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식 교수 부결… 1표차로
고신대 복음병원 병원장 선출이 또 무산됐다. 고려학원 이사회(이사장 신상현 목사)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김성수 총장이 제청한 방사선 종양학과 정태식 교수를 놓고 투표한 결과 찬성 5, 반대 4, 기권 2로 과반수 획득에 실패해 병원장 선출이 또 부결됐다. 지난 1차 투표에서도 류현열(비뇨기과) 교수를 부결시킨 바 있는 이사회는 현 조성래 원장의 임기가 이달말이기 때문에 이사회 스스로 부담을 떠 안게 됐다. 현재 교단 안팎에서는 이번 병원장 선출의 책임을 이사회로 지목하고 있다. 이사들의 개인적 성향과 계산 때문에 병원장 선출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비난 수준이 크지 않지만, 현 원장의 임기가 완료되는 7월 이후 병원장 공백이 생길 경우에는 병원노조와 교단 산하 각 노회에서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괴문서 배포…
병원장 선출을 3일 앞둔 지난 13일 고려학원 내 고질적 병폐인 괴문서가 또 이사들을 중심으로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사들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괴문서“라며 더 이상 이러한 내용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른 모 이사는 “괴문서를 받았지만 뜯어보지도 않았다“며 대충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고려학원은 지난 40년간 중요한 인사가 있을 경우 괴문서들이 고려학원 이사회를 중심으로 교단 임원진등 중요 인사들에게 배포되어 왔다. 하지만 이 괴문서의 출처 확인은 매번 실패해 왔다.
앞으로 누가 거론되나?
한편, 이사장 신상현 목사는 두 번째 병원장 선출이 무산되자 병원장 후보로 현 조성래 병원장과 이용환 교수(보건대학원장), 오경승 교수(고신의대 1회), 그리고 김재도 교수(전원장), 박성달 교수(흉부외과)등 몇몇 후보등을 거론했다. 모 이사가 부결된 후보(류현열, 정태식)까지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부결된 후보를 다시 거론할 경우 이사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꼴이 된다며 부결시킨 후보는 병원장 선출에서 배제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현재 병원장 선출에 제청이라는 주도권을 쥐고 있는 김성수 총장은 스페인 총장 연수회 모임에 참가 중이며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스페인에 있는 김 총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문자로 질문하자 김 총장은 “병원안의 교수,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생각“이라며 원론적인 대답만 보내왔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심사숙고 할 생각“이라며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해 이번 3차 후보가 어느때보다 병원장 선출에 가장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왜 안되나?
병원장 선출이 부결된 후 이사회를 마치고 이사들간 병원장 선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과거 총장, 이사장 선출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교단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에 이번 병원장 선출도 계속 무산될 경우 이사들 스스로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모 이사는 “이사장과 총장이 상의한 후 후보를 정한 다음 사전 이사들에게 의견을 구한 후 부결이 안 될 후보를 올리는게 어떻느냐“고 말했다. 그만큼 이사들도 현 상황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렇게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이사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에는 외부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과거 고려학원은 보수와 개혁으로 분류되었고, 두 계파의 지지를 얻을 경우 무난히 당선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계파의 입김이 과거같지 않기 때문에 동향인들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태식 교수도 같은 언양 출신이며 과거 고려학원 이사장을 지낸 K 목사의 지지를 받았고, 여기에 K 목사의 동생이 같은 교회 시무장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증경 총회장 가운데 언양출신인 A, B 목사 지원을 받았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같은 소문은 비록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려학원 내부에서는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과거와 달리 계파를 떠나 같은 동향인들의 지지와 입김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경남함안 출신 이사들과 특정학교 인사들까지 뜻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원만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행정처장, 사무처장 공백 언제까지…
고려학원내 빅3로 불리는 자리가 있다. 고려학원 재단 사무국장, 고신대학교 사무처장, 복음병원 행정처장으로 일반직원들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위치다. 현재 재단 사무국장에는 윤성인 국장이 일하고 있지만, 복음병원은 권 모 행정처장 문제 이후 오랫동안 공석으로 남아있다. 여기에 지난 6월말로 고신대 김건영 사무처장이 퇴임해 현재 대학 사무처장도 공석으로 남아있다. 복음병원 행정처장의 경우 새 병원장이 선임될 경우 새롭게 선출될 것이 확실시 된다. 조성래 원장도 “연임된다면 행정처장을 세울 생각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많은 사람들을 검토해 봤다. 간호부 박옥심 과장도 처장 후보로 생각해 봤을 정도“라고 말했다. 만약 다른 후보가 병원장에 선출된다면 더 빨리 행정처장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병원장 선출이 관건인 것이다.
반면 고신대 사무처장의 경우 김 사무처장의 퇴임 전 K 팀장(3급 부처장)을 대학인사위원회에 올렸지만, 모 인사위원의 반대로 현재 보류되어 있는 상태다. 모 인사위원이 제기한 K 팀장의 과거 문제는 이미 일단락 된 바 있고, 이후 4급에서 3급으로 진급까지 한 상황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게 고려학원 내 일반적인 여론이다.
필리핀에 왜 갔나?
이사장 신상현 목사와 이사 오세창 장로 등 처리위원 2인은 18일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고신 어학연수원 현지를 직접 둘러 보기 위해 출국했다. 처리위원들은 현지를 파악해야 구체적인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현지 실태와 등기부 열람 그리고 현지인들과 대화해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다는 계산이다. 모 위원은 “지금으로서 뭐라 말할 수 없으나 현재 거론되는 외혹이 사실로 밝혀질 때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