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장 부결, 나머지 직원 인사는 보류
고려학원 이사회(이사장 신상현 목사)는 지난 18일 재단사무국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상욱 병원장이 올린 병원 직원 인사에 대해 행정처장건과 나머지 행정직원들과 구별해 다뤘지만 행정처장 대행 문수만 현 원무부장(3급)에 대해서는 부결하고, 나머지 행정직원들도 반려했다.
문수만 원무부장이 부결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모 감사가 “업무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신앙적인 부분이다. 교단이 직영하는 대학병원에서 ‘행정처장‘이라는 상징적인 위치는 다른 직원들로부터 신앙적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게 이사들의 생각이다. 모 이사는 “이전 행정처장인 권 모 씨 문제로 인해 병원의 이미지가 많이 추락했던 점도 이사들이 더 신중을 요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이사도 있다. 모 이사는 “문 부장을 행정처장에 앉혀 놓고 보직 교수들이 병원 행정을 좌지우지 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교수들이 요구하는 고가의료장비를 구입할 경우 교수와 병원장 사이에 행정처장이 있어 검증과 더불어 병원에 꼭 필요한 기계인지 진단하고, 불필요할 경우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문부장의 경우 교수들에게 끌려다닐 수 있다는게 일부 이사들의 생각이다.
누가 거론되나
병원 행정처장직은 직급이 2급이다. 대행을 한다면 3급도 가능하기 때문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3급 이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재단내에서 3급 이상이 되는 인물은 세 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문 부장의 탈락으로 현재 행정처장에 거론되는 인물은 의과대학에 있는 곽춘호 부처장(3급)과 재단사무국장 대행을 맡고 있는 윤성인 재단사무국장(3급) 정도다. 때문에 고려학원 내에서는 곽 부처장이 재단사무국장으로 가고, 윤성인 국장을 병원 행정처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을 정도. 또 다른 방안은 금년 12월 이후 진급을 할 수 있는 김대수 재정부장대행(4급)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사회 내에서 김 부장의 안티세력도 존재하고 있고, 행정처장 공석이 1년 이상 길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현 병원장이 누구를 선택하는냐에 달려있다. 지난 18일 재단사무국에서 기자와 만난 이상욱 병원장은 “부결된다면 (공석으로)그냥 갈 수도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번 이사회는 이사들의 개인사유로 하나둘씩 이사회 좌석을 빠져나갔기 때문에 정회한 가운데 11월 6일 다시 속회할 예정이다. 이때 병원장이 다른 카드로 행정처장을 올릴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행정사무 보직들의 이동은 불가피하여 새 판을 짜서 이동을 진행시킬 가능성이 높다.
학교발전기금 잘못 사용(?)
이날 가장 관심을 모은 사안은 ‘감사보고에 따른 후속 처리위원회‘(위원장 신상현 이사장) 보고다. 후속처리위원회는 지난 1차 보고와 달리 총 4가지 조사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했다.
첫 번째는 (해외부동산매입에 따른)학교발전기금이 잘못 사용됐고, 총장이 모든 잘못을 인정했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1차 보고와 마찬가지로, 이사회 절차없이 필리핀 어학연수원 매입에 대한 잘못과 총장의 잘못인정이다. 세 번째는 직원휴가보상비를 환수조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고, 마지막 네 번째는 1-2번 항을 시인했기 때문에 이사회에 출석시켜 사과하고 이에 따른 문책을 이사회가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1차 보고와 달리 ‘학교발전기금 잘못 사용‘이라는 용어다. 일부 이사들은 이 부분에 대해 반발했다. 지난 1차 보고 시에는 ‘교비 잘못 사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이번 보고에서는 ‘학교발전기금 잘못 사용‘으로 단어가 수정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보고는 만약 ‘교비 잘못 사용‘으로 보고되었을 때 학교법인 감사가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를 해야 하는 법적인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 이사는 “학교발전기금이나 교비나 같은 말이다. 크게 의미가 축소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총장을 살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 같다. 만약 잘못되면 이사들도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스런 목소리도 있다.
집행부와 신학 교수들 간의 대립
반면 고신대학은 지명수 교수 문제로 혼란스럽다. 신학교수 5인(이환봉, 임영효, 신득일, 이신열, 송영목 교수)은 지명수 교수의 신학사상을 검증해 달라는 청원서와 호소문을 이사회에 올린 상태며, 부총장 이상규 교수는 지난 9월 27일 전체교수들에게 ‘지명수 교수 건에 대한 발송건 회신‘을 통해 신학교수들과 지명수 교수간의 학문적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이상규 교수는 “신학적인 문제는 일부 교수들의 일방적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지한 학문적인 토론을 통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비성경적이며 심각한 이단적 사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회신했다. 또 “학계의 객관적인 검증절차도 없는 상태에서 ‘책임소재를 밝혀 달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언급은 집행부를 공격하려는 의도“라고 규정했다.
반면 신학교수들은 이 교수의 회신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상규 교수의 공개 토론에 대해서는 “지명수 교수의 이단적 사상에 대한 검증은 학술적 공개토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통 신앙고백에 대한 명백한 부정을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부정하는 본인의 솔직한 인정과 교단의 신학이념을 위반하는 자에 대한 학교의 인사규정을 따라 신속한 인사초지가 단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이사회에서 공정한 신학검증을 위한 조사 요청을 할 때에는 당연히 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 뿔났다
지명수 교수 건으로 대학집행부와 신학교수간의 갈등이 길어지자, 이번에는 학생들이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총학생회는 지명수 교수의 수업거부에 동참하기로 결정했고, 대학 학보사는 ‘재림, 부활, 천국, 지옥에 대한 정통교리 부정‘이라는 제목으로 지명수 교수의 이단성에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대학신문은 이례적으로 총 네 페이지 분량을 다루고 있다. 특히 지 교수의 수업을 듣고 혼란스러워 하는 학생들의 인터뷰도 담고 있다. A 학생은 “지명수 교수가 채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를 학교 측에 반대할 수 있어야 하고 들고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B 학생은 “우리는 ‘별의 후손‘이라는 주장을 했고, 진화에 대한 대변을 하는 것 같다. 지명수 교수는 창조와 진화라는 학문 두 군데 발을 담구고는 있지만 창조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진화에 대한 의견만 내세워 창조보다 진화에 대해 더욱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잘못된 생각일지 모르지만 마치 진화론자 같다“고 보도하고 있다.
총학생회 페이스 북에는 더 놀라운 사실들이 올라와 있다. 총학생회장과 학생 한명이 지명수 교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개혁주의 신학에서는 6일 창조를 얘기한다. 하지만 내가 박사를 준비하면서 다시 연구해 보니, 태초 즉, 하루 만에 천지를 창조하시고 하루 만에 창조 하신 것을 2-6일 동안에는 설명하고 계신다“는 내용과 “종말론에 있어서 사후 천국과 지옥을 부정“하고, “창세기는 시적표현이라서 지어낸 부분이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은 모두 녹음되어 있다.
대학집행부 왜 결단을 못내리나?
지명수 교수는 서울대를 나와 총신대 신대원, 남아공 포체스트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예장합동측 목사이고 과거 햇불선교센터 성경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을 했었고, 안양대신대원, 평택대학교 신대원에서 강사를 한 경험도 갖고 있다. 지 교수를 잘 아는 모 목회자는 “사람이 좋지만, (신학이)앞서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할 정도. 김성수 총장도 모 기자에게 “만약 우리가 지 교수를 그만두게 하면, 그 사람은 목회자로서의 인생은 끝난다. 우리 대학은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며 지 교수를 두둔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학생들까지 반발하고 있는데 현 집행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문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학생들이 싫어한다면 정교수라도 학교에 남아있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지 교수가 총장과는 과거 포체스트롬 대학 시절(2000년 전후)부터 알고 지냈다는 것과 부총장과는 학회에서 자주 만난 사이고, 부총장이 먼저 연락을 해와 고신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합동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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