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장신대학교 새 이사장 정봉기 목사 취임식 설교자가 갑자기 교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삼환 목사가 부산지역 부활절연합예배 설교자로 확정되었으나 WCC 한국준비위원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부산 교계의 고신, 합동, 성결, 브니엘 등 보수 교단들이 예배불참을 선언하는 바람에 설교자가 교체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자 부활절 다음날인 4월 1일(월) 부산장신대 이사장 취임식 설교자도 교체되는 일이 벌어져 초대총장인 김창인 목사가 대타로 예정되어 있다.
△교과부에 민원을 제출한 일부 부산장신대 교수들
한 두 달포 전 경남 거제도 모처에서 부산장신대 교수들 12명을 최무열 총장이 초청하는 간담회 자리가 마련 된 적이 있었다. 최 총장은 서두에 “여러 교수들을 보자고 한 것은 학교 현 상황에 대해 여러분의 조언을 듣기 위함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발언을 했다.
교수들 대부분은 영문도 모른 채 서로를 쳐다보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최 총장의 핵심적인 얘기들을 계속 경청했다. 최 총장은 “새 이사장 정봉기 목사가 학사개입한 흔적들이 있어 이 문제를 교과부에 가져가면 반드시 관선이사까지 나올 수 있다”면서 음악학과 석좌교수로 임시 채용됐던 정 모 교수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한 내용을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교수들 중 손 모 교수는 “이 일은 교과부로 가져가서는 절대 안 되는 문제다”라고 하면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기 때문에 이사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배 모 교수 역시 “이 문제는 모두 다 죽이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총장도, 학교도 다 죽는 짓이다. 신중히 고려해야 될 문제이지 경솔히 다루어선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주장을 펴기도 했다.
토론시간이 길어져 간담회가 새벽 2시까지 이어졌지만 교수전체합의는 도출되지 못했다. 일부 교수만이 최 총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면서 동조하기도 했다고 간담회에 참석한 모 교수는 익명으로 본보에 알려왔다. 그러나 이사장 퇴출음모를 꾸몄다가 실패한 것이 되고 말았다.
이사장과 정 모 교수에 대한 루머는 ‘원 모 교수도 박사지만 초빙교수도 안 주는 상황인데 정 모 교수가 억만금을 주어도 채용이 될지 의문’이라는 내용의 대화를 했다. 정 교수 역시 “이사장이 채용을 전제로 거액을 요구한 적이 없는데도 계속 최 총장이 물어왔다”면서 이사장의 꼬투리를 잡으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총장 측의 일부 교수명의로 ‘이사장이 말한 내용과 정 교수에 대한 질문, 답변하는 대화내용의 녹취록이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교과부에 정식 민원을 제기했다.
그런데 교과부에서는 학교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면서 “이사장의 학사개입문제는 교과부가 다룰 문제가 아니라 이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반려했다고 교과부담당자가 간접적으로 말했다.
△왜 이토록 최 총장은 이 문제에 집착할까?
정봉기 이사장은 지난 21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 이사장과 김용관 이사와 내(정봉기 이사장)가 있는 이상 최 총장의 총장연임이 물 건너 갈 것 같으니깐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물귀식 작전을 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 외에 대회협력처장 손영진 교수 보직 발령에 이사장이 싸인을 했는데, 총장이 이를 처장을 실장으로 감등시켜 공문서 변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지금 최 총장의 남은 임기는 1년 4개월이다.
한편, 최 총장은 본보의 전화 질문에 “총장연임에는 아무런 미련이 없다”면서 “마음을 비우고 산다”라고 말해 이사장의 발언에 정면 배치되는 반론을 제기해왔다.
지금 이사회는 총장이 노회정치에 개입된 문제에 대한 조사위가 구성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조사위는 차일피일 보고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대한 ‘중도하차’나 ‘중징계’등의 압박에 시달린 나머지 이런 돌출 대안을 찾아 나선 행동으로 정봉기 이사장의 약점을 캐기 위한 것이 아닌지가 학교 안팎의 여론이다.
△최근 또 최 총장, 사무처장에 폭력행사
최 총장과 권성혁 사무처장은 처음부터 앙숙관계였다. 전 이사장 정종성 장로의 사람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학교에서 퇴출시키려고 법인 사무처로 발령을 내리도록 이사회에 건의했다.
이사회는 권 처장이 법인으로 일을 하면 법인에서 급료를 주어야 하는데 돈이 없어 이성만 이사장 당시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또 총회 임원회(총회장 손달익 목사)명의로 2010년 제95회 총회 감사위원회에서 권성혁 학교 사무처장에게 권고지시상황을 지키지 않을 시 강력한 조처를 취하겠다는 총회임원 공문을 받았다.
정봉기 이사장은 “2년 전에 감사보고 때 권고사항을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총회임원회가 왜 지시하는지 이상할뿐더러 이미 그 당시 최 총장이 서로 화해하는 각서를 주고받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이 계속 사무처장직을 뒀는데 이제 와서 이런 공문을 발송하도록 총회임원회에 청탁했다면 이것이야말로 최 총장이 인사 청탁으로 개입한 것이 된다”고 말하면서 이사장은 문제로 삼을 수 있다고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그리고 최근 최 총장은 “책걸상을 차는 바람에 의자에 부딪힌 것을 권 처장이 몇 주 진단서를 받아 놓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총장이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을 말했다.
최 총장은 총장실에서 권 처장에게 구둣발로 몇 차례 의자를 친 것이 권 처장 다리에 맞아 타박상을 입은 것을 몇몇의 교수와 직원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총장실에서 고성이 오고가고 폭력성이 난무하는 신학대학의 총장 품위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는 것이 대학 안팎의 여론이다.
권성혁 처장은 “별 것 아니다”면서 “약간 다친 적은 있다”고 말해 최 총장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했다.
올 4월 노회가 열리는 부산장신대를 돕는 7개 노회는 학교보조금을 삭감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어, 뜻있는 노회원은 걱정하고 있다. 한편, 정봉기 이사장은 25일 정오에 서면 롯데호텔에서 부산노회를 비롯한 5개 노회장을 초청해 학교 보조금 협조요청을 하면서 학교의 현황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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