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관계자들은 이번 트리문화축제 문제에 대해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작년 트리축제를 준비하면서 공사업체 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가졌고, 여기서 선발된 J씨가 사업자 등록증이 없는 무자격자인데도 무리하게 J씨에게 공사를 맡겼다는 것이다. 당시 집행위원장이었던 부산기독교총연합회 상임회장 이건재 목사는 “J씨가 공사를 맡는다면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할 정도로 J씨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결국 J씨가 공사업체로 선정되고 집행위원장은 사임을 할 정도로 선정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J씨는 사업자등록증이 없었기 때문에 티브로드라는 회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조직위원회와 최초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미성년자가 대표로 있는 ‘사이다‘와 다시 계약을 맺었고 ‘아이존에이피지‘-‘성원전기‘ 총 4단계의 이상한 계약을 맺고 결국 성원전기가 공사업체로 공사를 착수했다. 성원전기 이창호 실장은 “계약관계가 이상했지만 기독교계가 이번 행사를 주최했기 때문에 믿고 공사에 임했다“고 주장했다.
계약금은 어디로?
이창호 실장은 이번 문제가 불거진 가장 큰 원인으로 계약금 문제를 지적했다. 계약상 2010년 10월말까지 1억원을 지급받고 나머지는 기성금으로 공사공정 마다 지급받기로 했지만 10월1일 계약금 1천만원을 받은 후 11월10일까지(40일동안) 약속한 계약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공사진행에 차질을 빚었고, 자재물가등이 급등해 최초 계약했던 공사비를 맞출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실장은 작년 10월1일 부기총 법인통장에서는 계약금이 1천만원이 아닌 5천만원이 지급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됐다. 이 실장은 “J씨에게 추궁하자 J씨는 1천만원은 자신이 썼고, 나머지 3천만원은 조직위에 줬다(커넥션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후 J씨가 진술을 (로비한적 없다고)번복하고 사과했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실제 J씨가 로비했다고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증황도 발견됐다. J씨가 자신을 최초 소개한 광복동 문화포럼 김태곤 사무국장에게 200만원이라는 돈을 입금한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김태곤 사무국장은 “과거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100만원을 J씨에게 빌려준적 있었다. 이후 돈을 달라고 하니 200만원을 붙여와 다시 (입금된지)10분 만에 되돌려줬다“고 말했다. 김태곤 사무국장은 ‘왜 J씨가 100만원이 아닌 200만원을 넣었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감사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 하지만 돌려줬다“고 말했다.
성창민 목사, “성원전기 악한 기업이다“
이번 트리축제 모든 실무를 담당했던 성창민 목사(온천교회 부목)는 “성원전기의 주장은 부당하다. 그들은 중도금 4,680만원에 대해 자신들의 하청업체 인건비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구두 합의했지만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임의로 사용해 실제적으로 하청업체를 어렵게 만든 주체”라고 주장했다. 또 메인트리 설치 시 시공능력 부족과 게으름 등으로 3일 동안 시간만 끌자 김수화 교수가 직접 크레인을 타고 4시간 30분만에 작업 설치를 완료하는 등 실력도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성 목사는 “성원전기가 가장 악의적인 것은 J씨와 티브로드 PD에게 기독교계로부터 돈을 더 받아내자고 제의를 하는등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또 조직위가 J씨에게 로비를 받았다고 거짓말을 유포했다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져 사과를 한 내용도 있다. 이 모두가 녹음 녹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부기총 회보제작에 트리축제 모금액 사용
한편,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조영호 목사)는 자신들의 회보제작에 트리축제 모금액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부기총 회계 이춘만 장로는 “부기총 회보에 트리축제를 홍보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홍보비 명목으로 사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적절한지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기관에 돈이 없어 부득이하게 사용하게 됐다. 임원들이 결의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금년 부활절 때 돈을 모금하여 충당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법인 사무국장 채광수 목사도 “부기총에 돈이 없어 어쩔수 없었다. 회보제작과 발송, 신년축하하례회등에 긴급히 자금이 투입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대다수 교계인사들은 “트리축제를 위해 헌금한 목적헌금을 자신들의 회보제작을 위해 사용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누가 부기총을 믿고 목적헌금을 할 수 있느냐?“고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하청업체, “문제해결을 위한 공청회 개최하자“
하청업체들은 이번 문제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제안하고 있다. 이창호 실장은 “조직위원회, 하청업체, 교계인사, 전문가들을 모시고 공청회를 개최해 무엇이 문제인지 원인을 찾고, 적절한 보상방법등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광복동 문화포럼 김태곤 국장과 전체 실무를 담당했던 성창민 목사도 공청회 개최를 환영했다.
도덕적 책임은 갖자
이번 일에 대해 교계내에서는 트리축제가 겨울철 부산지역 대표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또 1회 축제에 비해 2회 축제가 좀 더 상업적으로 흘렀던 결과라는 여론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번 일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3회 축제는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성시화본부장 최홍준 목사는 “너무 늦게 준비를 하기 때문에 이번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 금년 3회 축제는 봄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산교계는 이번일을 통해 사람의 소중함도 느꼈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익태 장로, 성창민 목사, 김수화 교수, 김태곤 국장은 무일푼으로 40일 넘게 축제를 준비한 장본인들이다. 이들의 소중함을 알고 교계가 적극 중재하여 이번 문제를 은혜롭게 풀어야 한다.
특히 영세한 하청업체 인건비는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성시화본부 안용운 목사도 “중간단계업체들과는 법적으로 문제를 따지더라도 영세한 하청업체 직원들의 인건비는 교계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문화포럼 김익태 장로는 “자비를 들여서라도 하청업체 인건비는 해결할 생각“이라며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교계 모 인사는 “교계는 세상보다 도덕적 기준이 높아야 한다. 이유야 어떻든 교계가 주최한 행사를 교계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교계 신뢰도를 더 추락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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