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처리위원회 구성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가 지난 10일 법인 사무국에서 개최됐다. 이날 이사회는 감사보고와 교수평의회(회장 임영효 교수)가 청원한 김성수 총장 관련 청원내용을 다뤘다. 학교법인 감사팀(팀장 옥수석 목사)은 평의회의 청원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자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는 결과적으로 감사보고는 받았지만, 분위기는 감사보고 자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참석한 모 이사는 “(감사보고)자체를 받기는 어렵다는 정서가 높았다. 그래서 후속처리위원회가 무기명 투표로 구성된 것“이라고 전했다.
법인이사들은 이 문제를 갖고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감사보고에 따른 후속처리위원회‘를 구성했다. 4인 위원(이사장 당연직)가운데 투표로 3인을 뽑은 결과 오세창, 김종인, 박종윤 이사 등 3인의 장로들이 선출됐다. 이들은 감사보고와 청원서 내용을 중심으로 조사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쳐 나갈 예정이다.
고신미션센터 어학연수원은 총장 개인 것(?)
이날 감사들이 밝힌 총장의 해명서는 고신미션센터 어학연수원이 총장의 개인 돈 8천만원과 직원들이 기부한 돈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교비유출도 아니고 이사회에 보고할 성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사회에 ‘어학연수원 설립건‘이 아닌 ‘총장업무건‘으로 보고되어야 할 성격이라는 주장이다. 이 말은 어학연수원이 고신대와 관련 없는 총장 개인 소유라는 주장인데, 여기에 대해 일부 이사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주장을 폈다. 모 이사는 “직원들이 기부한 돈(휴가보상비)이 원천적으로 어디 돈이냐고 따져 묻고 싶다. 직원들의 휴가보상비는 외부에서 기부한 돈이 아니다. 원래 교비였던 것을 발전기금으로 받아 예수금으로 모아 두었다가 다시 필리핀으로 보낸 것인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모 이사는 “어학연수원이 개인의 것이면 출장은 왜 교비로 다녔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 모 교수도 “개인의 것이라면 교무회의 결의가 필요 없었는데 왜 (교무회의에서)결의를 했는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핵심은 휴가보상비(교비)
학교 측은 직원들의 휴가보상비가 적법한 절차(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를 거쳐 기부받아 필리핀 고신미션센터 어학연수원을 구입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본보가 확인해본 결과 상당수 직원들은 이 돈이 필리핀 고신미션센터 어학연수원 구입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오히려 학교가 어렵다는 명목아래 발전기금이 강제적으로 걷혀졌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직원도 있었다. 이 돈이 필리핀 어학연수원 구입에 서명한 직원은 노조임원들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연 이 돈이 교비인지 개인이 기부한 목적헌금인지 여부다. 휴가보상비는 2010년 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직원들을 위해 2011년 돈으로 보상하는 제도인데, 학교가 어렵다는 명목으로 휴가보상비 50%를 대학 발전기금으로 기부하자고 논의되면서 시작됐다. 원래 이 돈은 100% 개인 통장에 들어가서 개인 스스로가 50%를 발전기금으로 기부해야 하지만, 학교측에서 50%는 개인에게 지급하고, 발전기금으로 기부할 나머지 50%는 대학이 예수금 형식으로 약 40일 동안 갖고 있다가 국제어학원 구입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도 이 돈을 개인에게 전액을 돌려줘서 그 중 일부를 기부받은 것이 아니라, 교비인 휴가보상비 50%를 대학이 보관하고 있다가 어학연수원 구입에 사용했기 때문에 이 돈이 교비라는 주장이다.
과거 고신대 직원들은 2005년 미륵암 철거를 위해 한달분 월급을 헌금한 바 있고, 2007년 3월에는 직원 62명이 등록금 한번 더 내기 운동인 ‘만나운동‘에 동참해 1억8천6백만원을 대학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이번에도 휴가보상비 50%인 7천2백8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는데, 계속된 직원들의 고통분담에 구성원들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있다.
학생 한명 당 장학금 300만원(?)
고신미션센터 국제어학연수원 어학연수 비용도 과도하게 집행됐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고신대는 금년 초 1차(1월 11일-2월 6일), 2차(2월 6일-3월 2일) 어학연수를 실시했다. 1차의 경우 목회자 자녀를 대상으로 전액 장학금(1명당 300만원)을 지급했고, 2차는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과 학생들이 일부 비용을 부담해 다녀왔다. 하지만 일부에서 약 한달 간(27일) 필리핀 체류비용이 300만원으로 집행됐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고려학원 내 모 인사는 “미션센터 내에서 생활하는데 왜 300만원이라는 돈이 집행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다른 모 인사는 “내 계산으로 150만원이 적당한데 300만원은 좀 과한 것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학교 측 주장
반면 학교 측에서는 “필리핀은 재산 취득이 아주 어렵다. 학교이름으로 재산 취득이 안되기 때문에 현지인과 공동법인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신미션센터 어학연수원이 고신대 재산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개인재산이다’라고 답변했다. 기자가 ‘만약 총장이 은퇴하면 고신대와 전혀 상관이 없는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법적으로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활용을)그렇게 하겠느냐. 어떤식으로든 학교를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만약 개인이 다른 생각을 갖는다면 학교입장에서 대처할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분을 믿어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보내왔다.
과거 포체스트롬 대학과 유사
과거 포체스트롬 대학과 공동교육학 박사학위과정(실제는 포체스트롬대학교 교육학 박사학위과정에 입학시키기 위한 준비교육과정)도 1997년 12월 30일 교무회의를 통해 통과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운영위원회에 의한 합법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하지 않고 당시 김성수 교수 개인에 의해 독단적으로 운영됐다. 황창기 총장 시절 포체스트롬 대학 공동박사학위과정의 운영실태 조사위원회의 보고에 따르면 “김성수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을 받아 관리하면서 1998년 2월부터 2001년 5월까지 총 48,510,224원을 횡령하였음이 회계사의 검토보고서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김성수 교수가 공적 자금의 예금증서라고 주장하는 자신의 개인 통장들을 모두 인정한다 하더라도 1999년 4월 30일까지 13개월 동안에 최고 31,402,750원을 횡령하였고, 2000년 4월 11일까지 2년 동안에는 최고 20,719,952원을 횡령하였음이 판명되었다“고 조사보고됐다.
두 사건 모두가 교무회의를 통해 적법하게 시작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김 총장 독단적인 행위로 문제가 발생했다. 포체스트롬 대학은 조사위원회 보고를 통해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위반,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위반, 공금횡령, 허위보고, 허위문서작성, 문서위조 등을 자행한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 때문에 당시 김 교수는 서약서를 통해 ‘재직기간 중 학교행정을 책임지는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것‘과 ‘재직기간 중 본교의 기관 목사로서의 역할과 활동도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 바 있다.
이번 고신미션센터 어학연수원건 아직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포체스트롬 같은 전철을 밟을 경우 김 총장의 불명예 퇴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고려신학대학원 부산 이전 문제
지난 4월 24일부터 25일까지 열린 고려학원 정책이사회에서 고려신학대학원 부산이전 문제가 본격 논의됐다. 고신대 신학부의 천안이전 문제도 제기되었지만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신대원의 부산 이전에 집중됐다. 이사회는 이 문제를 외부컨설팅에 맡길 예정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컨설팅 결과가 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작년 총회보고서에 게재된 ‘2010 회계 년도 결산 감사보고서‘에도 “(신대원이)외부 기부금을 제외하면 매년 18억원의 적자가 발생되고 있으며, 교직원 보수는 매년 1-2억원 정도 상승하고 있는바,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므로 향후 건물 여유분 30%에 대한 임대 또는 수입 증가를 위한 대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비용절감을 위한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과 “학생수 400명에 대비하여 33,000여평의 토지(시가 약 250억원 상당)와 9,000여평의 건물(시가 약 220억원 상당)은 불합리한 면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요망“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엇보다 재학생들의 비중이 영남권이 높기 때문에 부산이전으로 통한 물류비 절감도 기대된다. 작년 신대원의 재학생 지역 비중을 조사했을 당시 과반수 이상이 영남권 지역 학생으로 조사됐다. 신대원 모 관계자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60%가 조금 넘는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신대원에 대한 총회의 지원비도 절감할 수 있고, 교수들의 폭넓은 활용도와 신대원을 매각했을 때 약 천억 원의 자금이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대학 구조조정과 정부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단의 정서를 고려했을 때 신대원 부산이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수 총장도 과거 고신포럼에서 신대원을 매각해서라도 병원을 살리자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교단의 정서 때문에 총장의 발언은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 왔을 뿐이다.
고려학원 모 관계자는 “분명 신대원 부산이전은 교단정서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2015년부터 사립대학들이 본격 퇴출되는 현 시점에서 본 대학의 어려움과 사회적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신대원 부산이전이 한낮 꿈같은 소리는 아닐 것“이라고 조심스런 소견을 밝혔다.
◆정정합니다.
본지가 4월 8일자 뉴스초점에 보도한 “지난번 법인 이사회의가 끝날 쯤 모 이사가 고신대 총장이 필리핀 두게가라오 신학교에 금액 미상의 불법외화 밀반출 정보가 있는데 이사장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 전국여전도연합회에서 반론을 제기해 왔습니다. 본보는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두게가라오 신학교‘로 명시했는데 이는 ‘고신미션센터 어학연수원‘을 잘못 알고 표기한 것입니다. 또 모 이사가 ‘불법외화 밀반출‘이라는 표현도 잘못되었음을 정정합니다. 모 이사는 “필리핀 마닐라에 소재한 어학연수원에 대한 돈의 출처와 반출 등이 합법적인가“에 대해 이사회가 끝난 뒤 사석에서 이사장에게 질문했던 것입니다. 전국여전도회와 학교법인 고려학원, 고신대 김성수 총장에 사과드리며, 단어선정에 신중치 못했던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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