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과 전 직원의 협력으로 다시 소아과 최고의 병원으로…
일신기독병원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한때 부산최고의 소아과·산부인과 전문병원이었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부채로 적자 경영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2010년 오지섭 병원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70대의 노령의 나이에도 그는 병원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며 문제점을 진단하고 평가하며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직원들도 임금동결의 현실적 아픔에도 불구하고 병원장과 협력했다. 그렇게 하여 일신기독병원은 2011년 흑자재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된다.
▲ 일신기독병원의 과거, 고질적 강성노조
일신기독병원은 소아과·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서 최고의 병원이었다. 1988년에는 부산·경남 모자보건종합센터를 건립하였으며 개원 초부터 엄마젖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모유수유를 권장해 온 병원으로 인정받았다. 1992년부터는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에서 대대적인 모유수유운동을 벌이면서 ‘성공적인 모유먹이기 10단계’를 잘 준수하는 의료기관으로 1993년 4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1999년 1월 화명일신기독병원을 세워 예수님의 사랑을 더욱 전하기 위해 지경을 넓혔다.
하지만 악재가 겹치기 시작했다. 저출산 시대로 들어가면서 출산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병원수입이 급감되기 시작했고 임금인상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건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또한 병원당국에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없애버렸다. 재정이 어려워지자 신생아실 운영이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다보니 고위험성 산모들이 병원을 찾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재정적으로 힘들어지는데 환자는 적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었다. 하지만 운영 면에서는 힘든 상황이 계속 됐다.
2009년 적자재정이 심각하다는 평가가 떨어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10년에는 당시 350명의 직원 수를 230명으로, 120명을 구조조정했다. 그렇게 했지만 2010년 재정적자는 그대로였다. 입원환자수가 적고, 산모수가 적으니 수입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일신기독병원은 전국병원노조에서 가장 강성노조로 알려져 있던 병원이다. 전국병원노조위원장을 배출한 곳도 일신기독병원이다.
▲ 새로운 병원장과 직원들의 협력
오 원장은 “침례병원에서 30년 이상을 일했다. 거기서 일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하나님께서 사용하셨다. 병원이 다시 일어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다”라고 고백한다.
오 원장이 처음 병원에 와서 한 일은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병원의 진짜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었다. 당시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은 반 이상이 비어 있는데 소아과 병동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응급실 병동도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응급실 환자 70~80%가 소아과 환자였는데 병동이 없어서 돌아가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3층에 응급병동 신생아 중환자실을 신설했다. 58병상에서 74병상으로 병상을 증설했다. 신생아 전문의를 새로 부르고, 내과 과장을 2명 보완했다. 거기서 수입이 늘기 시작했다. 수입이 전년도에 비해 15% 증가했고, 입원환자는 40%가 증가했다. 현재 150여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병원 병실 대부분이 가득 차 있다. 8억원정도를 투입하여 장비도 새로 고쳤다. 노후된 설비를 고치기 위해 리모델링도 단행했다.
병원이 일어서는 데는 직원들의 하나된 마음도 한몫했다. 계속되는 재정 적자의 현실과 2010년 직원 구조조정으로 병원 직원들의 분위기는 침체되어 있었다. 월급도 4년 정도 동결되어 있는 상태였다. 병원을 살려보자는 분위기에 월급 인상을 요구하던 노조와 전 직원이 협력했다. 여기에 새로 취임한 병원이사장 인명진 목사는 한국노동계, 노조의 대부로서 구조조정의 최일선에서 조정역할을 한 분이었다.
오 원장은 병원이 흑자 재정으로 돌아서면 4.1% 월급 인상을 약속했고, 직원 모두는 이를 위해 노력했다. 결국 병원은 흑자 재정으로 돌아섰고, 직원들은 2012년 1월 1일부로 약속된 4.1% 월급인상을 받게 됐다.
오 원장은 “매일 아침 기도했다. 하나님께 지혜와 총명을 주셔서 병원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시도록, 전 직원들을 잘 리더해서 이 병원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뭉실 뭉실 피어나도록, 그래서 병원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진료를 받고 다시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응답하셨다고 생각 한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 앞으로의 과제
2012년은 일신기독병원에게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흑자로 돌아선 재정을 유지하고 내실을 다져 병원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한 해를 계획하고 있다.
병원은 2012년 목표를 2013년 병원 규모 확충을 위한 준비단계로 정하고 있다. 소화기내과 과장 2명을 더 보충할 예정이며, 산부인과 과장 1명, 소아과 과장 1명은 이미 영입을 마친 상태이다. 또한 가정의학과 전공의 2명도 채용 예정이다. 또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각종 설비들을 최신 기기로 교체하고 리모델링 작업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 여성을 돕기 위해 상담사가 배치 중이다.
지난 1년 바쁘게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갈 1년이 또 만만치 않지만 오 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설립자인 헬렌 맥켄지 여사가 이런 유언을 남겼다. ‘돈이 없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이나 아이들이 진료 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인 말이었다. 이것이 우리 일신기독병원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김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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