차원에서 반려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모 이사에게 “절차를 밟아 올라오면 선임이 가능한가?“라고 질문을 했지만 모 이사는 “그건 알수 없다. 이사들의 생각들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때 가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도 차기 총장을 선임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무처장 선임 건을 함께 다루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상 차기총장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사무처장을 현 총장이 선임하는 것에 대해 대학 내에서는 ‘보은인사‘, ‘보험용 인사‘라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성수 총장은 “총장 임기 내 단행하는 적법한 인사“라며 이번 사무처장 선임 건을 꼭 통과시켜 달라고 이사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오랫동안 공석으로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사무처장 공석을 지켜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들은 총장의 이런 주장 또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아무런 액션이 없다가 총장 은퇴 시점에서 서두르는 것이 마치 특정인을 위한 인사단행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외 이사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순환보직건도 ‘부서 책임자와 협의하여 다시 상정’하도록 반려됐다.
△이사회의 권위가 무너지고 있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각 기관의 예산, 결산, 재산취득, 산하 기관의 경영에 대한 중요 사항들을 결의, 감독하는 실제적인 최상의 기관이다. 이사장 또한 법인을 대표하고,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실제적인 고려학원 내 최고 권력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려학원 내에서는 이러한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지난 7월 김종인 이사장은 법인 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법인 내 A 직원을 의대로 전보 발령을 냈다. 의대는 총장직속 관할이기 때문에 인사명령을 대학에 통지하였지만, 대학당국에서는 이 공문을 반려 해 왔다. 법인산하 모 직원은 “A직원은 법인 내 직원이고, 직원의 임면권한은 이사장에게 있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공문이 반려 돼 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공문이 총장명의가 아닌, ‘직원인사위원장 직무대행‘ 명의로 되돌아 왔다는 것이다. 대학의 모든 공문은 법인으로 올때 총장 명의로 와야 한다. 하지만 이 공문은 최종결재권자가 부총장으로 되어 있고, 직원인사위원장 직무대행 이름으로 반려됐다는 것이다. 이상규 부총장은 “내용을 못 살펴 이사장께 사과를 드렸다. 핸드폰으로 내용을 보고 받았는데, 반려 내용은 마지막에 나와 있어서 보지 못했다“며 이 내용은 이사장과 이야기가 잘 되었고, 이미 끝난 사안이라며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현재 대학 직원인사위원장은 사무처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사무처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대행을 교목실장이 맡고 있다. 반려 당시 교목실장인 신경규 교수는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법인의 공문을 그대로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공감했다. 하지만 그 공문을 반려하겠다는 결정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직원인사위원들이 설명한 내용으로는 A씨가 3년 동안 두 단계(9급->7급)로 진급했다고 들었다. 대학 내 직원들과 비교해서 부당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당시 법인의 공문을 그대로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느낀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인 관계자는 “A씨는 입사 전 교사경력을 인정하여 8급으로 채용되었고, 최소 승진연한인 3년을 1년 2개월 넘겨 4년 2개월 만에 승진 발령을 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또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사발령을 했기 때문에 새롭게 직원을 채용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며 항간에 오해로 퍼진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재 법인은 이번 공문 내용과 관련 대학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번 이사회에서 반려된 순환보직건도 부서책임자와 협의하여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결의했지만, 사실상 내용은 부서책임자와 순환보직자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학원 내 모 관계자는 “이사장이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해도, 부서장과 직원들이 반발할 경우 이사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전례를 남긴 셈“이라며 고려학원 이사회의 권위가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의 투서
최근 본보에 익명의 투서가 전달됐다. 지난 2011년 8월 29일자로 이사회 징계위원회에서 파면된 처장급 직원에게 파면된 지 3개월이 지난 후에 사직서를 첨부하여 고의로 사직으로 변경한 뒤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징계로 인한 대기발령 시 3개월까지는 급여의 8할을, 이후에는 5할을 지급하라는 규정(정관 제41조3)에 준하지 않고 전액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사회의 결의로 5급(계장) 직원에게 부장직함을 준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하라는 인사명령을 했는데도 이를 어기고 부장으로 급여를 지급했다가 수개월이 지난 후에 마지못해 시행하는 납득되지 않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본보가 행정부에 확인한 결과 행정부 모 관계자는 “현재 진위를 파악중에 있어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사회가 명령을 내려도 이 같은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고려학원 이사회의 권위 자체가 땅에 떨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사회는 총장선출보다 이사회 권위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누가 총장이 되도, 직원들이 인정하지 않을 경우 대학총장이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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