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장, “교비 인정한다”
감사보고에 따른 후속조치위원회(위원장 신상현 이사장)가 지난 12일 모임을 갖고 17일 마지막으로 총장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결정하고 회의를 조기에 마무리했다.
17일 오전 처리위원회 모임에서 그동안 교비가 아니라고 주장하던 김성수 총장이 ‘교비’를 시인하고, 이사회의 어떤 징계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사회는 차후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김 총장에 대한 징계에 나설 예정이다.
‘장학금’은 왜 언급이 없나?
본보는 지난 5월 26일자 ‘뉴스초점‘에서 장학지급규정에도 없는 장학금이 필리핀 어학연수에 사용됐음을 보도했다. 금년 초 1차(1월 11일–2월 6일), 2차(2월 6일–3월 2일) 두 차례 어학연수시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어학연수비 장학금(300만원)을 지원한 것과 2차 일반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해 자비(50만원)와 장학금(2백50만원)을 지급한 사실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었다. 당시 학생처 담당직원은 이 장학금이 ‘복지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지급됐음을 확인했지만, 고신대 장학금 지급 규정 제3장(장학금의 종류와 지급내역)을 살펴봐도 ‘복지장학금‘이라는 종류는 찾아볼 수 없다.
또 1차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목회자 자녀의 경우 ‘목회자 자녀 장학금‘을 지급받아 이중지급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장학금의 지급 및 업무관리‘ 제13조(이중 지급 중지)에 “장학금은 이중으로 지급할 수 없다. 다만 1인이 2개 이상 수혜 대상이 되었을 때에는 학생에게 유리한 것을 적용한다“고 되어 있다. ‘장학금 이중 지급 중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처리위원회의 조사에서는 장학금 지급 위반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았다. 직원들의 휴가보상비는 7천여만원에 불과하지만, 규정에도 없는 장학금(교비)이 1, 2차에 걸쳐 2억 가까운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 문제를 조사했어야 했다.
장학금 지급 규정 개정
5월말 본보의 문제제기에 고신대 장학위원회는 장학금 지급 규정을 두 차례(6월 13일, 7월 5일) 새롭게 규정했다.(사진1) 문제의 복지장학금은 ‘코람데오 장학금‘으로 둔갑했고, 대학이 어학연수비 명목으로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새롭게 규정을 개정했다. 개정한 내용을 살펴보면 ‘제5조(기능)에서 단, 코람데오 장학금은 학교의 정책적 필요가 있을 경우 교무회의 결의로도 지급할 수 있다(개정 2012.7.5)‘로 새롭게 개정했다. 기존 장학금은 장학위원회가 장학금 지급에 관한 기본 방침을 정하고 장학생을 선정하며, 기타 장학금 지급 업무에 관한 중요사항을 결정해 왔지만, 코람데오 장학금만은 교무회의로 지급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사진2)
또 6조(교내 장학금)에 ‘코람데오 장학금‘을 새롭게 개설했다. 코람데오 장학금은 ‘본 대학교가 정하는 특별한 목적에 의해 추천된 학생에게 지급한다‘(신설 2012.6.13)고 되어 있다. 어학연수를 위해 특별히 만든 장학금이라고 할 수 있다.(사진3)
13조(이중 지급중지)도 새롭게 개정했다. 기존 ‘장학금은 이중으로 지급할 수 없다. 다만 2개 이상 수혜대상이 되었을 때에는 학생에게 유리한 것을 적용한다‘는 되어 있었지만, ‘위 규정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중복으로 지급할 수 있다.(신설 2012.6.13)고 신설하면서 ‘본 대학교에서 정하는 특별한 목적인 코람데오 장학금‘이라고 새롭게 규정했다. 지난 1차 어학연수에 지급한 장학금에 대한 구색을 맞추기 위한 땜방용 개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사진4)
학생처 팀장 “위에서 지시했다”
장학금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서인 학생처 팀장은 기자가 ‘코람데오 장학금은 언제 만들어 졌나‘는 질문에 “내가 (이 자리에)오기 전부터 있었다“고 거짓 답변을 했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6월 13일 신설한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질문하자, “당신이 왜 물어보느냐, 우리는 감사에게 감사도 받는다. 규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 또 질문 자체에 대해 “왜 몰아가느냐“고 화를 내면서 “우리 실무자들은 집행관이다. 위에서 시키면 따라야 한다. 처장에게 물어봐라“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학교법인 감사는 무엇하나?
학생처 팀장의 발언대로 학교법인 감사가 정기감사시 이번 장학금 문제를 지적하지 못한 이유도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사회가 정기 감사결과를 듣고 ‘후속 처리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한 사실 그 자체가 감사팀의 감사 결과가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또 처리위원회는 학교법인 감사가 밝혀내지 못한 ‘교비 잘못 쓰임‘을 밝혀냈지만, 감사팀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학교법인 감사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어학연수의 기회를 주고, 장학금을 많이 주는 것은 장려할 일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대학에서 규정과 절차에 맞지 않는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고, 단순히 교과부 지표를 높이기 위한 꼼수나 눈속임만 한다면 하나님이 고신대를 외면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라는 말이 두렵지 않는가?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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