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란 목사(금곡성문교회, WCC부산준비위 총무)
지금부터 22년 전 WCC 7차 총회개최지는 호주의 행정수도 약 30만 인구의 작은 도시 캔버라였다. 한국준비위원회는 빛의 순례행사의 일환으로 기대와 설레임으로 상임위원장 장 상(전 국무총리서리, 이화여대 총장) 등 기자단 3명을 포함한 총 14명이 7월 15일-22일 8일간의 일정으로 장도에 올랐다.
처음 시드니에 도착하여 호주연합신학대학에서 에큐메니칼 예배를 드리면서 호주연합교회 관계자들은 “부산에서 10차 총회가 열리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고 의미 깊은 일이라”고 하면서 “지난날 호주교회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던 부산에서 총회가 열리는 것이 반갑고, 반드시 성공적인 총회가 될 것을 소망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일치와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주연합교회 총회을 방문하여 호주교회 상황과 당시 총회를 개최한 상황을 듣고 금번 WCC 총회에 관심과 많은 참석을 요청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호주교회는 124년 전에 한국선교를 위하여 헨리 데이빗 선교사를 파송한 이래 부산 경남지역선교를 위해 고귀한 선교의 피와 땀을 흘린 선교국으로서 이제 장성한 한국교회가 부산에 WCC총회를 개최하게 된 것에 너무나 큰 감사와 기쁨을 표현했다.
밤에는 WCC호주한인교회와 디아스포라 예배를 함께 드리게 되었으며, 다음날 개최도시 캠버라를 방문 할 때에 호주 원주민 대표 등의 환영과 빛의 점화식을 갖고, WCC캔버라 총회 관계자들과 만나 당시 7차 총회를 준비한 과정과 그 후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하여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WCC위원이고 한국 선교사로 평생을 바친 죤 브라운(변조은)목사를 비롯한 호주교회 총무였던 그레이 핸드슨 목사와 당시 캔버라 지역준비위원인 리베라 박사와 마가렛 리슨 권사 등이 참석해 생생한 경험들을 소개했다.
이날 호주교회 관계자들은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교회들의 참여와 자원봉사자 선발및 교육을 정성껏 준비했던 일을 상기시키면서 어떤 이들은 자원봉사자로 한 달간 휴가를 받아 역사적인 WCC총회에 헌신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캔버라시와 호주중앙정부의 각별한 지원과 협력했던 일을 회상했다. 특히 호주교회관계자들은 “총회를 준비하는 전체과정이 결국 호주교회의 에큐메니칼 정신을 키우는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캔버라 총회 준비위원는 총회에 참석하는 전 세계 총대들에게 기념품 양초를 직접 만들어 제공했다.
오후에는 총회가 열렸던 호주국립대학교를 방문했다. 당시 대학 잔디밭에 초대형 천막을 치고 대회를 했는데 이스라엘백성이 광야생활 중에 회막을 치고 하나님께 나왔던 것을 회상하며 그 옛날 광야 성회를 상기시킨 것이다.
총회 때에 이들은 숙소와 행사장들이 먼 거리에 떨어져 이동 할 때에는 주로 도보로 했지만 시민들이 자가용을 타고 가다가 태워주는 훈훈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총대들이 길을 잃을까 길바닥에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 발자국을 그려 방향표시를 하기도 했다.
당시 호주의 보수교단 극소수 일부가 WCC 총회를 반대하는 일도 있었지만 교단장들과의 대화를 통해 좋은 일들을 소개하며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하여 잘 무마 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 옛날 호주국가가 원주민(애보리진) 수 십 만 명을 학살한 사건은 호주교회가 감추고 싶었던 일이지만 총회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공개되어 그 옛날의 역사적 과오를 회개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그 후 호주정부는 애보리진들에게 사과하고 호주의 주인으로 대하게 되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경험을 했던 호주교회 관계자들은 이번 WCC 부산총회는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전 세계에 생생하게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할 뿐만 아니라 평화통일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죤 브라운 목사는 “부산총회의 중요한 이슈는 남북한의 분단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말했다.
마지막으로 호주의 멜본에 도착했다. 멜본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한 곳이다. 호주장로교는 1889년 총회파송 헨리 데이빗 선교사를 124년 전 한국에 최초로 파송하였고, 부산진교회, 초량교회, 구포교회, 수안교회, 항서교회 등을 세웠으며, 그 후 노블 맥캔지 선교사는 부산 상애원을 세워 나환자들을 돌보았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의 두딸 헨리 맥캔지와 캐스린 맥캔지는 의사와 간호사가 되어 일신기독병원을 세워 한국전쟁으로 부산에 몰려든 피난민과 산모들을 돌보는 의료선교를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는 당시 부산지역선교를 위해 헌신한 매캔지 자매가 노후여생을 보내고 있는 양노원을 방문하여 이들과 한국선교사들의 후손들과 환담을 나누었다. 일행 중 유일한 부산출신인 필자를 무척 반갑게 맞아주었고, 부산 경남을 거점으로 선교한 호주선교부의 발자취를 따라 이들의 선교족적을 듣는 순간 벅찬 감동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또한 멜본 한인교회에서 에큐메니칼 예배와 한민족 디아스포라예배를 드렸으며 특히 호주를 이끌어 갈 이민2세 청년들과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영어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이번 WCC 총회 호주 ‘빛의 순례’여행은 우리일행 모두에게 매우 뜻 깊은 여정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