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부산노회 목사·장로 관계는 상생인가, 앙숙인가?


△ 목사는 왜 장로노회장을 세우기를 꺼려하는가?
통합 제175회 부산노회 장로노회장에 이성만 장로가 박빙으로 당선됐다. 노회를 마친 후 말들이 무성하다. 부산노회장로회가 만장일치로 이성만 장로를 노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을 결의했지만 뜻밖에 장로회에서도 경선 출마를 하지 않았던 최윤도 장로(땅끝교회, 직전장로부노회장)가 일부 목사들에 떠밀려서 장로노회장에 출마했지만 낙선됐다.
투표에서는 159표(이성만) 대 138표(최윤도)로 21표의 간발의 차이로 이성만 장로가 겨우 장로노회장에 진입했지만, 최윤도 장로로 하여금 출마하도록 권유한 세력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증표들이 있었다는 데 모두 놀라고 있다.
투표 하루 전날에는 문자로 이성만 장로를 낙선시키고 최윤도 장로를 노회장으로 밀자는 운동을 전개한 증거들이 나타났다. 소위 부산노회 빅5라는 큰 교회가 그 중심에 있고, 이들 모두가 부산장신대 출신이 아닌 서울 광나루장신대 출신 목회자라는 대목이 눈에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부산노회 임원 선정과 총대들의 투표에 매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어느 신대원 출신은 말하고 있다. 광나루 출신 A 목회자는 “처음에는 건전한 목회 정보교환과 친목을 목적으로 모였다가 점차 의미가 퇴색되어 노회 정치쪽으로 주도권 행사를 해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전부터”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 반(反)이성만 장로 기류
그러면 이때까지 노회와 부산장신대를 위해 헌신하고 성격이 원만하여 적이 없는 이성만 장로에 대하여 반대세력이 등장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 이유로 몇 가지 지적되고 있다.
첫째, 외부입김이다. 부산장신대 평의회와 총동문회 추천 이사를 배제시킨 이사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부산장신대 평의회 추천으로 나온 이사 동문 대표를 이사회에서 거부한 것을 이사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현재 동문 출신 이사 정봉기 목사도 안티로 지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성만 이사장은 “평의회 추천 이사는 이번 11월 1일 이사회에서 결정되어 선택될 것이다”고 말하고 “너무 강성인 부산장신대 동문 출신이 이사회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는 정서가 이사회 안에 깔려 있는 부분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문 출신 이사를 너무 많이 이사로 선출하는 것을 비동문 이사들이 환영하지 않는 이유도 들었다. 그러나 이성만 이사장은 “누가 되든 자신은 12월 말이면 끝나는 마당에 학교 총장이 일부 교수들과 함께 모인 사석에서 이번 부산노회 장로노회장은 이성만 장로가 되면 안 된다는 늬앙스를 풍겨 참석한 일부 교수들이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장신대 교수 중 부산노회 소속 교수는 4~5명이 있다.
최 총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동석했던 모 교수가 몇몇 동문 목회자에게 그 얘기를 했고, 결국 부산장신대출신 목회자들 사이에서 공론화됐다.
둘째는 2013년 통합 부총회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 내년 통합교단 부총회장 선거는 영남지역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질 순서이다. 여기에 포항중앙교회 서임중 목사가 밀려서 출마할 경우 대응할 대항마는 희박할 것이지만, 서 목사 본인이 한사코 고사한다면 부산 지역에서 후보배출을 계산할 수 있다.
부산노회는 과거 김두봉 목사, 고현봉 목사 이후 한번도 총회장을 배출한 적이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내년 혹은 5년 후를 계산해 출마의 시너지 효과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예상 후보들로는 K 목사, H 목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회와 협조적인 장로가 노회장이 되면 더욱 좋지 않겠냐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다.
셋째, 부산노회장로회라는 임의단체에서 추천한 장로노회장은 무조건 싫어하는 정서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부산노회장로회를 공공연히 ‘임의단체’로 운운하는 목회자가 많다. 따져보면 총회나 노회도 임의단체고 목사회도 임의단체임에도 유독 장로회는 목사세계에서는 정치적 압력단체로 알려져 있다. 가령 어떤 교회에 청빙을 받게 될 경우 장로들이 속한 장로회에서 한번 거론되면 청빙유뮤가 결정된다고 염려하는 것이 일반 목회자들의 얘기들이다.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합세하면 4월 총대 투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어 일부 정치 장로들은 꼼짝없이 목사들의 협조에 동조하기 때문에 입을 다문채 더욱 거수기 노릇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175회 부산노회는 그만큼 장로노회장에 당선된 이성만 장로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그간 친분을 가지고 각별한 유대관계를 가져왔던 몇몇 목사들에 대한 배신감을 가져다 준 목사들의 파워게임장이나 다름없었다..

△ 부노회장 당선무효소송…세상 법정에서 진행중
전북노회의 부노회장 선거를 무효화하는 사회법원(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와 전북노회와 똑같은 경우가 될 수 있는 재판이 부산노회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최순길 목사(은퇴 목사)가 허원구 목사(산성교회)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부산노회 부노회장 당선 무효 소송을 제기해 11월 초 사실심리가 열린다. 전북노회도 부노회장 당선무효가 확정이 되어 총회와 노회 판결에 문제가 있었다는 불신이 컸었고, 이로 인해 노회 명예와 역사성에 오점을 남겼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부산노회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장로 부산노회장의 자리가 그렇게 만만치 않는 대단한 자리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번 노회에서 이 재판과 관련해 당황한 몇몇 목사들의 제안으로 고문 변호사를 두자는 헌의가 올라온 것을 보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 문제는 최순길 목사와 허원구 목사와의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 20일 임원회에서는 이 안건을 다루지 아니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회 목사 회원수 장로 총대보다 100여명 더 많아
이처럼 노회에서 목사들의 파워가 횡행하는 것은 제도의 모순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총회는 목사·장로 동수로 구성되어 있지만, 노회는 목사는 당연 회원이 되고 장로 총대는 제한되어 있으니 노회가 목사 주도로 끌려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큰 문제다. 이것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노회에서의 목사들의 장로회 및 장로 총대들에 대한 홀대는 계속될 것임으로 공평한 노회의 모습은 요원하다.
부산노회는 목사수가 장로 총대수보다 103명이 더 많아 목사들의 주도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합동취재반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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