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제98회 총회 장소 두고 기싸움

제3의 장소로 소망교회, WCC 개최지 부산까지도 거론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는 지난달 총회임원회에서 총회장소 허락을 자진 반납했다.

오는 9월 9일(월)부터 12일(목)까지 3박4일 동안 개최되는 예장통합총회가 3개월 남짓 남겨놓고 아직까지 총회 장소를 결정하지 못하고 진통을 겪고 있다.
총회 장소로 유력한 후보지는 먼저 총회 장소를 신청했던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김삼환 목사)와 서울서북노회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였다. 지난 3월에 있었던 임원회에서 총회 장소 개최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의견이 엇갈려 투표까지 갈 뻔했지만 회장단에게 위임했다. 그리고 지난 달 29일 임시 임원회를 열고 교회들의 입지와 여론들의 조사 결과, 최종적으로 한소망교회로 결정하고 개최지를 발표했다. 그런데 총회 서기인 류영모 목사는 신상발언을 통해 “총회의 평안과 덕을 위해 제97회 총회에 청원한 총회 장소 청원을 취소, 총회장소 허락을 반납한다”고 밝히고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로 인해 예장통합 제98회 총회 장소 결정은 다시 또 다음 임원회로 미뤄지게 됐다.
한소망교회는 총회 장소에 강력하게 유치 희망의사를 표명해왔으며, 류영모 목사 또한 차기 부총회장에 거론됐었다. 그런 만큼 이번 총회 장소 반납은 다소 충격적이었으며, 입장 번복의 이유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회 장소를 반납하며 언급한 ‘총회의 평안과 덕’이라고 언급한 것에 주목하면서 다음 임원회에 결정되는 총회 장소에 따라 그 사정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회 장소 유치 신청을 했던 명성교회와 한소망교회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주변 인프라와 숙소와 교통 등에서 이점을 가지고, 새성전 건축과 리모델링을 끝내고 지금까지 다섯 차례 총회를 개최해 거의 모든 여건을 충족시키는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이 있던 상황에서 명성교회에 비해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던 한소망교회가 강력한 유치 희망의 뜻을 보였었다. 이것을 두고 부총회장 당선 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현재 통합 산하 총회의 정치적 구도라고 할 수 있는 김삼환 목사 라인과 반 김삼환 목사 라인이라는 정치적 기류형성이 퍼진 것으로 보인 것이다.
교단일각에서는 총회 장소 결정이라는 중요한 일을 어떤 정치 역학적인 관계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임원회에서 원만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조속히 결정을 매듭짓는 것이 좋겠다는 반응과 함께 한편으로 WCC 제10차 부산총회 개최에 즈음하여 부산에서 개최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흘러나왔었다.
한소망교회의 총회 장소 반납으로 제3의 장소를 물색해야 하고 소망교회 등 장소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총회를 개최하는데 드는 약 3~4억 원이라는 만만치 않는 비용을 감당하고 1800여 명을 수용해야 해 교회들이 선뜻 나서지 않을 뿐 아니라 그만한 장소를 찾기가 어려워 제98회 총회 장소를 선정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혜진 기자

201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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