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마무리 하겠다”
2012년 되돌아 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스스로 평가해 달라.
- 되돌아 볼 겨를 없이 한해가 다 된 것 같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아쉬운 한해’라고 평가한다. 총장으로서 힘을 내고 대학이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했는데, 여러모로 부족했고, 발 앞의 문제만 해결하는데 급급했던 것 같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아쉬움이 많았던 해로 기억된다.
연초에 필리핀 어학연수원과 연말에는 지명수 교수건이 화두가 됐다. 왜 이런 문제들이 불거졌나?
- 스스로 생각해보면 소통이 부족했다고 말하고 싶다. 어학연수원 건은 인내하면서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과정 자체가 다른 교회와 함께 일을 추진하다보니 시간이 촉박했다. 이사회는 한 달에 한번 모였고, 결과적으로 절차를 밟지 못했다. 이사회에 죄송하다. 앞으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고 이사회의 지도와 감독을 받고 갈 것이다. 절차상에 있어 잘못이 분명이 있었다. 또 구성원들 간에도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한다.
지명수 교수 건은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분이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오래되어 기억이 없는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지 교수 건은 몇 가지 분명한 원칙을 갖고 일을 추진했는데, 많은 오해들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교단 사람이 아니더라도 목회자가 이단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은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자칫, 목회자의 생명이 끝날 수 있다. 또 아무리 비정년 교수라고 해도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상규 부총장이 절차에 따라 일을 잘 처리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우리 신학에 맞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다행히 지 교수 스스로 사임하는 조건으로 일이 잘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 교단 목사들이 우리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중직 문제로 비정년 교수로 활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 교수 신학 사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문제가 불거지고 느낀 것은 1학년 학생들의 교양 과목 강의로는 적절치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 위주로 강의를 했던 것 같다. 그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다. 임기 중 꼭 이뤄놓고 싶은것이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남은 임기동안 대단한 것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금년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재정적으로 힘이 들었다. 타 대학은 법인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지원제한대학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대학은 그런 기대를 하기 힘들다. 그래서 더 힘이 들었고, 구성원들이 많은 고통을 분담해 왔다. 개인적으로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을 정도다.
교단에 손을 벌려보기도 했다. 한해 7억 정도를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고,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회의 재정지원이 절실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래서 2013년도에는 우리교단의 교회들을 다니며 학교의 홍보와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학사행정은 부총장 중심으로 진행하고 나는 3월부터 교단산하 교회들을 다닐 예정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재정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남은 1년은 재정건전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학생모집에는 큰 문제가 없나?
- 내후년이 고비다. 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오고 대학은 여기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우리는 교단을 배경으로 하는 대학이다. 신앙을 가진 좋은 학생들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 다행히 의대와 간호대가 있고, 신학부를 중심으로 특성화 된 대학으로 나아가야 한다. 반면 인문사회, 자연계는 대단한 각오를 해야 한다. 경쟁력을 가지던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의 길에 들어가야 한다.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재학생 충원률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구성원들간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밖에서 보여지는 고신대학은 하나되지 못하는 것 같다. 무엇이 문제인가?
- (소통이)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소통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한다. 일방적인 소통과 쌍방적 소통이다. 소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목적의식과 가치관이 같아야 한다.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 그리고 감정이 치우쳐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것 같다. 총장인 내가 먼저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그리고 기도하면서 대학을 바르게 운영해 나간다면 구성원들이 총장의 그런 모습을 통해 이해와 격려를 해 줄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내 모습으로 나의 진실성을 보여줄 생각이다.
복음병원에 지원했던 교비 24억에 대해 대학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같다. 총장과 교직원, 학생들까지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자칫 이사회와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데
- 분명한 사실은 복음병원이 어려울 때 대학이 교비로 대납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당시 총장이었던 황창기 총장이 합의서와 서약서를 받아 놓았고, 복음병원은 매월 1억씩 학교법인을 통해 돈을 갚아오고 있다. 하지만 김해복음병원 채권자 문제를 다루는 전출금위원회가 개입되면서 이 돈이 신대원으로 빠져나가고, 교단이 신대원에 지원하려던 지원금이 김해복음병원 채권자들의 빚을 갚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총장이 학생들의 교비를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서라도 교비를 지켜야 한다. 다행히 몇 일전 신상현 이사장을 만나 원만하게 합의를 봤다. 총장 입장에서는 신대원의 어려운 사정도 묵과할 수 없다. 3억원 정도의 지원을 약속했고, 이번 이사회에서 좋은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된다.
분명한 사실은 언론에 보도 되었던 14억(대학)대 10억(신대원)의 배분에 나는 동의한 적 없다는 사실이다. 어려운 신대원을 어느 정도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몇 대 몇으로 배분한다는 약속은 한적 없다. 그것은 이사회 내에서 잘못 흘러나온 소문이다.
끝으로 대학과 교단산하 교회에 하고 싶은 말은
- 아름답게 마무리를 하고 싶다. 2013년은 좋은 소문과 결실을 맺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어려운 상황에서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기기 싫다. 후임자가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고신대학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기도와 협력을 당부드리고 싶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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