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장신대, 대학평의회 월권 자제해야, ‘자문’기구를 ‘심의’로…
올해만큼 대학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된 적은 없다. 반값 등록금 논란부터 시작해서 부실대학 구조조정과 전례 없는 감사원 감사, 실질적인 대학 퇴출까지 대학을 몰아세웠던 한 해였다. 대학의 부실운영 앞에 대학자율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립대학도 과거의 기득권만을 주장할 시기는 지난 것 같다.
앞으로 5년 이후에는 대학 정원이 고교졸업생보다 많아지게 되고, 20년 후에는 대학정원이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대학도 살아남기 위해 재정투명성을 통한 과감한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
기독교 사립대학도 대학답지 않은 대학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번 교과부가 발표한 교육정책안에 담겨있는 메시지다.
▲ 부산장신대학교의 경우
학교법인 부산장신대학교(이사장 이성만 장로) 제83차 이사회에서는 지난 12월 9일(금) 정오 12시 부산 광장호텔 한식당에서 13명의 이사 가운데 10명의 이사만 참석하여 대학규정 개정(교원인사규정, 겸임교수규정, 시간강사규정, 교원연봉제운영규정, 직원보수규정, 비정년트렉전임교원규정, 석좌교수규정)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개정안을 심의한 규정은 교수업적평가규정(연구실적, 연구활동 개정)과 초빙강의전담교수규정, 겸임교수규정, 시간강사규정, 교원연봉제운영규정, 직원보수규정, 비정년트렉전임교원규정, 조교인사규정, 석좌교수규정은 위원회가 완성된 문안을 확인한 후 다음회기에 제출하기로 했다.
특히 교원인사규정에 있는 제11조(임용기간) 특임교원제도는 현재 부산장신대가 산학협력을 하는 활동부서가 없기 때문에 일단 특임제도는 없애기로 하고 산학협력이 가능할 경우 그때 가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대학평의회는 총동문회에서 3명, 교수회에서 2명, 총장이 4명, 직원회가 1명, 총학생회가 1명 등 총 11명을 추천하여 제종실 목사(경남노회)를 평의회의장으로 선정하는 등 11명의 평위원을 구성했다.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대학평의회의 기능 중 예산·결산에 관한 것을 자문기구로 활동할 수 있는데, 부산장신대의 경우 평의회는 예산·결산을 ‘심의’하도록 자체규정을 만들어 이사회에 제출한 것은 월권이며 사학법에 위반되는 사항으로 이사회는 간주하고 있다.
사학법에는 대학평의회가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를 복수로 추천할 수 있고, 이사회 이사 동수로 공동으로 추천하는 권한도 있다.
현재 부산장신대의 개방형 이사는 이만규, 조지제, 김임권, 김형곤 이사(총동문회 추천)가 2012년 6월에 임기가 완료됨에 따라, 물러나면 총장이 추천한 대학평의회와 총동문회가 추천한 개방이사 등 4~5명이 들어와 이사회의 4분의 1를 차지하는 이사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2012년 12월경 이사장 이성만 장로가 이사장 임기가 완료됨에 따라 현 이사장과 장로 이사가 대폭 교체될 가능성이 있어 이사장직을 놓고 목사 이사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벌써부터 하고 있다는 여론이 7개 노회 안에 나 돌고 있다.
인가된 대학 설립을 한 공로자로 일컫는 정종성 전이사장 장로(이미 물러남), 현 이사장 이성만 장로가 물러날 경우, 현 장로 이사가 대폭 물갈이를 한다고 하면 숫자적으로 절대 우위에 있는 목사 이사들이 목사 이사장을 뽑을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이다.
통합 교단 산하 7개 총회 직영 대학교 안에 유일하게 부산장신대학교가 장로 이사장이 활동하고 있는 것을 대학설립에 일등 공신으로 기념비적인 공로로 대접받을 수 있어도 명예직만은 촌보도 양보 안하는 것이 목회자 세계이기 때문에 이사장 교체는 목사 이사장으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 현재 부산장신대 교수들의 질을 연구실적 7개 신학대학 중 최고
이번 이사회에 제출한 교수업적평가규정 제18조(연구실적)와 제19조 연구활동 개정안은 그야말로 종례 규정대로 한 단계 낮은 규정을 제출했다가 과거 문제의 교수업적, 연구활동 평가규정을 만들어 실시하려하자 일부 교수들이 학생들을 선동하여 반발을 산 것이 학교사태를 몰고 온 원인제공이 된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연구하지 않으면 자동 도태되는 위기의식이 대학사회에 감돌기 때문에 기독교 대학에도 예외규정이나 면책특권이 없는 상황이 놓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사회는 과거 원안대로 교수평가규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이 규정개정의 위원장 조지제 장로의 코멘트다.
과거 김창인 총장 재임시부터 대학 안에 학생상담소장을 두는 것에 대해 같은 교수 부인을 두어 상담운영 사례비 100만원을 받아가는 부분을 지적하여 교수로 교체했다. 교수들의 질이 높아야 좋은 학생이 들어오고 교수들의 깊이 있는 연구실적과 격조 높은 강의가 있어야 우수한 학생이 입학한다는 명분에 이번 이사회가 브레이크를 거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이사장은 말하고 있다.
적어도 지방신학대학도 전국신학대학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은 부산장신대이고 통합교단직영신학대학 가운데서도 교수연구실적이 가장 높게 평가받은 유명세나 브랜드가 계속 높아지는 것은 교수들에 의해 좌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최무열 총장의 열성적인 애착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사회도 연구 실적이 우수한 교수에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연구·검토해야 할 것이다고 익명을 요구하는 한 교수도 말하고 있다.
▲ 대학교직처장 전격교체
이사장 이성만 장로는 12월 19일(월) 보직을 전격교체하여 최종 총장 싸인을 12월 20일 결재했다. 대학기획처장직을 민경진 교수에서 황홍렬 선교학 교수로, 학생처장직을 박만 교수에서 이인숙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보직 교체하고 교무처장직은 차명호 교수를 그대로 유임시켰다.
▲ 교수가 직접 교회를 찾아다니며 신입생 유치홍보에 나서
이인숙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각 교회를 찾아다니며 학교 입학과 관련하여 일일이 홍보하고 다니는 열성에 교회시무장로들은 감동하고 있다. “이런 교수가 있어 퍽 다행스럽다”면서 신학교수도 “이렇게 다닌 교수는 못 보았다”고 이 교수를 높이 칭찬했다.
대개 신학교수 목사들은 ‘우월감’인지 ‘자존심’인지 몰라도 학생입학홍보에 대해서는 실로 노력하는 것은 보지 못했던 것이 일반적인 신학대학의 현실이다. 일반 신학대학교수들은 자존심 제치고, 고등학교에 찾아다니며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교실에 ‘교수출입금지’ 팻말에 말문이 막힌다는 어느 대학교수의 고백은 신학과 교수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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