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합성감리교회도 사위에게 세습

감리교 세습금지법 통과 이틀 전에 전격 단행, ‘세습금지법’ 통과한 감리교단 정서에도 역행

▲ 마산 합성감리교회 전경

경남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마산합성감리교회 구동태 감독이 지난 9월23일(주일) 구역인사위원회를 통해 후임 목사를 자신의 사위로 선임해 교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구 감독은 경남 복음화를 위해 활동하는 대표적인 지도자이기 때문에 경남지역 교계는 실망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남지역 모 목사는 “이 지역 교계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실망감은 더 크다“고 말했고, 감리교 소속 모 장로는 “부끄럽다. 감독이면 모범을 보였어야 했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 조기 은퇴 약속도 번복
합성교회 모 성도는 “교회 내 반대세력도 있었지만, 구 감독의 사위가 선임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은 내년 봄 조기 은퇴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1일(주일) 구 감독은 약속을 번복하고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혀 합성교회 성도들까지 큰 실망감에 쌓여 있다. 모 성도는 “약속을 번복 한 이후 장로님들이 경악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하며 “하지만 교회내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성도들이 교회의 화평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절차에 문제 없나?
지난 9월 23일 구역인사위원회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틀 뒤(25일) 정동감리교회에서 ‘세습 금지법‘이 통과될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리교의 구역인사위원회는 개체교회 교역자의 인사에 관한 문제를 협의 처리하기 위한 기구인데, 감리교 ‘교리와 장정‘에는 구역인사위원회를 감리사가 의장이 되고, 소집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날 구역인사위원회는 감리사가 직접 소집하지 않았고, 교회가 정한 날에 감리사가 와서 의장으로 사회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감리교 모 목사는 “최근 몇몇 교회에서는 교회가 자체 정한 날짜에 감리사가 와서 사회를 보곤 한다. 하지만 법은 감리사가 날짜를 정하고 소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감리사가 날짜를 정했다면 23일 구역인사위원회가 개최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문제는 감리교 내에서는 먼저 담임자가 이임을 한 뒤, 담임자 청빙 구역회를 개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담임자가 두 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담임자 이임이 있은 뒤, 청빙절차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감리교의 법이다.

◆ 지역교회에도 부담
현재 합성감리교회 대부분의 성도들은 교회의 안정을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교회내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이번 구역인사위원회는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게 교단 내 목사들의 의견이다. 교회내에서 문제제기가 있고, 삼남연회(석준복 목사) 자격심사위원회가 열릴 경우 이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교회 정서는 법적인 다툼이 있는 것 보다 구 감독의 결단으로 이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경남의 복음화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적인 인사이기 때문에 복음화에 부정적인 세습단행은 지역교회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모 인사는 “구 감독은 경남의 대표적인 지도자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교회도 중요하겠지만 지역교회도 돌아봐야 한다“며 교계지도자로의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신상준 부장

201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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