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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전체 임원회 속회 모습 |
•부활절연합예배 강사 교체요구
금년 10월 부산에서 개최될 WCC 부산총회에 대한 지역 교계의 찬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근 WCC 부산총회 철회 촉구위원회는 교계 신문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부활절연합예배 강사로 초대된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WCC부산총회 준비위원장)의 설교를 취소할 것으로 요구했다. 실제 지난 15일 개최된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윤종남 목사) 전체임원회에서 강사 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회원들의 목소리에 한동안 논란을 벌이다 정회한 뒤 다음날 오전 전체임원회를 속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반대 측, “WCC 총회 예행연습 아니냐”
16일 속회된 전체임원회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반대측 일부 보수교단 인사들은 “부활절연합예배가 마치 10월 WCC 총회의 예행연습 같다“고 주장했다. WCC 준비위원장 김삼환 목사가 강사로 나선 것과 매년 부활절연합예배가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되어 왔는데, 유독 금년에는 WCC 총회가 열리는 벡스코에서 개최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부기총 상임회장 김태영 목사는 “(강사 선정이)교단안배에 따라 금년에는 감리교 차례지만, 감리교 측에서 나설 인사가 없다고 부탁했고, 여러 경로로 찾아 나섰지만 마땅한 인사가 없었다. 김삼환 목사도 어렵게 섭외했다“고 말했다. 또 총무 이성구 목사는 “사직실내체육관을 우선순위로 섭외했지만, 프로농구 KT가 6강 플레이오프 막차를 탈 수 있는 상황이었고, 프로야구가 30일 사직에서 개막하기 때문에 주차난 문제로 사실상 집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김삼환 목사의 상징성 때문에 더 안된다. 만약 그 분이 이번에 설교를 하고 10월 총회에서도 무대 위에 오른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평신도들은 WCC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WCC 준비위원장직을 지금이라도 사임한다면 (부활절연합예배 강사로)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진리 문제다. 만약 김 목사를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도 불사할 것이고, 부활절연합예배 이후 부산 교계가 둘로 나뉠 수도 있다“고 압력을 행사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실무임원진은 크게 당혹스러워 했다. 임원들은 “바쁘신 분을 어렵게 모셨는데, 지금에 와서 철회 해 달라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준비가 9부 능선을 넘었는데 지금 강사를 바꿔라는 것은 우리에게 손을 놓으라는 것“이라며 실제 대표회장 윤종남 목사가 ‘사임‘을 구두로 표현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다른 임원들의 제지로 이뤄지지 못했다.
증경회장단도 WCC 문제를 놓고 서로 의견이 크게 나눠졌다. 증경회장 이재완 목사는 “WCC 때문에 부기총이 갈라졌다는 말은 들어서는 안된다. 실무임원들이 수고해 왔지만 다시 한번 고려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삼환 목사 “교계 화합을 위해 양보 하겠다“
16일 전체임원회는 강사 선정 건에 대해 실무임원회에 일임했다. 실무임원회는 19일-20일 이틀 동안 긴급임원회를 갖고 회의를 한 결과 모든 결정을 김삼환 목사의 의견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김삼환 목사가 강사로 강행할 의지가 있다면, 실무임원들이 앞장서서 연합예배 일정을 강행하고, 만약 강사를 사양할 경우 대표회장인 윤종남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 22일 오후 3시 대표회장 윤종남 목사와 사임회장 김태영 목사, 총무 이성구 목사, 서기 박은수 목사가 명성교회를 찾아가 김삼환 목사를 면담했다. 김삼환 목사는 현재 부산교계 정서와 부기총의 상황을 청취한 뒤 “교계 화합을 위해 내려놓겠다“며 부활절연합예배 강사를 포기했다. 대표회장 윤종남 목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분은 부산교계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안타까워 하셨다. 한마디로 대인배셨다. 우리가 미안하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부활절연합예배 이후가 더 걱정
10월 WCC 총회가 다가옴에 따라 지역 교계에서도 WCC에 대한 찬반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반대쪽은 서명운동과 1인 시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고, 언론에 대한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찬성 쪽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WCC 총회에 대한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고 있다. 때문에 지역 교계 내에서는 양쪽이 충돌하거나, 자칫 연합운동에 큰 지장을 초례하지 않을까 걱정을 낳고 있다. 부기총도 부활절연합예배 이후 WCC 총회에 대한 토론회를 준비 중에 있다. 지역 교계가 WCC 총회 찬반 여론으로 나눠져 있다고 걱정하면서 이번 기회에 WCC에 대한 지역 교계의 입장을 정리하고, 연합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예방차원의 토론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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