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병원에서 선교하기 힘들다(?)”

복음병원이 금년 60주년을 맞이했다. 병원내부에서는 장기려 박사의 정신을 고취하고, 그의 뜻을 모아 선교병원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병원 내부에서는 “선교하기 힘들다”는 목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모 의사는 “밖에서 우리병원을 선교병원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공식적인 차원에서 해외선교에 대한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복음병원에서 단기 의료선교를 떠날 경우 의사는 개인휴가신청을 해야 되고, 경비도 자비량으로 부담해야 된다. 모 의사는 “최근 단기선교를 다녀온 의사들은 필리핀의 경우 100~150만원, 페루는 약 200~250만원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고 다녀왔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금년 처음으로 병원에서 약 천만원 가량의 선교비가 지원되었다는 것이다. 모 의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전무했는데, 금년 처음으로 선교비가 지원됐다”며 매년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복음병원의 경우 금년 선교비 예산이 3억원이 책정되어 있다. 재정부 모 관계자는 “(단기선교 가는 팀들이)요구하지 않아, 선교비 예산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년 11월경 ‘아시아 기독병원 경영자 컨퍼런스’를 우리병원이 유치했다. 그 행사에 선교비가 다수 쓰여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 일부 의사들은 “아시아 기독병원 경영자 컨퍼런스는 세미나 같은 형식적인 행사가 주를 이루는데 어떻게 선교비 예산이 쓰여지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모 행정 간부는 “일본, 대만, 우리나라 기독교 병원 경영자들이 참석해 아시아 교회 연합을 도모하고, 선교대회를 가진다. 선교비 예산은 적절하게 쓰여 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모 행정 간부는 교수들의 단기 선교시 개인휴가를 내는 것에 대해서 “만약 교수들의 휴가를 공가처리 해 준다면 노조의 반발이 클 것”이라며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백흠만 지부장은 “선교를 위한 휴가를 공가 처리하는 것에 우리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우리 지부에서도 선교비 예산이 책정되어 병원에서 단기 선교 시 적은 금액이지만 지원하고 있다. 왜 선교하는데 우리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이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금년 60주년을 맞은 복음병원은 장기려 박사를 추모하는 행사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교에 관심이 많은 다수의 의사들은 “장기려 박사님이 진정 원하시는 것은 자신을 추모하는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복음병원이 설립목적에 맞게 선교병원으로서 나아가야 하는지 반성하고 고찰하는 것”이라며 정책적인 계획과 선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 전원이 선교지에 다녀오는 세계로 병원 모 관계자도 “복음병원 수준이면, 현지에 의사와 간호사를 짧게는 5~6개월, 많게는 1년 정도 파송해야 된다고 본다. 고신의대가 의료선교사 양성이 목적이라면, 복음병원은 의료선교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의료선교에 있어서 복음병원에 대한 역할과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상준 부장

201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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