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논문 자기표절로 논란이 되고 있는 남부산교회 황인철 목사가 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사에 최초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지금까지 ‘박사학위 논문 자기표절‘, ‘언론사 금품 회유‘ 같은 보도가 있었지만, 황 목사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은 없었다.
지난 22일 남부산교회 담임목사 직무실에서 황인철 목사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정과 입장을 듣고 이를 인터뷰 형식으로 게재한다. 본보는 보도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반대쪽 인사들의 입장도 다음호에 게제할 예정이다.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편집자주>
이번 사건의 경위에 대해 말해 달라
- 먼저 내 어린 시절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다. 나는 (부산)대신동 꽃마을이 고향이다. 산골이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나와서 철공소에서 일을 했을 정도다. 신앙생활도 이때부터 시작했다. 나에게 신앙은 힘든 어린 시절을 버티게 해 준 힘이었다. 본격적인 공부는 군대 제대 싯점에 예비고사 책을 사서 공부하면서 중,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보면서다. 어릴적 환경을 생각하면 내 입장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고, 보람됐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신대를 입학했다. ‘대학입학‘은 내 인생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학생이 되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지금의 아내도 만났고, 나에게는 환상적인 시절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 유학을 가게 됐다. 공부에 대한 열정이 미국까지 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내가 미국에서의 생활은 최악이었다. 미국에서 대리운전, 배달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안 한게 없을 정도다.
남부산교회는 어떻게 오게 됐나?
- 나름 미국에서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었다. 부임했던 교회에서 50명이었던 교세가 300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시애틀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는데, 김상권 장로님이 두 번이나 찾아 오셨다. 김 장로님은 내가 남부산교회에서 6년 동안(88년-93년) 전도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첫 번째 오셨을 때는 농담 하시는 줄 알았다. 하지만 두 번째 오셨을때 진심으로 알고 진지하게 고민했고, 결국 남부산 교회에 오게 됐다.
처음 왔을때 남부산 교회 상황은 어떠했나?
- 생각했던것 보다 심각했다. 담임목사가 오랫동안 공석이었기 때문에 교회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부임 첫날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다. 더 이상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스스로 되새겼다. 그리고 지금 당시 상황보다 몇배로 교회가 부흥해 있다고 자부한다.
문제가 된 박사학위 자기 표절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나?
-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가 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당시 자신의 석사논문에 살을 붙여 박사 논문을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궂이 변명을 하자면 앞에서 말한것 처럼 어렵게 유학생활을 했고, 조금이라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간을 할애 해야 했다. 지금처럼 문제가 될 줄 알았으면 아마 자기 복제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변명이다. 목사로서 송구스럽고, 실수였음을 인정한다.
‘언론사 금품 회유‘라는 보도가 있었다.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5천만원을 언론사에 입막음 댓가로 전달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보도다. 사실인가?
-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나에게 그런 큰 돈도 없지만 그 정도로 부도덕하지 않다. 모 장로님이 나에게 찾아와 ‘담임목사 문제이기 때문에 돈이 얼마가 되던 내가 나서서 보도를 막겠다‘고 말했다. 솔직히 당시 그분께 너무 고마웠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몇 번이나 했다. 하지만 그게 실수였다. 목사가 그런 요행을 바랬던 것에 하나님께서 벌을 주신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금품 회유‘는 절대 내 생각이 아니었다.
양원 장로(크리스찬 타임 발행인)와 사이가 나빠진 것이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김상권 장로와 양원장로와 함께 세분이서 1년 근신 후 자진 당회에 복귀시키기로 약속했는데, 목사님이 그 약속을 깨뜨렸고, 양 장로가 교회를 떠난 계기가 되었다고 들었다.
- 그분들에게 ‘약속‘이었는지 몰라도 나는 그런 약속을 한적 없다. ‘노력하겠다‘는 말만 했다. 생각해보라, 당회에 복귀시키는 것이 나 혼자의 생각만으로 될 수 있나? 당시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그것은 다른 장로님들과의 ‘화해‘였다. 양 장로님과 일부 장로님들과의 사이가 너무 안 좋았고, 그 문제가 결국 당회복귀 불발의 원인이었다. 나는 약속대로 그해 10월경에 당회 복귀건을 당회에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약속‘이라고 주장한다면 과연 누가 약속을 어겼는가?
교회를 떠난다는 소문도 나왔다. 사실인가?
- 그렇지 않다. 김상권 장로님이 찾아와 나에게 3억원을 줄테니 교회를 떠나 달라고 했다. 하지만 거부했다. 지금 내가 교회를 떠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 관심사는 혼란스러운 교회를 수습하고 하루속히 교회를 정상화 시키는 것이다. 다수의 성도들도 나를 원한다. 과거 교회를 좌지우지 했던 일부 사람들의 요구를 받아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지금 남부산 교회는 변화하는 시점이다.
그동안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많은 오해를 산 것 같다. 그 이유가 뭔가?
- 나의 실수도 분명 있었고, 나 혼자 두들겨 맞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회까지 혼란스러워지면서 더 이상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물론 나 혼자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당회와 상의해서 교회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그러면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언론보도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말인가?
- 그동안 많은 협박과 악의적인 보도가 있었지만 참고 있었다. 혼자 욕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교회까지 혼란스러워 졌다. 가만이 있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것 같다. 그래서 목소리를 내어볼 생각이다. 다만 당회의 결의에 따라 해 나간다는 것이다. 교회를 살리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더이상 논란을 막기 위해 줄여서 인터뷰를 게재한다. 다음호에는 반대쪽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보도할 것을 약속한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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